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3장 사랑하지 않는 것이 좋으련만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42화 - 보답의 초콜릿 -

개성공단 2021. 12.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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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지?

또 그 집인건가?



하지만 그 여자는 없다

집도 그때와는 다른 것 같고 시야가 매우 어두웠다

손전등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걸어가려고 하면 넘어져 버릴 것이다

바닥은 한 걸음만 걸어도 심하게 삐걱거렸거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 이상 가능하면 소리를 내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뭘 잘 못 했다는 거야!?
우리 엄마를 돌려줘! 우리는 엄마를 원해!"



귀에 익을 듯 말 듯
아무래도 기억이 혼탁해져 있는 것 같아
지금은 나의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다

확실히 기억할 수 있는 기억은
예전에 비슷한 기억을 보았던 경험과........
이게 꿈이라는 자각뿐



"침착하거라, 둘 다
이것은 마을의 존속을 위해서야
실패하면 우리 모두가 망할거야
너도 네 고향이 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겠지"

"그럼 우리가 이사할게!
우리 셋이서 멀리 살게!
엄마를 돌려줘! 돌려줘!"

"...이 꼬맹이가 진짜!"



무언가를 걷어차는 소리가 들렸고
떠들어대던 소녀의 목소리가 단번에 가냘프고 연약해졌다



".....용서하지 않겠어"


"이건 어른의 문제야
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마을의 전통이라고
너희들이 아무리 엄마를 돌려달라고 해도
너희 어머니는 이미 동의를 했어
이젠 되돌릴 수 없다고, 알아들어?"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너희들 전원..."




꿈이라고는 하지만 중재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발밑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양손으로 벽을 수색한 끝에 전방의 벽에 부딪쳤다

그것은 바로 문이였다



"저주해주마!
이 마을 놈들 모두 저주하겠어!
망해라, 멸망하는 거야!
모두 썩어서, 모두에게 잊혀져버려!
나는 너희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나는 문을 열었다










".......여기는"


이름이 생각났다

내 이름은 무카이자카 야나기마
여기는 내 방이며, 누워있는 장소는 내 침대

그리고 시야에 보이는 것은 천장……이 아니라



"........ 시즈쿠?"



나나나기 시즈쿠
절찬리 수배중인 사형수이자 나의 애인

뭐든지 한 가지 말을 듣기로 약속했던 것 같지만
평소의 그녀는 스스로를 노예로 몰아세우고
고분고분하게 있는 이상한 상태였다

그리고 웬일인지 우리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지만
도저히 분명히 물어볼 분위기는 아니였ㄷ가

그녀는 왠지 화가 나있었다



"...너는 남을 걱정시키는 걸 좋아하는구나"

"어? 저 뭐 한거에요? 기억이 없어서..."

"흠... 아무도 없는 교사에서 여자애와 함께 잠에 빠져 있었거든"



 …………



아악


이상한 꿈을 꾸는 바람에 전후관계를 분간할 수 없었다

그렇다
확실히 나는 미하루 선배를 구하기 위해서
방과후에 코쿠레 씨를 했다가
긴장의 이완으로 그만 잠들어 버린것인가

창밖의 경치를 보면 방과후부라고 보기엔, 너무 밝았다


"지금 몇 시에요?"

"일곱 시야, 다음날 아침이라는 것이 정확하겠지
너 알고는 있어? 하루 종일 자고 있었다고"


설명은 없어도 앞뒤는 맞출 수 있었다

나는 시즈쿠의 교복 모습을 재차 바라보고
쓴 웃음과 함께 물었다



"혹시 날 여기로 운반해 온 사람이..."


"나"



그녀가 화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 라고 할까 누구라도 분명 화낼 것이다

보살펴야 할 사람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기고 잠들었던 것이다

그 사이에 죽임을 당했더라도 불평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코쿠레 씨 때와는 또 다른 긴장이 감돌았다


어디서 제복을 조달했는지는 우선 물어볼 수 없다
듣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범죄행위였다면
틀림없이 나무랄 텐데 과연 내게 그럴 권리가 있을까?



"가족들은?"

"밤늦게 데려왔으니까 괜찮아
너네 가족관계가 좋지 않아 다행이라고 할까
만약 네가 사랑받았다면, 다들 기다렸을테니 원..."

".....죄송해요"

"사과하는 정도로 용서받을 수 있다 생각해?
오늘 빚은 나중에 꼭 받아내도록 할 거야
정말로 걱정했다니까?"

"죄송해요"



사과 밖에 할 수 없었다
피곤해서 머리가 돌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런 곳에서 잔다고 하는 판단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정도는 생각할 수 있었...

아니, 선배를 두고 떠날 수는 없었다
만약 시간이 돌아온다고 해도 역시 같은 행동을 취할 것이다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것에 대해서 물을 생각은 없어... 무서우니까"

"네? 마지막에 뭐라 했어요?"

"아무것도 아니야
난 그저 너 밖에 없어
이 더럽혀진 몸을 숨길 사람은 너 밖에 없어
네가 만약 없어진다면... 난... 아무튼 위험한 짓은 하지마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으니, 심장이 멎는줄 알았다니까?"



