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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91화 - 위대한 마성들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6장 동방 원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91화 - 위대한 마성들 -

개성공단 2021. 4. 2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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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루기스에 의한, 부하 누토의 분쇄
그것은 더 이상 승부가 아니라
단지 하나의 육체가 무참하게 으깨졌을 뿐이었다

압괴된 고깃덩어리는 고기 조각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으깨져 피가 흥건히 고인 것처럼 보였다
누토가 착용한 왕관이 허공을 날아가 탁 소리를 내며 피 위에 장식됬다

그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민중도 마성도 몰랐다
한 순간의 정적이 자리를 빠져나갔다
이 상황은 혼란스러워서 누구나 곤혹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마족 킬이었다
원래 인간인 그는 예상 밖의 사태를 지겹도록 경험하고 있었다

일이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잘 되지 않는 일이 잦을 것이다, 킬은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안경을 귀에 다시 걸고, 발길을 돌렸다
아직 충격에 휩싸여 있는 처형장을 당장 나설 필요가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더 이상 도망칠 수조차 없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둔 예비병력을 이끌고 킬은 말에 올랐다

어쨌든 상대는 마인 루기스
군의 생존이 목숨을 내놓고 강행해 온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이곳의 인간도 마성도 마음만 먹으면 몰살일 것이다

부하 한 명이 킬의 어깨에 불안한 시선을 얹었다.
잔뜩 겁먹은 눈초리였다



"누토님이, 마인님께 죽음을 당하다니… 이게 뭐죠? 대체 무슨 일이..."




그 사고는 전연 정해져 있지 않다
그냥 킬의 등에만 따라온 것 같았다
부하들은 그의 뒤에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젠장... 분명한 건 우리가 실수했다는 걸 꺼야
쥬네르바 님에게 죽임 당하기 전에, 우리가 저들을 처리해야...?


"이런 멍청한 놈! 상대는 마인이야!"



킬도 이제 쥬네르바가 어떻게 행동할지 몰랐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부하로부터 등을 찔릴지도 몰랐다

스스로 놀랄 정도로 킬은 냉정했다
오히려 이럴 줄 알았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역시 마스티기오스는 이 정도 일로 죽을 인간이 아니었다는 얘기 일 것이다

복수의 부하를 타이르듯이 킬은 입을 열었다
그의 창백한 살갗이 일그러졌다





"당황하지 마, 모든 일에 실수와 실패는 있기 마련이야
이번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을 뿐, 나에겐 익숙한 일이지"



 

앞으로 왕도가 어떻게 될지 킬은 생각했다
마스티기오스 아래 사람들은 집약되어 마인들과 대립하게 될 것이다
크나큰 혼란과 동요가 왕도 전체를 뒤덮을 것이다

그때 마인 쥬네르바와 라브르는 어떻게 할지 상상하기 쉽다
그들의 대립에 의해 혼란은 한층 더 폭주를 낳아
폭주는 파멸을 불러 들일 것이다

내가 나설 자리가 있다면 거기다
놈들이 극도로 대립한 최고조에 배를 찔러 줄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면 결국 이 나라는 죽게 된다

킬은 이 왕도를 볼버트 왕조라는 
국가를 파멸시키기 위한 기능만을 자신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 이외는 지극히 아무래도 좋았다




"모두 들어라, 지금부터 왕도를 떠난다
간단한 일이야, 한번 숨어있다가 다시 나타나면 돼"





 ◇◆◇◆






시야에 비치는 마인 루기스
그리고 그에게 찌그러진 누토의 비참한 시체

그것을 앞에 두고 마성들이 안는 것은 인간 이상의 동요였다
동료였을 마인의 배신행위...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를 적으로 취급해야 하는가
하지만 마인은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도망치는 것인가
그것도 후에 쥬네르바에게 살해당할지도 모른다
그는 도망치는 약자를 무엇보다 싫어하니까



문득 처형대에서 루기스는 마성들을 내려다보았다
자연스럽게 마성들은 루기스와 인간 병사들을 에워샀다
시민들은 창백해진 채 겁을 먹으면서도 이 광장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대로 누구도 발을 내딛지 못한 가운데 말을 꺼낸 것은 마인이었다





"뭐야, 너희들 도망갈거라면 빨리 도망가
나는 약한 놈들을 괴롭히는 걸 싫어해
어둡고 습하잖아, 무엇보다도 바보 같기도 하고"





루기스는 선뜻 마검을 어깨에 올려놓으며 하품을 하듯 말했다
마검이 피를 빨며 주인에게 미소 짓듯 준동했다

마검의 칼날을 쓰다듬고 나서 루기스는 두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러니까 어서 도망쳐, 죽기 싫으면"





