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12화 - 소꿉친구와의 휴일 데이트 -
"...유키 군?"
대답도 잊은 채, 숨을 삼키며 사복 차림의 코토네를 바라보던 나는
다시 한번 묻는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소꿉친구의 변화와 귀여움에 넋을 잃은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나를, 코토네는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뭐...뭐라고 해야 하지?
"아, 미안해
코토네의 사복은 오랜만에 봐서 그래
너무 귀여운 나머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네"
입 밖에 내자마자 아차 싶었다
왜 이렇게 옛날 스타일로 말하는 거야, 나!
소꿉친구라지만, 꽃미남도 아닌 내가 갑자기 이런 역겨운 말을 내뱉다니
아무리 코토네라고 해도 이상한 표정을 지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혹시 징그럽다고 생각했을지도...
이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바로 고치려고 입을 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코토네의 상태가 이상했다
그녀는 양손을 깍지끼고, 왠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동시에 얼굴을 붉히면서 뭔가 머뭇거리는 것도 같았다
뭐랄까... 처음보는 코토네의 모습이였다
이것은 혹시 쑥쓰러운 것일까?
"가... 갑자기 무슨 소리야 유키"
이건 역시... 아무리 나라고 해도 짐작할 수 있었다
틀림없어, 내 생각은 적중한 거야
코토네는 지금 쑥쓰러워하고 있었다
내 말에 기뻐했다니... 솔직히 너무나도 기뻤다
코토네만큼 귀여운 여자라면, 평소 칭찬에 익숙할 법만도 한데
그녀의 반응은 매우 천연덕스러웠다
같은 말을 걸어봤자
텐가였다면, 자신이 귀여운 것은 당연하다며 밉살스러운 말을 해
반대로 나를 바보 취급해 올 것 같았지만
같은 미소녀라고 이렇게 성격이 다를 줄이야!
"보이는 그대로 그렇게 생각해서 말한건데... 기분 나빴어?"
"아... 아냐! 사실 기뻤어... 그래도 그런 말은 텐가 양에게 해줘야지"
사실 그렇게 생각한 것은 사실이고
한 말을 철회하는 것도 남자답지 않다고 생각한 나는
일단 발언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코토네에게서 나온 말은 아무래도 잘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막에 뭐라 알음알음거린 건지
내 귀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용서해준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벌써 우리 사이에는 어딘가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어딘가 이상한 거라도 보는 듯,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자, 그럼 그만 가볼까?"
"앗......"
나는 이 시선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에, 이 자리를 빨리 뜨기로 했다
자칫하면 언제까지고 이 분위기가 계속될 것 같았기에 말이다
일단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에
나는 벤치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걸었고
코토네도 짧게 소리를 내며, 정신을 차린 듯
곧바로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오늘 예정은 쇼핑몰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위한 쇼핑이였지?
그리고 그 후에 식사! 약속대로 받은 살 테니까, 마음대로 골라줘
돈은 잘 가져왔으니까 말이야"
"응, 기억하고 있었내, 그럼 기대할게"
걷는 김에
나는 사전에 정해 둔
오늘의 예정을 코토네에게 확인했다
이 데이트는 텐가와의 중재를 부탁하는 대신
조건으로 걸었던 밥을 사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였다
오리엔테이션을 위한 쇼핑은 그냥 밥만 먹는 것도 그러니
기왕이면 둘 다 함께 하자며, 의견이 맞아떨어진 결과
휴일인 오늘 함께 외출하게 된 것이였다
그런 이유로 코토네와의 약속이 선약이였기 때문에
텐가와의 약속도 울며 겨자먹기로 포기했던 것인데...
그러고보니 텐가의 답장을 확인 못했네
코토네에게 정신이 팔려 있어서 까먹었는데
텐가로부터 답장이 왔을지도 모르는 것이였다
실제로 이미 연락은 와있었지만
그때의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짜피 화났겠지 생각하면서
스마트폰을 꺼내려고 한 손을 멈추었다
여기는 교통량이 많은 역 근처다
사람의 왕래도 제법 많다
몰에 가까워질 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러는 가운데, 걸어다니면서 스마트폰을 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에게 부딪혀, 사과를 하는 일도 일어나게 될 것이고
그 때문에 모처럼의 데이트가 이상한 분위기가 되는 것은
코토네에게도 민폐를 끼치는 것이였다
실제로 지금도 코토네를 흘끗 보는 사람도 있고 말이야...
