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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53화 - 도둑 고양이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제1장 겉도는 마음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53화 - 도둑 고양이 -

개성공단 2020. 12. 19. 02:18

 

 

 

 

 

 

"아, 잠깐 여기 들렸다 가지 않을래?"

 

 

그로부터 1시간 정도 전철을 탑승하던 우리들은

변화가에서 우리 동네로 돌아왔다

 

전철을 타고 있는 동안 우리는 한 마디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텐가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이쪽을 흘끗흘끗 쳐다보고 있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는 텐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었다

코토네가 아직 텐가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음을 안 지금

쓸데 없는 짓은 취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기분을 헤아려 주었으면 하는 따위의 짓은 어리광일 뿐

적어도 코토네에 대해 정식으로 사죄를 하지 않는 한

나는 이에 대해 참견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돌아가는 길에도 우리 셋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

 

일단 양 손에 짐을 든 채로 있기도 했기에

이대로 일단 집으로 돌아가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는 모양인 것 같다

 

 

"여기라니..."

 

"그래, 오하라 공원, 옛날에 우리 여기서 많이 놀았잖아"

 

 

코토네는 그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는 작은 시선으로 공원을 돌렸고, 이윽고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텐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 또한 이곳은 마찬가지여서

가능하면 텐가랑 다시 이곳에 오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어쨌든 이 오하라 공원이야말로

내가 일주일 전에 텐가에게 퇴짜를 맞은 장소였기 때문이였다

 

코토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하는 추억도 있었지만

일단 접어두고 가능하다면 나도 사양하고 싶은 장소였다

 

 

하지만 그렇겐 안 될 것이다

 

아마 여기서 코토네는 텐가에게 무슨 말을 할 것 같기에 말이다

 

그렇다면 나도 발을 들여놓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과거로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닌, 앞으로의 일을 위해...

 

그러니, 나도 발을 내디디려고 했지만...

 

 

"유키 군은 먼저 가주지 않을래?"

 

 

날 거절하는 코토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왜 그래, 나도 같이..."

 

"여기부터는 여자애들끼리 대화하고 싶어서, 나랑 텐가 단 둘이서 말야"

 

 

코토네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내가 중간에 서는 것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이였다

 

그렇다고 해도 나로서는 그런 말을 들었다고는 물러날 수 없었고

관여할 수 없는 곳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버리텨고 했지만

그런 나에게 매달리듯이 날 쳐다보는 텐가의 시선을 깨달았다

 

 

"텐가..."

 

"유, 유키토... 그..."

 

 

늘 그렇듯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지금은 그저 겁에 질려

나를 의지하듯 보는 한 소녀만이 거기에 있었다

 

 

(유키 군, 오늘도 같이 놀자, 엄마랑 아빠는 일이 바쁘데, 나 외로워)

 

 

그 모습에 아주 오래 전 과거를 회상했다

현재 지금의 텐가는 옛 텐가의 모습과 겹쳐졌다

 

그 때의 텐가는 매우 솔직한 아이였다

항상 내 뒤를 따라왔고, 왠지 모르게 여동생이 생긴 것 같아 기뻤다

 

그러니까 내가 지켜줘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된 거지?

 

 

마음속에서 중얼거림이 조금씩 새고 있었다

 

정말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언제부터인가 텐가와 나의 마음은 엇갈리면서

서서히 멀어져 가고 있었다

 

아니, 혹은 처음부터 그랬을 수도 있어

 

코토네와 만난 그때부터 우리들의 관계는 분명 변해갔던 것이야

 

 

그때부터 텐가가 코토네를 밑으로 보고 있었다면

 

처음부터 우리의 관계는 어쩌면 잘못됬을지도 모른다

 

나는 커녕 코토네도 안 된다고 하면

과연 누가 텐가와 대등하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 텐가가 너무나도 불쌍했다

 

지금의 텐가는 그저 외톨이였다

 

 

"...짐은 집에 갖다놓을테니까

니시노에 관한 것은 나중에 얘기하자, 다음에 또 보자"

 

 

나는 텐가에게 이런 말을 던지고 있었다

 

내게 남겨진 텐가를 향한 마지막 연모였던 것인지

아니면 그저 동정인 것인지 그것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텐가에게서 등을 돌렸다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제부터는 코토네와 텐가만의 문제일 것이다

 

 

"기다려, 기다려봐 유키토!"

 

 

내게 도움을 청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해도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걷기 시작했다

 

알고 있었어, 텐가

네가 이럴 때는 움직일 수 없는 녀석이라는 것을...

 

그렇게 말하면 누군가 도우러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

누군가 달려와서 위로해줄 것 같지?

