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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37화 - 마주 보는 일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제1장 겉도는 마음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37화 - 마주 보는 일 -

개성공단 2020. 12. 15. 20:01

 

 

 

 

 

 

 

학교에서 뛰쳐나온 나는 뛰면서 코토네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다행히 교문으로 이어지는 길은 인적이 드물고 전망이 좋았고

나와 같이 달리고 있는 학생이 있으면 잘 눈에 띌 것이다

 

그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고

교문 모퉁이를 돌아 달려가는 여자 교복을 입은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틀림없이 코토네 일 것이다

 

 

"코토네!"

 

 

나는 코토네의 이름을 부르며 온 힘을 다해 달려갔다

갑자기 달려가나는 나를 놀란 표정으로 학생들이 쳐다봤지만

난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 따윈 없었다

 

나에게 있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코토네 뿐

그 외에는 안중에도 없었다

 

 

"엣!?"

 

 

교문을 빠져 나간 곳에서

멀어져 가는 코토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저쪽도 나를 확인한 것 같았다

 

그녀는 가볍게 뒤돌아보고, 내 모습을 확인하더니, 더욱 달려나갔다

 

아무래도 이 술래잡기는 계속될 것 같다

체력이 없었던 나는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출 것 같지만

약한 소리를 내뱉고 있을 순 없었다

 

애당초 여자에게서 체력을 진다면, 남자의 체면이 깍이는 법

 

 

"젠장할... 저 녀석 왜 이렇게 빠른 거야?"

 

 

자존심이 자극된 나는 짜증을 내며, 코토네의 등을 쫓아 달려나갔다

 

 

 

 

 

 

 

 

 

 

하아, 하아

 

 

"코...토네..."

 

 

그 후로 얼마나 달렸을까

 

겨우 코토네를 잡은 것은 다행이지만

마냥 달리던 우리는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고 있었다

 

대체 어디서 이런 체력이 났기에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코토네가 이렇게 달릴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그녀도 나처럼 고집에 셌던 것은 아닐까?

 

아무튼 지금 내 다리는 기진맥진한 채, 제대로 걸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였다

 

 

무엇을 하든 둘 다, 휴식을 취하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고

우리들은 우연히 눈에 띈 근처 공원의 벤치에 앉아,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 공원은 나로서는 당분간 오고 싶지 않았던

텐가에게 고백하기도 했던 장소이기도 했다

 

정말로 나는 이런 운만은 타고난 것 같다

신이라는 게 정말로 있다면, 뭔가 푸념이라도 하고 싶어졌다

 

 

"...휴우"

 

 

적어도 이제 겨우 숨을 돌리기 시작했으니

일단 내 사정은 넣어두기로 하자

 

지금은 옆에 앉은 소꿉친구의 얘기를 듣는 게 중요하니깐

 

코토네도 서서히 진정되었는지

붉어진 얼굴로, 이쪽의 모습을 곁눈질하고 잇었다

 

 

"코토네는 어때? 좀 진정됐어? 마실 것 사올까?"

 

"아냐, 괜찮아... 미안해, 갑자기 도망쳐버려서"

 

 

코토네는 순순히 사죄의 말을 했다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그 모습에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도 좋은 것인지, 일순간 망설여졌다

 

 

"아니... 뭐 괜찮아

그건 그렇고 무슨 일 있었어?

내가 또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지?"

 

 

그렇다고 입을 다문 채 있을 순 없다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코토네를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어떻게든 사과해 두고 싶었기 때문이였다

 

 

"그런 게 아니야

내가 멋대로 쇼크를 받았을 뿐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러면서 코토네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어딘가 후회와 체념의 빛이 배어 있는 듯 했다

 

나는 그 표정을 최근 어디선가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아침 세면대 앞에 섰을 때의

내 표정과 어딘지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나와 코토네와는 압도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분위기는 아무래도 같은 것 같았다

 

그것을 나는 무의식중에 감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여기까지 쫓아왔다...라고, 왠지 모르게 그렇게 생각했다

텐가를 내버려 둬도, 코토네를 내버려 둘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구나, 그건 내가 들을 수 없는 말이야?"

 

"...응, 미안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코토네에게

나는 격려하듯이 괜찮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코토네를 비난하고 싶은 것이 아니였다

단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였다

 

여기서 따져봐야 아무 소득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억지로 물어볼 생각 또한 없었다

 

 

"그럼 할 수 없지

좋아,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

그 때는 나도 이야기쯤은 들어줄 수 있을테니까"

 

"...고마워"

 

 

또 코토네가 사과해 왔다

평소와는 반대로구나, 하고 은근히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이런 모습을 코토네에게 보여주고 있던 것인가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역시 내버려둘 수 없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 말이야, 내 이야기를 좀 들어줄 수 있을까?"

 

"유키 군 꺼? 음... 괜찮아"

 

 

내 말에 코토네가 내게로 돌아섰다

 

아직 그 얼굴엔 피로가 남아 있었지만

슬픔의 기색은 조금 가신 것 같았다

 

 

이제부터 말하는 것은

코토네가 다소나마 안고 있는 사정에서 눈을 돌릴 수 있으면 하는 말이였다

 

혹은 상처를 더 일으킬 수 있다고 해도

코토네와 모종의 감정을 공유함으로서

서로 조금이라도 편해졌으면 하는 생각조차 있었다

 

 

한동안 나 혼자 끌어안을 생각이였지만

이것은 분명 신이 주신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빨리 토해 버리는 편이

의외로 빨리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

 

그런 생각도 있었지만

사실 나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고 샆었을 뿐이였다

 

그 상대가 코토네였다고 하는 것 뿐이지, 특별한 것은 없었다

 

나는 각오를 단단히 한 채

코토네에게 요전에 일어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나 말이야, 텐가에게 고백한다고 했잖아

그래서 토요일에 텐가를 불렀어"

 

 

뭔가 스스로 말하면서 부끄러움 같은 것을 느꼈다

 

 

"역시 그랬구나, 그래서 OK 받고 사귀기 시작한 거지?"

 

 

코토네는 갑자기 괴로운 듯이 그렇게 말했다

나는 일순간 갑자기 무슨 일인가 생각했다

 

 

...아, 그러고보니 거기서부터 오해하고 있었군

 

 

나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코토네의 오해를 풀기 위해 진실을 말했다

 

 

"아니... 아냐, 그게 아니야"

 

"응? 하지만..."

 

 

솔직히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누군가에게 이야기 한다는 것은 진실을 내뱉는 것

 

텐가와 나밖에 모르는 것을 누군가에게 말함으로써

내게 일어난 사건이 현실임을, 누군가가 알게 되는 것이였다

 

하지만 오해를 키울 바에, 빨리 말하는 편이 절대로 좋을 것이다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그 말을 천천히 내뱉었다

 

 

 

"나 텐가에게 차였어"

 

 

"어...?"

 

 

 

 

코토네는 나를 명하게 바라보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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