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제1장 겉도는 마음 (30)
8성 연합
* 텐가의 시점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뿐이야" 그러면서 코토네는 내게서 등을 돌렸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보였다 실망을 드러내고 있는 그녀의 등에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꼭 해야 할 말이 있을텐데,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미안해, 코토네" 내 입에서 나온 말에, 나도 놀랐다 의식도 하지 않았건만, 내 입에서 저절로 흘러내린 것이였으니 말이다 "미안해, 코토네 정말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그리고 한 번 나온 말은 멈추지 않았다 짧지만서도 잘못을 인정하는 참회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다 망가뜨렸어, 내가 용기가 없어서 유키토의 고백을 거절했어" 조금씩 땅에 무엇인가가 떨어져 갔다 차갑고 뜨거운 무언가가 뺨을 타고, 땅에 스며드는 것을 나는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
- 승리한 여주인공이였던 소녀는 패배한 여주인공에게 심판을 받는다 * 텐가의 시점입니다 "그래, 이것도 들려주고 싶엇는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코토네는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했다 반론의 말이 잘 떠오르지 않았던 지금의 나는 샌드백과도 다를 바가 없었다 입도 벙긋하지 못해,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판국이였다 그래서일까, 코토네의 말이 멈추지 않는 것은 폭발하기 전의 화산처럼 잔뜩 고인 울분을 떠뜨리듯 그녀의 말은 계속 나를 찌르고 있었다 팍팍하고, 내 마음을 도려내듯 말이다 "왜 유키 군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어? 그 거짓말이 없었다면, 내가 이럴 일도 없었을 텐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내가 가장 건드리기 싫었던 급소를 향해 칼을 꽂아 넣었다..
* 텐가의 시점입니다 "아니, 아니지... 유키 군은 텐가 양의 소유물이 아니니까 포기해달라고 하는 편이 분명 옳을 거야" 코토네의 혼자 수긍한 듯한 모습이 날 짜증나게 했다 그것은 분명히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였다 나 같은 건 마치 상대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고 싶은 것 같았다 "왜 내가 포기해야 해! 그것은 코토네가 해야 할 거잖아!" 초조함을 참지 못한 나는 격양된 감정에 몸을 맡긴 채, 격정을 쏟아냈다 이 격정엔 내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유키토에게 고백받았다는 결정적인 사실이였다 나는 코토네를 이겼어 유키토에게 뽑힌 사람은 나야 그러니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 코토네는 졌어, 도둑고양이는 썩 꺼지는게 좋을거야 나는 계속 노력해왔다 유키토에게 뽑히기 위해, 유키토가 좋아하는 ..
"아, 잠깐 여기 들렸다 가지 않을래?" 그로부터 1시간 정도 전철을 탑승하던 우리들은 변화가에서 우리 동네로 돌아왔다 전철을 타고 있는 동안 우리는 한 마디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텐가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이쪽을 흘끗흘끗 쳐다보고 있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는 텐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었다 코토네가 아직 텐가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음을 안 지금 쓸데 없는 짓은 취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기분을 헤아려 주었으면 하는 따위의 짓은 어리광일 뿐 적어도 코토네에 대해 정식으로 사죄를 하지 않는 한 나는 이에 대해 참견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돌아가는 길에도 우리 셋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 일단 양 손에 짐을 든 채로 있기도 했기에 이대로 일단 집으로 돌아가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텐가, 일단 진정해" 계속 울고 있던 텐가와 그것을 조용히 바라보던 나 사이에 한 명의 소녀가 비집어 들어왔다 누구라고 말할 것도 없었다 언제나 이런 때에 우리 사이에 서는 인간이란, 한 사람 뿐이였으니까 "아... 코토네... 미안해, 나 진짜 아니야, 나...나는..." 코토네를 본 텐가는 매달리듯 안으려 하지만 코토네는 그런 그녀의 어깨를 붙잡으면서 막았다 텐가는 그렇기에 점점 더 눈물을 쏟아 떨었뜨렸지만 코토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이르듯 눈 앞의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응, 알았으니까, 지금은 일단 진정해 그리고 여기서 그만 이동할까? 