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제2장 거짓의 대가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59화 - 친구 포지션도 힘들 때가 있다 -

개성공단 2020. 12. 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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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쿠리가 던진 질문엔 조금 마음이 걸리는 구석이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것은 일단 뒤로 미뤄두자

대답하기 전에 정정할 것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였다

 

 

"토요일은 텐가랑 분명히 외출하긴 했는데

데이트는 아니야, 텐가가 쇼핑하고 싶다해서 같이 나간거거든"

 

 

나와 텐가는 데이트 목적으로 외출한 것이 아니다

이 점은 분명히 강조할 점이다

 

텐가의 친구이자

니시노와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남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중에 배배 꼬여서, 이상한 오해를 낳으면 곤란하기에

일찌 감치 말해두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미쿠리는 내 말에 눈을 굴리며

왠지 엉뚱한 방향을 행하고 있었다

 

그것은 부자연스러운 거동이였다

뭐라고 할까, 한눈에 봐도 동요하고 잇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쿠리는 뭔가를 비밀스럽게 말할 타입은 아닌 것 같았다

 

 

"어? 아! 그렇네! 응, 그랬지, 유키쟝에겐 그렇겠지...응..."

 

 

그녀는 어색한 듯 목이 메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는 듯 했다

 

착각한 것이 부끄러웠던 걸까

물론 보통의 여사친이라면 그렇게 신경쓰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뭐 이것으로 이니셔티브를 잡을 수 있었음은 확실하겠지

 

나는 그녀와의 대화에서 주도권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

미쿠리는 나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토요일의 사건에는 코토네와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그녀에게 더 이상의 폐를 끼치고 않기도 했다

 

 

"뭐... 외출을 했긴 했는데, 미쿠리는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

 

 

대화의 주도권을 쥔 나는 이대로 흐름을 타며, 그녀에게 질문했다

 

미쿠리의 성격으로 보아 대답해 줄 것 같았고

그녀의 대답 또한 대충 알 것 같았지만, 본인의 입으로 직접 들어주고 싶었다

 

 

"아... 그건, 숨겨도 소용없겠지?

사실 나 이런거 잘 못하는데, 솔직히 말할께, 텐가에게 상담받은 거야

유키쟝과 데이ㅌ.... 아니, 외출할건에 어떻게 해야 하냐고

그래서 나도 여러가지 어드바이스 해줬는데... 유키쟝 미안!

속이는 것 같은 느낌이 되어버려서!"

 

 

짝 하는 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미쿠리는 양손을 모아 미안하다는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미쿠리에게 이런 일을 시키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던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당황해버렸다

 

 

"아니, 별로 그러지 않아도 돼!

왠지 알 것 같았고, 신경이 쓰였을 뿐이야"

 

 

그렇게 사과하면, 이쪽도 대처하기 힘들다고...

 

이런 점이 미덕이라고나 할까

오히려 그녀의 하나의 무기일 것이고,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이쪽이 죄책감에 사로잡혀버릴 지경이야...

 

 

"정말 미안해...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 같아 미안한데

텐가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줘도 돼?

밤이 되어도 연락이 안 오고, 어제는 아무리 채팅을 보내고 읽질 않아..."

 

 

자세히 보니 미쿠리의 눈가에는 조금 거뭇한 자국이 있었다

 

잠을 많이 못 잔 건가

평소와 다른 그녀의 차이 때문에

나는 토요일을 설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녀에게 죄는 없을 것이고

친구를 걱정하는 모습에, 아마 감명받았기에

 

 

"그랬구나... 나로서도 솔직히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일단 할 수 있는 말은 하도록 할게"

 

 

텐가와의 쇼핑과 코토네의 조우

그리고 그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추려 설명해 나갔다

물론 코토네에게 한 발언에 관해서는 얼벼무렸고 그 점은 봐줬으면 한다

내 입에서 코토네를 모욕하는 말 따윈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텐가에 대한 분노가 다시금 끓어 올랐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솔직히 지금도 믿기지 않았다

내가 좋아했던 텐가는 그런 말을 할 녀석이 아니였을 텐데

 

 

"...뭐 그런 이유로, 나와 텐가는 공원에서 해어졌어

돌아와서는 코토네밖에 만나지 않았고

지금의 텐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도 아는게 없어"

 

 

감정을 억누르면서, 그럭저럭 이야기가 끝난 나와는 대조적으로

미쿠리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거짓말이지..." 라는 중얼거림이 새어나오는 그녀

내 쪽이 오히려 걱정하는 그런 양상이였다

 

그래도 뭔가 말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했는지

미쿠리는 동요하면서도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음... 이제 뭐라고 해야 할지...

그래서 유키쟝은... 그... 텐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얘기를 듣자니 할 말이 없긴 하지만..."

 

 

횡성수설하면서도 더듬더듬 말을 잇고 있는 그녀

 

역시 그녀는 친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 같다

이런 말을 듣고도 텐가의 걱정을 할 줄이야

그것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대답할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솔직히 당분간은 말하고 싶지도 않고, 꼴도 보기 싫어

정말 코토네에 대해 나쁘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그리고 코토네 또한 아직 텐가를 보고 싶지 않은 것 같아서 말야"

 

 

"그래... 그렇구나..."

 

 

 

나는 분명히 내 생각을 미쿠리에게 고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 낙담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안쓰러워보였지만, 사람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는 않는 거였다

 

나의 경우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연달아 일어났기 때문에

적어도 내 마음은 당분간 식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에게는 텐가와 관련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있었다

 

위로는 되지 않겠지만, 이 정보를 들려주면

미쿠리로서는 텐가를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녀를 메신저로 쓰는 것은 좀 꺼림칙하지만

내가 직접 그녀에게 전해준다면, 아마 상황은 좀 더 좋아질 것이다

 

 

"그래도 난 약속을 지킬거야

텐가에게 난 아직 협력하겟다고 전해줘

내가 니시노에게 잘 얘기해 볼테니까... 그 이후로는..."

 

"자...잠깐만! 유키쟝! 뭐라고 했어!?"

 

 

미쿠리는 내 말을 가로막으며

 

창백하던 안색을 이젠 경악으로 하얗게 변하게 했다

 

그리고 그녀는 내가 걱정할 새도 없이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 기세에 눌리면서도, 방금 꺼낸 말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

 

 

"어... 텐가에게 협력하겠다고"

 

"아니! 그 다음에!"

 

 

뭐지...? 이 혼나는 것 같은 분위기는?

조금 전까지는 사과받고 있었는데, 완전히 역전해버린 것 같잖아

 

나는 얼버무리면서, 재촉받은 말을 꺼냈다

 

 

"니시노를 돕겠다고 했는데"

 

"그래! 왜 거기서 니시노가 나오는 거야!?"

 

 

응? 몰라서 묻는 거야?

 

 

"니시노는 텐가가 좋아하는 녀석이니까 말이야"

 

 

그런 사정을 상담하는 거라면, 진작에 알고 있었을 텐데

 

 

하지만 내 앞의 그녀는 입꼬리를 오므리며

이번에야말로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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