원래부터 그녀가 아름다웠던 것도 있지만
지금의 코토네는 정말 미소녀 그 자체였다
교복을 입었을 때는 얌전한 문학소녀 같은 느낌인데
복장 하나로 이렇게까지 인상이 바뀔 줄이야
여자란 정말 무서운 생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코토네 옆을 걷는 내게도 당연히 시선이......향 할리가 없었다
그녀 옆을 우연히 걷고 있는 행인 A로 인식되는 듯
주위의 어느 하나도 나를 거뜰떠보지 않았다
물론 그럴만도 한게
지금의 나는 시장에서 팔고 있는 듯한 자켓에 싸구려 청바지 차림이였으니
이런 모습으로 코토네 옆을 것는 것만으로, 나는 뭔가 죄책감을 품는 것이였다
"유키 군, 무슨 일 있어?"
코토네는 그런 내 기분을 알아차렸는지, 말을 걸어왔다
"아니... 코토네와 달리 오늘 내 꼴이 아닌가 싶어서
미안해... 뭔가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말야"
나는 일순간 망설였지만, 생각한 그대로를 입밖에 내고 말았다
어짜피 초장부터 저질렀던 나이기에
이제와서 입 바른 소리를 하면, 뭔가 이상해 보일테니깐
게다가 코토네는 옛날부터 제법 눈치가 빨랐다
숨겨봤자 금방 알아챌 것이고
그렇다면 처음부터 말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 것이였다
뭐... 가장 큰 이유는 텐가와 달리
나를 바보 취급하지 않을거라는 오랜 믿음에서 오는 것이였지만...
"...그런 거 신경쓰고 있었어?
괜찮아, 난 별로 신경 안써, 복장 따윈 아무렇지도 않잖아?
나는 멋을 부리지 않는 편이, 오히려 유키 답다고 생각하는데"
내 말에 코토네는 어딘가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동시에 어딘가 기쁜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말해주니 안심이지만, 동시에 뭔가 복잡한 기분도 들었다
"그렇게 말해주니 대단히 고맙지만, 나도 일단은 가오가 있어서 말야"
"우리 사이니까, 신경 쓸 것도 없잖아
아 그럼 모처럼인데, 옷 고르는 거 도와줄까?"
"응? 괜찮아?"
솔직히 그 제안은 좋은 기회였다
나는 나의 미적 감각을 전혀 신용하고 있지 않았기에
코토네가 코디네이터를 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터였다
기꺼이 그 제안에 달려들려 했지만
코토네가 갑자기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길래...
"응? 무슨 문제 있어?"
"아... 그게, 텐가에게 좀 미안해서 말이야, 그렇게 열심히 해주었는데"
과거에 내 옷을 사기 위해
같이 나가자는 텐가를 거부하고
방에 틀여박혀 게임에 열중했던 꺼림칙한 기억이 생각났다
솔직히 지금 당장이라도 잊고 싶은 흑역사였다
몇번이나 말다툼을 했었지만, 생각해보면 나를 위해서 해 주었던 거겠지
텐가에게는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태평스런 중학생이였던 나는 이제 고등학생이 되어, 바꿀 필요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 때 일은 반성하고 잇어, 나도 고집불통이였네
하지만 지금은 텐가가 아닌 코토네의 힘이 필요해, 부탁이야!"
어쩌면 텐가로 부터 또 유혹을 받을지도 모르고
그 때는 그녀석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적어도 한 벌 정도는 제대로 된 옷을 갖춰 입고 싶었던 나는
코토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유...유키 군! 사람 많은 데서 이렇지 좀 마!
...알았어, 열심히 해서 유키 군을 멋있게 만들어줄께!"
코노네는 그런 나를 보고 당황했지만
결국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나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역시 코토네는 상냥한 소꿉친구다. 텐가와는 크게 달랐다
"정말? 고마워! 그럼 당장 가자!"
"근데 돈은 충분해? 내가 좀 빌려줄까?"
"넉넉하게 가져왔으니, 아마 괜찮을 거야"
어머니는 드물게 아침 일찍 나는 발견하고
어디로 외출하는 지를 알아내자
돈을 많이 건네주면서
여자얘에게 창피를 주어선 안된다는 말을 해주었다
...하지만 다음 달은 힘들 것 같네... 아르바이트라도 구할 까...
갖고 싶었던 게임을 살 수 없을 것 같은 슬픔을 안고
나는 코토네와 함께 쇼핑몰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텐가가 보낸 메세지를 보낸 것을
이 때쯤에 완전히 까먹어버리고 말았다
전달된 메시지를 보는 것은, 아주 나중의 일이였다
(어쩔 수 없으니 납득해 주겠어, 괜찮아 나라도 혼자 나갈테니까
다음엔 꼭 같이가게 해줄테니, 각오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