다른 사람도 보고 있으니 말야" 그 말을 듣고서야 지금의 상황을 알아차렸는지, 텐가의 얼굴이 금새 창백해졌다 바야흐로 우리를 에워싸듯 구경꾼들이 이쪽을 멀리 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텐...가...?" 이 녀석 방금 뭐라고 한 거야? 소꿉친구로서, 항상 우리를 도와준 코토네에게 뭐라고 한 거야? "어...? 아..." 텐가는 할 말을 잃어버린 멍한 나를 보고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모양이였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면서 막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뭘 했다고, 충격 받고 있는 표정을 하는 거지? 너의 본심을 들어버린 이쪽이 더 충격인데 "아, 틀려! 방금건 틀리다고!" 틀리다니, 뭐가? 뭐가 틀리다는 건데? 방금 그렇게 내게 소리 질렀잖아 그게 너의 진심이였던 거야? 그것이 지금까지 우리를 계속 도와준 소꿉친구에 대한 진심이였던 거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찔할 정도로 머릿속이 어지러웠는데 오히려 지금은 급속히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
"그럼 같이 가볼까? 다음엔 어디로 갈 예정이였니?" "아, 그건 말이지..." "........." 코토네는 앞으로의 예정을 내게 물었다 하지만 이번 쇼핑에 관해서는 주도권은 텐가에게 있었다 나는 말하자면 그저 들러리 그러니까 내게 예정 같은 것은 없었고 텐가를 따라 가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중요한 텐가는 정작 한 마디도 하려 하지 않았다 잠자코 있기로 한 것인지 그녀는 부루퉁한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난 딱히 없어, 사고 싶은거 사고 나머지는 텐가에게 달려 있지만 말이야" "...괜찮아, 가고 싶은 곳 있으면 맘대로 해" 나의 물음에 텐가의 반응은 정말이지 무뚝뚝한 것이였다 아까까지의 기분은 어디로 갔는지, 완전히 토라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기에 나는 일단..
"음... 이건 좀 별로네 사이즈도 맞지 않을 것 같아, 한 사이즈 작은게 좋겠어"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유키토는 약간 밝은 색이 어울릴 것 같아 중학교 때는 늘 검은 옷만 입었지만, 이런 재킷도 입었으면 해서" "응..." 나는 쏟아지는 텐가의 품평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건네준 재킷을 집었다 벌써 한 시간 째 계속 이런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솔직히 이래서는 도저히 즐거운 쇼핑이 되지 않았다 일단 텐가가 건네주는 옷들도 내 취향에 맞지 않는 것들이였다 이봐... 나는 검은색 같은 어두운 색을 좋아한다고 그리고 이건 단추가 너무 달리지 않았나...? 난 좀 더 심플한 편이 좋은데 말야 커튼을 닫기 직전 나는 텐가의 발밑에 놓인 옷 바구니를 힐끗 보았다 옷가지 몇 점이 겹쳐져 있었는데 노란 ..
"맛은 그저 그랬네" "그래... 맛은 그저 그랬지..." 동시에 지폐가 두 장 날아갔지만 말이다... 덧붙여서 1인분으로 말야 생각보다 가격이 비싼 가게였다 일단 더치페이를 해준 것이 다행이긴 했지만 그다지 위안은 되지 않았다 우리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방문한 가게는 텐가의 희망대로 과연 여성스럽과 세련된 레스토랑이였다 장식은 복고풍 서양식으로, 나라도 센스가 있다고 느낄 정도로 훌륭했다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조명이 분위기를 잘 조성하고 있었다 커플에게는 좋겠지만, 나로서는 기분 나쁜 곳이였다 만일 정식 데이트로 왔다고 해도, 여기는 좀 아니였다 메뉴에는 영어인지 아님 외계어인지 이상한 글자가 적혀있었고 나는 그것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내 영어 성적을 알고나 있는 걸까?..
그로부터 2시간 정도 지나 나는 양손에 짐을 들고 텐가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벌써부터 팔이 피로해지기 시작하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 텐가의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었기에 말이다 벌써 낮 시간도 조금 지났기에 슬슬 어디 가게에 들어가서 식사라도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게 되면 다소 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햇는데... 아무래도 현실은 이상과는 다른 것 같았다 "다음에는 저기로 가자!" 텐가가 가리킨 가게는 옷가게였다 방금 전까지도 한 시간 가량 망설이다가 몇 벌 옷을 샀는데, 아직도 산다는 것인가 텐가의 집이 부유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카드로 사는 모습을 봤을 때는 역시 격차를 느끼지 않을 순 없었다 고교생이 된 기념으로 받았다고는 하지만 내 입학 축하선물은 구형 스마트폰이란 말야... 부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