그러면서 루기스는 마스티기오스를 일으켜 세웠다
이젠 주위를 뒤덮은 마성들에게 조금의 흥미도 없는 듯했다

단적으로, 그의 관심은 마스티기오스 이외에는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사실은 아무래도 좋은 것임에 틀림없었다

루기스는 마검을 어깨에 얹은 채 선뜻 마성들에게 등을 보였다
마성들의 목이 울리며, 감각이 날카로워져 갔다

지금이라면 죽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쥬네르바에게는 죽임을 당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들을 움직이게 한 것은 루기스가 보인 자만심 때문인지
아니면 주인 쥬네르바에 대한 두려움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자리의 대부분이
몸에 지닌 송곳니나 발톱으로 마인에게 대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존재 재해인 마인에게
어금니를 드러낸 마성이 어떻게 될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모두 분쇄되어, 피를 흥건할 뿐이였다

한 순간의 정적이 있은 뒤 마수와 마족의 시체가 드러났다

그 모습에 그동안 곤혹스러워하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개중에는 눈물까지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모처럼 진심어린 목소리를 시민들이 흘리고 있었다

루기스는 마도장군 마스티기오스의 목숨을 구하고 마성들마저 죽여버렸다
시민들은 이를 영웅의 웅자로 받아들였다

루기스는 인간의, 시민의 편
마성들 속으로 숨어들어 지금까지 기회를 엿보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지금 인간을, 우리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구세주이라고 생각했다

군인 오일란트도, 마스티기오스에 이어 처형될 병사들도 그렇게 이해했다
누구나 소리쳐 한때의 기쁨을 누리고, 환호성을 질렀다



희망이 한 방울 퍼지는 그 자리에서
세 사람만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즉, 마도장군 마스티기오스, 그리고 그 부관 에일린과 하인드




"루기스 씨, 우선 재회를 기뻐하지
그런데 대체 귀하에게 무슨 일어난건가?"





루기스의 모습은 영웅이라고 하기엔 너무 마적이였다

진홍색 눈동자는 피보다 더 진하고 마검은 사납게 소리를 울렸다
아마도 검의 상태는 루기스의 영향을 받은 것일 게다
마도구가 소유자의 성질에 좌우되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이었다.

구속구를 벗고 간신히 제 발로 일어선 마스티기오스에게 루기스가 말했다





"마치 나를 아는 것 같은 말이군
아무것도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
그저 난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정도?"





그렇게 말하며 마인은 어깨에서 마검을 내리고 옆으로 눕혔다
진홍색이 마스티기오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네 편인 것이 아냐
단지, 놈들이 너보다 뒤떨어졌을 뿐
시시한 놈을 편들지 않겠단 거야, 알겠어?"




그의 말에, 마스티기오스는 생각에 잠겼다
역시 그는 본래의 그가 아니다
분위기나 몸짓이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그라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기억조차 확실치 않은 듯했다





"마스티기오스님, 여전히 의문이 들지만
이제는 백성과 군사들을 통솔하는게 어떻겠습니까?"




하인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마스티기오스는 자문했다
자신과 병사들의 목숨이 얼마간의 유예를 부여받았다고는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적의 뱃속

언제 다시 적이 쳐들어올지 알 수 없다
루기스는 변했고 앞으로도 자기 편이라는 보장은 없다
전력은 아직 부족하고, 태세는 취약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꼭 다문 뒤 마스티기오스는 의지를 다졌다
그와 동시의 일이었다

함성에 젖은 처형장 안에서 다시 마가 떨어졌다

더 막강하고 주위를 압도하는 마
공기 온도가 다소 내려간 기색마저 있었다
몇몇의 살갗에 두려움이 스쳐가는 것 같았다

그 마는 큰 소리로 말했다





"루기스! 거기에 있었냐! 움직이지 마!!"




거대한 사자인 마수의 목이 검붉은색 검에 베였고
핏방울을 온몸에 뭍인 카리아 버드닉이 달리고 있었다
루기스는 반갑게 마치 연인과의 재회를 축복하듯 말했다



"오오, 저걸 봐, 또 내 적이 왔군"





미소 짓는 루기스 옆에서 마스티기오스 역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카리아가 이곳에 있다는 것은 문장교병들도
어느 정도 무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뒷문제는 마인일 것이다.
스스로는 그것을 당할 수 없었다
마인을 이길 수 있는 것은 곧 마인이라고 했다




"루기스 씨, 한 가지 묻고 싶군요
지금의 당신이 다른 마인들과 대치하면 어떻게 할 건가요?
그들이 당신에게 싸움을 걸어온다면 말입니다"





정해져 있지, 라고
루기스는 생각하는 기색도 없이 말했다
마치 당연한 것을 말하는 듯 했다





"나를 살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정의란 것 뿐이야
그 녀석들도 아마 내 적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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