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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64화 - 이상사태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7장 베르페인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64화 - 이상사태 -

개성공단 2020. 4. 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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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용 같이 생긴 초록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던 곳은

베르페인의 영주관사 이였다

 

연두색 찬란한 빛가구를 뿌리며

아직도 하늘을 향해, 

마력의 기둥이 뻗어나가고 있었다

그 위용은 정말 용을 앞에 둔 듯한

감각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여기서 피에르트는

정말 무엇을 하고 잇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할 무렵,

카리아가 내 귓가에 입술을 흔들었다

 

"네놈은 부상자다

내가 혼자서 들어가도 상관은 없다"

 

어디선지 그림자를 보는 듯한 말투였다

이쪽과 시선을 마주치고 싶어하지 않는 기색...

이 또한 카리아로서는 드문 모습이였다

아마도 그건 나의 대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카리아의 배려에 응하듯

나는 씹는 담배를 가슴팍에 새겨 넣었다

 

"나중에 밥을 먹으려면

조금쯤은 배를 비우는 편이 나을거야"

 

나는 어깨를 움츠리며, 영주관의 대문에 손을 대었다

본래 눌러앉아 있을 파수꾼이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어디에도 없었다, 도망가 버렸나?

아니면 이 이상한 광경에 위협을 느끼고는

관내로 뛰어든 것일까

 

어쨌든 없는게 있는 것보단 나으니 뭐

 

그런데도 더 의문스러운 것은

이런 이상사태가 났으면

건물 안에서는 절규라도 들려야했지만

그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하기만 했다

 

순간 마음 속에서 차가운 무언가가 올라왔다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그런 망상에 가까운 예상이

목구멍에서 새 나올 것만 같았다

 

어서 이 영주관에 발을 들여놓아서

피에르트의 손을 잡고

베르페인에서 도망쳐버려야 겠군

 

'고오오오오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무음을 가르듯 귓속을 맴도는 듯한

폭음이 주위에 울러퍼지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장엄한 종소리 같았다

 

 

 

 

*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

 

베르페인의 영주 모르도 곤의

가슴속에 태어난 것은 

순수한 의문이였다

 

대죄인 루기스의 포박을 위해 사병을 투입했지만

내게 들려온 보고라고는, 용병과 소요사태가 벌어져

실랑이 때문에 지체하고 있다는 것 뿐이였다

 

뭔가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며

모르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자신의 심장은 어딘가 겁을 먹었고

몸속에서 피가 날뛰는 듯한 감촉이 들었다

 

모르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문 밖으로 종자를 호출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누구하나 대답하지 않았다

이 시간에면 하인이 옆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었을 터였다

 

왜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지?

모르도는 자신의 뇌리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단정 짓기 시작했다

 

모르도는 손으로

집무실에 비치된

도까를 집어들었다

 

왕년의 자신이 휘둘렀던 것이지만,

지금은 묘하게 무겁게 느껴졌다

자신도 꽤 쇠약해 진것인가

이 육체는 이제 전쟁터를 걷니는 커녕

도끼를 마음껏 휘두르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일절 후퇴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 우리 관내에서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 원인을 배제하는 것은

자신이 꼭 해야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래, 여기는 나의 관이다

그리고 베르페인은 자신의 도시이다

일찍이 친한 친구라고 불렀던 자와

일찍이 사랑했던 여자를 살해하고

빼앗은 자신 일생의 전부였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자신의 도시에 손을 뻗어 오는 존재는

일절 용서할 수 없었다

 

이를 악물고 눈동자를 부릅뜨고

몸에 억지로 힘을 주면서

집무실 문으로 다가갔다

 

순간 문이 저절로 열리기에

모르도는 반사적으로 도끼를 쳐들었다

 

"모르도 님. 무사하십니까"

 

도끼를 휘두르려고 한 끝에 있던 것은

자신의 무사를 묻는 종자와

그 옆에 있던 성녀 알류에노의 모습이였다

안도의 한숨이 모르도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그 안도는 문 끝에 있던 것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였다는 것과

성녀 알류에노가 무사했다는 것이였다

 

이상사태가 벌어졌다고 해도

모르도는 성녀 알류에노를 버릴 수는 없었다

만일 성녀의 몸에 상처가 났다간,

대성교로부터 파문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베르페인은

더 이상 평온하게 지낼 수 없는 도시가 될 것이고,

용병도시로 번성했던 특권마저 빼앗길 것이다

 

"모르도 님, 명령을 내려주셨으면 합니다.

성녀님 께서 몸이 안좋으신 것 같습니다"

 

종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몇 마디의 말을 빠르게 흘렸다

종자 또한 이 관사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무언가 무서움을 느끼고 있었다

 

성녀 알류에노로 시선을 돌리니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는 색을 잃고

그녀의 살갖은 완전히 창백하게 물들어 있었다

컨디션이 완벽하다곤 말할 수 없는 모습이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모르도의 뇌가 순간 빙빙 생각을 돌렸다

가능하다면 당연히 성녀 알류에노를

무사히 밖으로 끌어내려야 했다.

하지만, 대체 무사한 장소가 어디인가?

 

애당초 대성당에서 맡겨진 성녀의 몸을

자신의 판단으로 멋대로 움직였다간

나중에 무슨 말을 들을 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머리를 굴리는 그 순간

 

"도망가도록 하세요, 어서!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세요"

 

알류에노가 갸날픈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황금 눈동자가 약간 기울어져서는

복도의 끝을 응시하고 있었다.

모르도의 얼굴이 얼이 빠진 듯

그 시선을 살폈다

 

그렇게 겁먹은 듯한 얼굴을 보이다니

이건 좀 의외였다

 

모르도는 그녀가 응시하는

복도의 끝을 향해 시선을 돌렸지만

이미 어두워진 나머지,

복도의 끝을 또렷이 내다볼 순 없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한 여자만큼은 두드러져 보였다

 

그 몸에 옅은 초록빛을 감싼 마법사

피에르트 볼고그라드가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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