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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99화 - 아르티아의 노래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8장 영웅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99화 - 아르티아의 노래 -

개성공단 2021. 6. 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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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마을의 공방전
신왕국과 구왕국의 반항세력에게
대성교가 기습의 칼을 휘두른 일전은 장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사 가르라스, 사도 질루이, 마녀 바로누스
3마인의 집결은 군세 이상의 위협이라고 해도 좋았고
거인 카리아를 거느리고 있어도 신왕국군의 궁지는 변함이 없었다

보석 레우는 마인으로서 미숙하고
발레리는 최고봉이라지만 인류의 일각
마인 앞에 쓰러지는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것은 영락없는 사지로 나아가는 것이였다

그리고 아득히 먼 상공
천성에서도 사지가 펼쳐지고 있었으니




"너, 날 죽일 마음은 있는 거야? 죽을 마음은 없지만"


"잠자코 조각날 순 없겠어? 사양할 건 없다고"




빨간 단발, 눈빛은 날카롭고 콧날은 쓱 오똑한 장신의 여자였다
평소 샤드랩트라고 자칭하는 적동룡이 취하고 있는 인간의 모습

그러나 분위기가 달랐고
서있는 모습도 달랐으며, 마력의 질조차도 변모하고 있었다

그녀는 즐거운 듯이
열 손가락으로 철책을 꼬아 그것들을 허공으로 달리게 했다
마력의 조타로 인해 보이지 않게 된
철선은 뱀처럼 뒤틀려 루기스로 향했다
하나하나가 영락없는 살의의 덩어리

마검, 보검에서 바뀐 그것은 그녀를 알고 있었다
주인의 손에 있으면서도 경악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저것은 인간왕 메디크처럼
영혼에 부합하는 체구를 부여받은 것이 아니다
하물며 사령술로 시체를 소생시킨 것도 아니였다
그녀는 결코 살아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여기에 있었다
마검은 마치 감개무량한 듯 소리를 질렀다



철사 코리올라티
오우후르, 아르티아와 여정을 함께한
마철술 숙련자

그녀가 마력을 통해 형상을 바꾸는
마철은 자유자재로 적의 살을 잡아먹었다
처음 보는 시각에서 그 이상한 궤도를 볼 수 있는 것은
아주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순간의 일이었다
한숨 하나 허락하지 않는 찰나에
루기스는 공기를 가를 기세로 마검을 날렸다
보라색의 원이 순식간에 그려져 복수의 철선이 단절되었다

그런데도 손가락 몇 개가 피를 토했고
그의 뺨과 미간에 강한 주름이 잡혔다
그러나 최선이 이것이였다
그렇지 않으면 목이 잘릴 것이다

최선의 행동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마검이 코리올라티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녀가 무엇을 자신할 것인가, 그녀의 공격의 궤도는 어느 것인가
지금의 궤도는 기록에 있는 그대로였다




"으.....읏"


"수비만 하다니, 어떻게 할려고?
단명하는 인류라면 투쟁해야 하지 않겠어?"



 
말 중간에 코리올라티의 얼굴이 무너졌다
아니, 변모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번엔 코리올라티가 아니고 인간의 모습도 아닌
거대한 마로 모습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그 꼴은 무시무시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그녀... 샤드랩트의 본질이라고 마검이 깨달았다

단지 모습을 바꾸는 것만이 아닌
피부와 생김새를 모방할 뿐만 아니라
기술과 삶의 방식까지도 그림자처럼 만든게 하는 것

이렇게 차례차례 모습을 바꾸면
이제 어느 것이 그녀의 진짜 모습인지 모르게 되는 것이였다
그녀 자신, 그림자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거짓말이라고 해줬으면 좋겠군"





눈앞에 나타난 거구를 보며 루기스가 뺨을 실룩이며 중얼거렸고
아직도 많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모습으로 그것을 우러러보았다
인간에게는 너무 넓은 천성의 광장에 유유한 모습을 보이는 용
검은 비늘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천성룡 브릴리간트의 모방체




"마라는 것은 자신을 의미하는 거야
자신도 모르게 마를 깨우쳤다... 그런 건 어리석어
그런 수준이라면 쉽게 뒤져버리고 말거야"




