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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와 아수라장 2화 - 아사미야 자매와 괴로운 아침 -

개성공단 2021. 1. 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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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 맛있어? 그 샐러드 내가 만들었는데 말야"

 

"아... 그래... 아침부터 건강한 식사 고마워! 기운도 나고 말이야!"

 

"샐러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거 아냐?"

 

 

내가 히사메를 칭찬하자, 시구레가 뭐라고 중얼거렸다

 

어딘가 분함이 베어있는 그 중얼거림

나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그것을 또 가로막으려는 사람이 있었다

 

시구레의 여동생, 히사메

그녀는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며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내 기분 탓인걸까, 그녀의 내면엔 악마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응? 뭐라고 했어? 토스트 굽는 것 밖에 못하는 시구레 언니"

 

"...히사이 깨우러가는 거 가위바위보 진 놈이 꽤나 잘난체 하는 군, 동생"

 

"뭐?"

 

"응?"

 

"아...아아! 밥 잘 먹었어! 자, 이제 학교 가자!"

 

 

무리야

이 공기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너무 섬뜩하잖아

옛날부터 그랫지만 이 쌍둥이는 요즘 들어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 뿐이라면 몰라도, 내가 중간에 끼이는 것이니 견딜 수가 없는 노릇이였다

 

 

학교에서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입장이였지만

사실은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이였다

그렇게 부러우면 너네들이 이 지옥을 맛보라고...라고 말이다

 

 

식사를 막 마쳤는데도

통증을 호소하는 배를 어루만지며

나는 의자에서 일어서, 가방을 움켜쥐고 현관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런 곳에서 언제까지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그냥 학교에 가겠어

 

 

"이봐, 기다려 히사이"

 

"으엨"

 

 

하지만 나의 계획은 간단히 무너졌다

 

시구레가 간단히 내 목덜미를 억지로 잡은 것이였다

예기치 못한 행동에 내 목은 힘껏 죄어지며 개구리 같은 소리를 지며 말았다

 

고양이와 같은 취급에 항의의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나는 그대로 시구레에 의해 복도에서 U턴해 끌려가게 되었다

 

 

"잠깐, 뭐하는 짓이야!"

 

"아직 양치질을 하지 않았잖아

충치가 생기면 어떡하려고?

그렇지 않아도 몸가짐은 단정히 해두는 게 좋을거야

내가 머리를 빗어줄게"

 

 

생각했던 것보다 제대로 된 이유였기에 끽소리도 못했다

 

하지만 네가 내 어머니도 아닌데 말이야

...하지만 무서워서 말 할 수가 없네

 

그 후 설거지를 다 마친

히사메가 우리 곁으로 다가와 말썽을 피웠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집을 나설 수 있었다

 

 

 

 

 

"피곤해... 이제 좀 쉬고 싶어..."

 

"무슨 징징거리는 소리야, 이제 막 집을 나섰잖아"

 

"아, 그럼 학교 안 가고 오늘은 이만 쉴까?

나 말야, 히사이가 편히 잘 수 있도록 무릎 베게 해줄 수 있어"

 

 

히사메가 정말 매력적인 제안을 해 주었지만

그런 걸 시구레가 허락 할리 만무 했다

 

그녀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눈으로만 노려보았고

나는 결국 그 감미로운 권유를 정중히 거절했다

 

 

이들 쌍둥이 자매는 여러모로 극단적인 것이였다

 

솔직히 엄마 뱃속에서 조차 서로 반발하며 태어난 것이 아닐까

 

쌍둥이를 합친다면 분명 적당한 성격의 이상적인 소꿉친구가 되어 줄 텐데

 

 

아 젠장 뭐라고 해야하나

 

그러고보니 난 도M이 아니라고!

왜 이렇게든 나를 괴롭히는 거야

어, 혹시 이 녀석들은 내게 불운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아닐까?

 

 

"잠깐, 지금 실례되는 생각하고 있는 거지?"

 

"아사히 짱은 나와 함께 있으면 즐겁지? 시구레 짱은 몰라도"

 

"...역시 너희들 자매가 맞긴 하구나"

 

 

둘이서 내 생각을 읽는 것은 좀 봐달라고

 

나는 한숨을 쉬면서, 두 사람으로부터의 추궁을 피해갔다

왜 이럴 때만 이 쌍둥이는 동시에 말하는 걸까?

 

부탁인데 나에게만 그런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봐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애초에 네가 얼른 나랑 사귀기로 결정하면 그것으로 끝이잖아

나는 히사메가 아니라, 너랑 단둘이 등교하고 싶었는데"

 

"아 너무하네, 시구레 언니

나도 히사이랑 같이 학교 가고 싶었다고

집으로 하교 할때도 여러 곳에 들려서 놀고 싶기도 하고

히사이의 응석을 많이 받아주고 싶었단 말야"

 

 

 

히사메 씨, 그런 건 남자의 존엄을 해치는 것이니 좀 하지 말아줘

 

학교가 가까워질 수록 등교하는 학생들이 저를 이상하듯이 쳐다보잖아

 

히사메와 같이 걷고 있자니, 나는 여자아이들에게 여자들에게 환장하는

그런 쓰레기같은 남자로 매도당하고 있단 말이야

 

멀리서 히사메를 설득하는 남자의 모습도 본 적이 있었다

 

그 때의 나는 그 자리를 살짝 떠나면서

눈물을 한 줄기 흘렸던 것을 떠올렸다

정말이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였다

 

 

 

활기차고 눈에 띄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있는

나는 학교에서 다소 유명인이엿고, 그 평판은 어쩌면 최악의 부류였다

 

히사메를 돈으로 지배하고, 그 돈으로 시구레와 SM플레이를 한다는...

그런 소문이 나고 있다고 들었을 때는 진심으로 목을 매 줄까 하고도 생각했다

 

 

그 일 때문에 지금의 내 복통이 더 심해지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산다는 게 뭘까?

최근에는 그 일을 진지하게 생각했던 나

아무튼 나, 나구모 히사이의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지쳤다...너무 지쳤어

게다가 오늘뿐만 아니라, 이런 일이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으니

어느 누가 나의 고충을 알아주겠는가

 

 

나는 요즘 진지하게 위장약 구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두 사람이 귀엽다고 해도

인간은 아수라장을 견딜 수 없다

 

나의 멘탈은 항상 붕괴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중 쌍둥이들에게 일종의 중립지대인 학교라는 공간은

이제 나에게 일종의 휴식공간이 되어 있었다

 

나는 교실 문에 손을 대고 숨을 가다듬었다

자, 희망의 미래로 렛츠 고!

 

 

"왜 멈춰 있어 히사이?"

 

"빨리 안으로 들어가, 히사이"

 

 

아 맞다... 이 두 사람도 같은 반이였지...!

 

 

쌍둥이는 보통 다른 반에 배정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이 운명을 저주하면서, 울먹거리며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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