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25화 - 그의 거처 -
"그와 나의 행방은 비밀로 해주세요
그럴듯한 거짓말을 만들어도 상관없습니다"
라르그도 안은 주어진 성녀로부터의 명령을
눈꺼풀을 감으며 속으로 회상하고 있었다.
자기가 아무리 말려도
루기스를 따라 베르페인으로 향했던
성녀는 결국 뿌리치고 가버렸다.
안은 결국 마티아가 한 말을 지키기 위해
눈꺼풀에 경련을 일으키며 천천히 눈을 떴다
시야에는 은빛 눈동자와 흑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안, 갈루아마리아에선 자주 네게 신세를 졌었다.
될 수만 있다면, 네놈을 위협하고 싶지는 않아
자, 간단한거야, 루기스 어디갔어?"
나는 지금 카리아의 협박 같은 말을 들으며
복도의 벽에 기대어 억눌려 있었다
그녀에게서 벗어나듯 시선을 돌리면
그 끝에는 피에르트의 검은 눈동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으로서는 카리아보다 피에르트가
훨씬 더 무서웠다.
카리아는 보이는 위협이였고,
검을 휘두르는 것은 두렵지만, 최악의 정도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피에르트는 그렇지 않았다
내면에 감춰둔 감정은 안을 두렵게 했고,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단적으로 말하면
안은 지금 궁지에 몰려있었다
"그... 아무리 물어보셔도
저는 루기스 님의 행선지를
모릅니다만..."
안은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억지로 얼버무리듯 말을 내뱉었다
시간만 벌면, 조만간 두명이서 돌아오지 않을까
...라는 작은 희망을 품고 있었다
"아, 그래?
그럼 성녀님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
피에르트가 눈동자를 가늘게 뜨며
평탄한 말투로 말했다.
안의 뇌리에 가느다란 실이 끊어지는
광경이 떠올랐다
적어도 피에르트는 일의 대부분을 파악하기
시작해 버린 것이였다!
지금, 그 확증을 따기 위해서
이 질문을 하는 것이였다.
다만 안도 루기스의 정확한 거처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였다.
마티아가 베르페인으로 간다고 했으니
그렇게 믿고 있을 뿐이였다.
사실 어디선가 졸고 있을 뿐일지도 몰랐지만,
이틀째에도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가정에는 무리가 있었다.
안은 루기스를 탓하기 시작했다.
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인 것일까?
아무리 협력자라도 정도가 있지
지금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니란 말야
안은 떨리는 입술을 다물며
어떻게든 자기 주인의 명을 다하기 위해
목소리를 짜냈다
*
"그.. 성녀님은 지금 주변 촌락
시찰을 나가셨습니다..."
중얼거린 안의 말에 피에르트는 입술을 깨물었다
방금, 한 마리로 대충 확신이 선 것이였다.
틀림없이 안은 마티아를 감싸려 하고 있다.
정무에 관해서는
아직 지식이 얕은 피에르트 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갈루아마리아의 정무를 내버려두고
천하태평으로 촌락을 시찰한다?
그건 지도자로서 좋은 생각이 아니였다
명령 계통, 조직 체제, 상인과의 분쟁...
정비할것이 산더미 인데
그 속에서 정무 모두를 총괄하는
마티아가 움직일 필요는 없었고,
안이나 다른 부하를 사용하면 되는 것이였다.
마티아라는 여성은 계산에 능하다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건
피에르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지금 안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왜 그런 허언을 하면서까지
안은 마티아를 감싸려고 하는 것일까
고해버리면 불미스러운 일이 될 것인가?
아, 그런 거였나
성녀는 지금 루기스와 함께 있구나
안의 낭패는 거기에 기인하고 있는 걸꺼야
그 두 사람이 가는 곳도 알 수는 없겠지만
루기스의 성질과 대조해 본다면
딱 하나 밖에 없었다.
피에르트의 가냘픈 손가락에서
힘이 실려, 마력의 힘줄이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아직 부족한 것일까
성벽도시 갈루아마리아 전투에서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가자리아에서는
그의 기대에 부응해서 스스로의 힘을 과시하고
주위 천재들에게 뒤지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래서 기대해버렸던 것이다
이제 슬슬 내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나의 손을 잡아주겠어?
너에게 진심으로 의지하고 싶어'
어금니가 깨질 정도로 다른 이빨로 꽉 물었다.
심장이 바늘을 여러 개 꽂은 것처럼 통증이 느껴졌다.
루기스는 분명 나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였다.
내가 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까지
그의 주위에서 맴돌고 있었는데
너무 분하고 슬퍼
나는 루기스를 근거지로 하고 있으니
그도 자신을 의지할 곳이 있었으면 했다.
지나친 소원인 것은 알면서도
왜 나는 이런 터무니없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세상이 나에게 관심을 갖든 말든
그런 일은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오직 루기스만이 나에게 관심을 주었음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나는 손을 잡지 못했다.
지금 루기스는 카리아도 아닌,
성녀 마티아와 함께 여정을 하고 있다.
볼고그라드 가문에서 태어나서
한 번 버림받은 적이 있었던 피에르트는
다시금 버림받고 실망하는 눈초리를 받기 싫었다.
피에르트의 검은 눈동자가
한층 더 검게 물들었다.
얼어 붙을 정도로 냉철한 머릿속이
루기스의 거처를 알아내고 있었다
더는 주저할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