완전하지도, 절대적이지도 못할 것이지만
단지 이 순간, 몇 초동안만은 마검조차도
눈앞의 상대가 일찍이 하늘의 패권을 주장한 브릴리간트로 보였다

이곳은 하늘의 천성.
샤드랩트에게는 신전에 가까운 곳
지금, 그녀의 마력을 사용한다면
생각하는 대로의 모습으로 바꾸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한도라는 게 있었다
아무리 주인을 마성의 영웅으로 만든다 해도
이것은 정말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

마검은 분노마저 담아 샤드랩트에게 칼을 겨누었다
주인이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을 참을 수 없을 뿐이였다

한때 정신뿐인 영웅이었던 그는
영락없는 진정한 영웅으로 지금 여기에 서 있다


그것은 마검에게 자랑스러운 일이며 당연한 일
만재의 기록자인 마검을 가진 자가 평범할 리 없다.
그가 영웅이 아니라면
영웅이 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의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샤드랩트를 향해서는
모종의 적의조차 마검은 띄우고 있었다
주인이 마를 삼키는 것은 상관없다
가령 주인이 마인이 되었다고 해도
나도 마찬가지로 마검이 되면 상관없을 것이다

그래서 생각하는 건 딱 하나
샤드랍트가 주인을 마의 영웅으로
만들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루기스가 마의 영웅이든 남의 영웅이든
영웅의 길을 열게 하는 것은
자신이어야 할 것이라고 마검은 생각했다
그것은 추악한 독점욕이 아니라 단지 당연한 것일 뿐




"흠... 어떻게 할까?"





루기스는 손에 쥐가 나도록 힘차게 마검을 쥐었다
자신도 모르게 마검은 반응해 마력을 넘치게 했다
마치 주인의 속마음을 쉽게 알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무엇보다 앞서간 마티아와 카리아에 대한 걱정이 컸다
비록 이들이 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더라도
결코 적의 손에 떨어지지 않을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샤드랩트는 멈추지 않았다
몇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녀는 루기스의 말에 개의치 않는 듯 했다

그렇다면 맞설 수밖에 없다고 루기스는 한 발을 내디뎠다
마검은 아직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샤드랩트에 속아 넘어간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주인이 맞선다면
나는 그것을 따르겠다
그 앞으로 나아가는 정신성이야말로
그를 주인으로 인정하는 것 중의 하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의지하고 앞을 향해 주는 것이 좋지 않은가

마검이 보라색 선을 발로시켜 마의 원전을 현현하게 했다
브릴리간트의 모방이 거대한 허공이라고도
생각되는 입을 연 것은 바로 동시였다




신화에만 나오는 용의 브레스가 열리려 하고 있었다

인간이 항거할 여지를 넘어 군대조차 단숨에 삼켜버리고
육체는 멸망시킬 수 없으며, 영혼마저 약탈하는
브릴리간트의 포효를 그것은 한순간이라지만 재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브레스가 모습을 바꾸더니
이번에는 보다 순수한 마로 변해갔다




"착하지, 루기스?
안심해, 그 친구들은 무사하니까"



 

번개마저 빛을 잃게 하는 흰빛이 울려 퍼졌다
마검 앞에는 용의 브레스가 아닌 정령신 제브릴리스의 모방이 있었다
그것은 두 눈을 꿰맨 것처럼 감은 채
반짝반짝 빛나는 극광을 주위에 펼치고 있었다

한때,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제압한 존재가
눈부신 빛을 빛내며, 주위의 시선을 제압하고 있었다

빛은 때로 그 자체만으로 폭력이
인류는 물론이고 마성의 기관조차도 쉽게 파괴하고 삼키는 것이였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접근해 루기스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브릴리간트의 브레스 조차 막지 못했던 그에게
광속의 접근을 막아낼 수단은 없었다




"게다가, 천상과 지상은 본래 별개의 세계
시간의 흐름 또한 다릅니다
안심하시고, 여기서 한 번 죽으세요"


"...네가 죽는다면, 천천히 나도 죽도록 하지"





마검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자신이 잡힐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루기스는 그것만 바라보고 있었다

마검이 휘두르는 것과
제브렐리스가 극광을 몸에 쏟아 붓는 것은 동시였다
영혼조차도 침식하는 일격은 쉽게 사람의 몸을 절명시키는 법이였다

마검은 분명 제브렐리스의 머리를 깨뜨렸지만
그래도 한 발짝 더 나아가지는 않았다
전성기의 제브렐리스라면 이 정도로 죽지는 않을 것이다.