시즈쿠는 교복을 느슨하게 하기 시작했다




"옷 갈아입을테니까, 넌 어서 등교해, 이러다 지각할라"

"아, 네... 다녀오겠습니... 뭐라고요?
여기서 갈아입는다니... 속옷 같은 건 어쩌시게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속옷 같은 거 입지 않거든
못 믿겠다면 이 자리에서 보여줄까?"


몸을 돌린 시즈쿠가 스커트를 걷어 올리려는 순간
나는 토끼처럼 껑충 뛰며, 그 자리에서 뛰쳐나갔다

자극이 너무 센 나머지, 코피가 터져 나올 것 같기 때문이였다

아침을 먹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교복으로 갈아입고 나서는 양치만 마치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2층의 창에서 시즈쿠가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고 있었고
뒤돌아보니 그녀는 놀란 듯이 입을 오므리고 커튼을 닫아버렸다





"후배군, 안녕!"





전방에서 달려온 것은 토키사키 미하루

'카라키리 씨'에게 괴롭힘을 당해
그 몸을 극한까지 야위게 했던 가여운 선배

시즈쿠가 그녀의 무사까지 보장한다고는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력으로 돌아간 것일까

그렇게 되면 선배 입장에서 보면 나는 내버려두고 돌아간 후배...?


그렇다면 사과를 해야겠지만
기억나지 않는 일을 사과할 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사죄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죄라고 하기에는 실제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고
일부러 말을 걸어왔기에 불평을 하러 왔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퇴행적인 사고는 금세 사라졌다

미하루 선배는 이른 아침, 거침없이 나를 껴안았다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끌어안겼기 때문에
오히려 사고는 혼란스러웠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네 덕분에 정말 살았어!"

"어... 화 안나셨어요?"

"화? 무슨 화? 후배군이 도와줬잖아
잘 봐, 몸도 얼굴도 원래대로야, 그렇지?"


그녀는 교복을 걷어붙이고 배를 드러냈다

거기에는 드러난 갈비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건강하게 자란 복근과 굴곡이 있었다

회복한 것은 기쁘지만 이른 아침에 할 행동은 아니였다
특수한 성벽을 가진 사람처럼 착각되는 것도 싫었다

왠지 배꼽을 핥는 변태처럼 보일 것 같았다



아마 본인도 몸 상태를 잘 모르는 듯
하마터면 속옷까지 보일 것 같아 황급히 걷어내렸다



"창피하니까 그만두세요!
원래대로 돌아온 것은 알았으니까!"

"으흐흐흐! 후배군은 의지가 되는 구나!
사실 처음엔 믿기 어려웠지만, 내가 바보였어! 정말 고마워!"

"알겠어요, 미하루 선배"



너무 기뻐 그 자리에서
춤이라도 출 것 같은 기세의 선배는
가방에서 종이쪽지 한 장을 꺼내 내게 들이댔다

카라키리 씨라면 나쁜 농담이겠지만
적혀 있는 것은 ID였다. 아마 SNS의....



"동료가 되기로 약속했지? 연락처 정도는 교환해야지!"

"아, 그렇군요, 기꺼이 받아들일게요"

"그렇게 황공해하지 마!
나와 후배군의 사이잖아?
목숨을 구해줬으니 이 정도는 당연해!"



좀 더 정숙한 이미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얼마나 기쁜지 성격이 어긋나 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방치했다면 죽었을 테니까



"혹시 방송이 또 들리거나 하진 않겠죠?"

"그 때는 후배군이 또 도와주겠지!"

"아... 그건 좀 봐주세요"



나중에 유우코에게도 고맙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녀가 전문가를 연결해 주지 않으면 실패하고 말았을 것이다

내 덕분이라고 선배는 말하지만, 전혀 아니다

난 실행했을 뿐
지식은 모두 빚진 것이였다
마리아도 그렇고 호우스케도 그렇고 상담사무소도 그렇고...


선배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역주행일 텐데
내가 걷기 시작하자 그녀는 보조를 맞추어 왔다

옛말은 틀린 게 없어
불행이 계속되면 행운이 온다는 것이다...

좀처럼 웬일인지 평소의 등교보다 가슴이 뛰는 것 같았다
이런 미인 선배... 그것도 믿을 수 있는 동료와 같이 걷다니...!



"저기 후배군, 뭔가 답례를 하고 싶은데... 갖고 싶은거 있어?"

"갖고 싶은거요? 딱히 없는데요"

"그럼 내가 주고 싶은거 줄게!"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초콜릿이었다

상자 안에는 봉지가 나눠진
초콜릿 모양의 봉지가 정렬되어 있었는데
나와 선배는 딱 세 봉지씩 나누었다


"가져!"

"과자를 좋아하시나요?"

"음... 어제 일로 피곤 했었을 테니까! 일단 먹어!"


반강제로 입에 처박혔다
뭔가 항의의 뜻을 보이려고 했지만
초콜릿이 맛있어서 그냥 관두기로 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


문득 이상한 시선이 느껴져 그 방향을 보니
한 마리의 바퀴벌레가 더듬이를 움직이며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뭘 하는 것은 아니였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바퀴벌레는
마치 도망치듯 민가 쪽으로 들어가버렸다


제3장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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