 

 

하지만 그건 무리야

난 왕자님도 아니고, 주인공도 아니니까 말야

 

나는 내 나름대로 매듭을 짓기로 결정했어

그러니까 너도 제대로 매듭을 짓고 오도록 해

 

그러면 얘기 정도는 제대로 들어주지

위안은 안하겠지만, 그 정도는 해줄테니까

 

 

난 그냥 계속 걷기만 했고

6월의 바람은 조금 산뜻했다

 

 

 

 

 

 

 

* 텐가의 시점

 

 

 

 

 

"여기에 둘이서 오다니, 오랜만이야 그치?"

 

 

유키토가 공원 밖으로 나가자, 코토네는 입을 열었다

 

확실히 그리울지도 모르겠군

마지막으로 우리 두 사람이 이곳에 온 것은 아마 초등학교 때니까

 

그 때와는 달리 놀이기구 대부분이 철거되어 있어

지금은 놀고 있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쓸쓸하게 생각했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코토네보단 상황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텐가?"

 

 

적어도 번화가 때처럼 방해꾼은 없으니까 말이다

 

 

"어...아...코토네?"

 

 

왜 그럴까, 그렇게 상냥하게 보이던 코토네의 웃는 얼굴이 정말 무서웠다

 

 

"이제야 단 둘이 됐네

유키 군에게는 들려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여서 말이야

또 쓰러질지도 모르니까, 그런 것은 싫단말야"

 

"아, 그래, 빈혈인 줄은 몰랐어"

 

 

그 때의 일은 아직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유키토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꺼림칙한 표정을 짓고 있다고만...

 

 

"무슨 소리야? 그럴 리가 없잖아"

 

"어...?"

 

 

후회가 담긴 내 말을, 코토네는 싹둑 잘라버렸다

 

그 목소리는 분명 어이없어하는 것

하지만 언제나 유키토와 다리를 놓아주던 때와는 달리

어딘가 멸시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텐가 양, 유키 군 찼잖아?

난 정말 몰랐는데, 유키 군은 그걸 

아직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더라구"

 

"그것을 어떻게..."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

코토네와 유키토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거야

 

 

"유키 군이 가르쳐줬으니까

근데 텐가, 지금 내 말을 듣고도 한 말이 고작 그거야?

보통이면 다른 말을 해야하는거 아니야?"

 

"코토네, 네가 뭔데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거야!"

 

 

그 때를 가장 부정하고 싶은 사람은 나다

 

왜 그런 말을 해버렸던 걸까

 

미쿠리에게 어떻게든 어드바이스를 받기도 하고

오늘의 데이트의 사전조사까지 완벽하게 했었다

 

 

그리고 오늘 유키토는 내가 찬 것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진 않아 보였다

 

평소보다 훨씬 성숙해졌고, 어딘가 여유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유키토를 멋있구나, 하고 생각해버렸고

이대로 가면 분명 전부 잘 되어가고 잇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철 안에서는 실패했지만

정말로 돌아오는 길에 여기서 내가 다시 고백한다고 할 생각이였건만

 

그것을 방해한 것은 코토네... 코토네 네가 다 망쳤다고!!

 

 

나와 유키토 사이를 방해하러 온 아이

 

확실히 지금까지 그 아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온 건 사실이고

감사하기도 하지만, 유키토에 관해서는 별개다

이것만은 코토네에게 양보할 수 없어

 

 

왜냐? 유키토는 내 것이니깐

 

 

"하아, 텐가는 정말로 변하지가 않네

그런 점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어"

 

 

새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내 앞에서 코토네는 한숨을 쉬고 있었다

 

어이없음과 멸시와는 또 다른 어딘가 그립다는 듯한 목소리

 

 

"그런 텐가 양을 유키 군이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물러났었지만

이제는 안 되겠내, 나 역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는 걸?"

 

"뭐야!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물러났었다고? 거짓말쟁이! 그런 생각 없었으면서

 

난 알고 있어, 네가 항상 유키토를 봐온 것을

 

오직 유키토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야

 

 

다른 좋은 남자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빨리 그 쪽으로 갔으면 좋았을텐데

 

원래부터 유키토는 나를 좋아했다고

그러니까 고백해 왔고, 오늘의 쇼핑에도 날 따라와 줬어

유키토가 날 선택한 것은 분명해

 

코토네를 여자아이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한 것도 들었다

 

단지 소꿉친구라는 점 때문에 이렇게 챙겨주다니...

 

 

 

"텐가 양, 나 유키 군을 좋아해, 나한테 양보하지 않겠어?"

 

 

이... 도둑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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