샤드랩트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동귀어진하면 어쩌자는 거야?
상대를 죽이고, 자신도 죽으면 의미가 없잖아
살아남을 용기도 투쟁의 하나인 법이야
죽기 살기로 버티는 것이라고 알겠어?"




루기스에게 마력을 쏟아부으며 샤드랩트는 물러서듯 말했다
그것만으로 그녀의 체구는 일정한 회복을 보이고 있었다

이곳은 용의 신전 일각
원래 용의 마력이 투입된 루기스에겐 속도가 빨랐다
게다가 거인의 피가 통하고 있으니 회복의 속도는 더욱 빠를 것이다
다소의 무리한 짓을 해도 죽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였다

그래서, 무모함을 허용하는 정도가 높아진 것인지는 모르겟지만...




"...하고 싶은 말은 알겠지만"


"마란 건 난장판을 벌일 줄 알아야 하는 거야
다른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말이지
너는 지나치게도 타인에게 순종적이구나
할 것은 해야 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하는 거라고"




샤드랩트의 중얼거림에 마검이 소리내어 반응했지만
그녀는 빨간 머리로 돌아가 어깨를 움츠렸다
마치 이번에는 루기스의 방식을 모방하는 듯했다




"그리고 네가 저 인간들을 걱정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군
거인의 후예에 보석의 마인까지 동행하고 있잖아"





그보다는 자기 걱정을 하라는 듯
샤드랍트는 눈동자를 치켜올렸다



"그리고 말한대로
하늘과 땅은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고
어짜피 내가 데려다 줄 것이니까, 걱정하지마
그보다도 너는 아르티아의 걱정을 해야 하는거 아냐?"


"젠장할, 네가 하고 싶은 말은 잘 알겠어
내가 이 상태로는 아르티아를 이길 수 없다는 거잖아"

"그 뿐만이 아니야, 인간왕도 무리일 거야
그래서 하루빨리 실력을 키워야 해
적어도 그들이 도시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샤드랩트는 느닷없이 순순히
그러면서도 두 손을 깍지끼며 강하게 말했다
그게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보였다

루기스는 약간 의아해하며, 말의 계속을 재촉했다




"왕도가 어째서? 아르티아와 무슨 관계라도 있는 거야?"


"지상에 있는 도시의 모든 것은 원래 아르티아의 것이야
그리고 어느 도시에 가든, 왕도의 위치를 알리는 종이 있었지?"



종, 이 말을 듣고 루기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장엄하게 울리는 종소리
그것은 어느 도시에나 있는 표식 같은 것이였다
아무리 후진 동네 마을이라도 있는 것이였는데...

그게 어쨌냐고 묻자, 당연하다는 듯 샤드랩트가 답했다




"자네는 마성이 만연한 와중에 인류가 저런 종을 칠 수 있을 것 같아?
그랬다간 자신들의 위치만 소문내는 꼴이 되어버리잖아?"



듣는 순간. 문득 등줄기에 오한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유를 모르겠고 정체도 불분명하다
그런데 지금 물어봐서는 안 될 말을 물어 버린 것 같았다

샤드랩트는 이미 알고 있는 일이라고 말하는 듯했지만
적어도 그런 내용을 지금까지 들은 기억은 루기스에겐 없었다

그는 마검을 다시 움켜쥐었다




"종소리는 아르티아의 노랫소리야
지금도 마성의 대부분은 종소리가 아르티아의 것이라고 기억하기에
사람의 도시에는 접근하고 있지 않았던 거야

  종을 칠 때마다, 그들에겐 이렇게 들리는 거야
이곳은 아르티아의 도시이자, 인류의 도시, 마성은 떠나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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