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13화 - 라르그도 안의 고뇌 - 본문
'와장창'
이른 아침 갈루아마리아 성문 내부에서
유리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울러퍼졌다
잘 훈련된 병사들의 움직임은 재빨랐다
왜냐하면 소리가 난 곳은
성녀 마티아의 집무실이였다.
즉시 파수병이 얼굴을 내달려서
집무실의 문을 크게 두드렸다
"성녀 마티아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예삿일이 아니였기에
문 앞에 병사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성녀 마티아는 문장교를 이끄는 상징이자
모두의 마음을 받쳐주는 지주였다.
그런 그녀에게 만일의 일이 생긴다면
문장교라는 세력은 쓰러질 수 있었다.
성녀 마티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것은 아닐까
그런 망상에 병사들이 벌벌 떠는 그때...
"시...실례했습니다
제가 부주의해서, 꽃병을 깨뜨렸을 뿐입니다.
신경 쓰지 마시고, 할거 하세요"
마티아의 측근, 라르그도 안이
문을 조금만 열고, 조그만 문틈으로
그렇게 살며시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고는
안은 문을 닫고 실내로 들어갔다
병사들은 어리둥절하며 어깨를 갸웃거렸다
물론, 측근인 안이 그렇게 말했기에
그들은 소란스러움을 뒤로하면서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침이 지나갔다
*
이른 아침,
라르그도 안은 두통을 호소했었다
두통이라고 하긴 뭐하고
그냥 귀찮은 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 건은 바로 영웅 루기스
자신도 모르게 안은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라르그도 안은 대인협상이라는 재주가 있었기에
마티아에게 중용되어서
문장교에서 마티아의 측근으로 일하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면 충돌이 일어나는
그런 귀찮은 일을 맡는게, 그녀의 주 업무였다.
하지만 요즈음 귀찮은 일이라고 하는 것은
루기스라는 남자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영웅.... 호색이라는게 진짜일까요?"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루기스라는 남자는
여성관계가 너무나도 많았다.
물론 여자에게 솜을 대든
밤관계가 흐트러지든 말든 상관은 없었지만,
안으로서는 제대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였다.
가령 정실하고 첩을 제대로 구별한다던가,
적어도 전원의 고삐를 누를 정도는 잡았으면 좋겠다
...라는게 안의 주요 고민이였다.
그리고 행실도 조금 자제해줬으면 했다.
이번에도 그렇다
밤에 훌쩍 산책하러 간다고
말을 빌려서 그대로 돌아오지 않는 다던가
정말이지
이 쪽의 상황도 이해해줬으면 했다.
도무지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영웅이란 그런 것인가?
다름 사람에게 행동을 읽을 수 없게 하기 때문에
영웅이라고 부르는 지도 모르는 것일 수도 있었다.
안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자신의 마음에 안정을 되찾아갔다
그렇게 루기스와 관한 건을
마티아에게 보고하려고
집무실의 문을 두드리려는 순간
노크를 해야 될 손끝이
스스로 움츠러 들었다
문득 안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은 보고하지 말고, 해결의 방법을 찾은 후에
성녀님께 보고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 안은 마티아에 대해서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티아는 늘 이성과 타산을 조율하며 행동하고,
감정조차도 남에게 쉽게 드러내지 않는
어찌보면 철면피 같은 여자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루기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무엇인가 사뭇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였다.
루기스라는 남자는 굶주리는 짐승과도 같았다.
갖지 못한 존엄성과 남에게 주어지는 말을
갈구하고 있는 짐승
적어도 안은 루기스라는 존재를
그런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안은 문을 앞에두고 돌아서려고 하면서도
다시 생각을 굳게먹고,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나의 직감이 그렇더라도,
성녀에게 전하지 않는 것은
태만에 해당하기 때문이였다.
안은 노크를 하고, 문을 열면서...
"성녀님, 실례하겠습니다.
루기스님의 일에 관해서 보고하러 왔습니다만..."
그렇게 문이 닫히고
여러번의 말이 오갔다.
그리고...
'와장창'
갈루아마리아 성벽 안에서
유리를 깨부순 듯한 소리가 울러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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