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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35화 - 방과후의 권유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제1장 겉도는 마음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35화 - 방과후의 권유 -

개성공단 2020. 12. 15.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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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아사마, 돌아가는 길에 오락실이라도 들르지 않을래?"

 

 

오늘 수업이 끝나고, 가방에 노트를 채우고 있었는데

앞자리에 앉고 있던 사야마가 말을 걸었다

 

의자에서 뒤를 돌아보고 있던 사야마의 제의에 나는 망설였다

 

 

"뭐... 확실히 볼일은 없지만..."

 

"그럼 괜찮네, 가자. 다른 반 친구들도 소개해줄게"

 

 

아침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내 기분은 풀리지 않았다

 

다소 일상적인 생활은 가능했고, 학교도 올 수 있었지만

가슴속에서의 뭉클함만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서 감돌고 있었다

 

 

그런 기분 정리도 할 겸

집에서 차분히 내 기분을 다시 생각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사야마의 제안도 꽤 매력적이였다

 

나로서는 교우관계를 늘리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친구로부터의 제의라는 것이 너무나도 기뻤다

 

이쯤되면 차라리 오늘은 남자들끼리 노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청춘이라는 걸까...

 

 

"그래, 그럼 그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핮..."

 

"유키토"

 

 

내가 사야마의 제의에 응하고, 오락실로 놀러가기로 결정을 내리는 순간

짧게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내 말을 가로막았다

 

 

"뭐 하는 거야, 어서 돌아가자고"

 

"텐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텐가였다

 

그녀는 언제 다가왔는지, 앉아서 이야기하던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갑작스런 방문자에 사야마도 당황한 듯

다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텐가는 당황한 채의 사야마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사야마 군, 미안하지만 유키토를 데려가도 될까?

우리는 함께 돌아갈 예정이였거든"

 

"그..그래? 그런 거라면 난 괜찮아..."

 

 

사야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곁눈질로 날 보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내게 묻는 것 같았다

 

나로서도 이 상황은 예상밖이였기에,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잠깐만 텐가

난 그런 약속도 없고, 무엇보다 오늘은 사야마랑 놀 예정이였다고"

 

"조용히 하고 그냥 일어서기나 해, 다들 보고 있잖아"

 

 

나는 항의의 소리를 높였지만, 텐가는 그것을 깔끔히 무시했다

 

그러고는 어딘가 음흉한 얼굴로 가볍게 주위를 살피더니

내게 재촉의 말을 던졌다

 

 

텐가는 도대체 뭐하는 거야?

 

정말 볼일이 있다면, 점심시간에 언질을 주던지, 스마트폰으로 연락을 하던가

 

그녀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린 탓에 

아무래도 텐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한 것 같았다

 

뭐랄까, 그녀의 나쁜 면을 봐버렸다고 할까나

 

 

텐가가 이런 녀석이였나?

 

 

내 앞에 선 여자가 정말 텐가인가?

이게 텐가의 본 모습이라는 건가?

 

 

물론 텐가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오늘 아침의 일 때문인지

반에 남은 학생들의 대부분이 우리들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외톨이였기도 했기에

선천적으로 음침한 캐릭터 기질인 나는 이 불편한 시선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후.... 어쩔 수 없군...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무거운 허리를 들고 일어서기로 했다

 

가벼워졌던 기분이 단번에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나와 텐가 사이에서 시선을 방황하고 있는 사야마에게

나는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미안해, 사야마

이번에는 무리일 것 같아

나중에 가도 될까?"

 

"아, 응... 당연하지..."

 

"미안해"

 

"미안해요, 사야마 군

자, 돌아가자 유키토"

 

 

나는 모처럼 권유해 준 사야마로부터의 제의를 거절해 버린 것에 

미안함을 느끼면서, 앞장 서는 텐가의 뒤를 따라갔디

 

급우들의 호기심에 사로잡힌 우리들은 그대로 교실을 빠져나와

천천히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1학년 복도에는 아직 수업이 끝난 지 얼마 안된

동급생의 모습들이 나름대로 눈에 띄었고

모두들 하나같이 우리들의 모습을 흘끔흘끔 쳐다보고 있었다

 

난 그 시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런 시선의 원인들은 내가 아닌, 분명 옆에서 걷고 있는 텐가 때문이겠지

 

 

 

학년 굴지의 유명인이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텐가는 저절로 시선이 쏠릴 것이다

 

누구든 먼저 텐가를 보고, 동시에 나에게까지 시선을 돌렸다

 

옆에 걷는 나에 대한 반응은 다양해서

호기심, 질투심, 회의적인 시선 등 별별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은 소리로 뭔가 수군거리는 녀석도 있었기에

또 무슨 이상한 소문이 퍼질지도 모르는 것이였다

 

정말 우울하네

 

 

 

"역시 불편해..."

 

"내 옆을 걷는게 불만이야?"

 

 

나의 중얼거림에 텐가는 재빨리 반응했다

 

그녀는 눈초리를 치켜 올리며, 지긋히 나를 꿰뚫을 기세로 쳐다보고 있었다

 

또한 그녀는 여자 중에서도 키가 컸기에

나와 몇 센치 정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눈을 마주쳤을 때는

자연스럽게 눈을 치켜 떴기에, 그것이 귀엽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의 텐가는 귀여움이란 것도 없이, 그냥 건방져 보이기만 했다

 

 

"뭐... 그런 건 아니지만, 유명인이란 힘든 것 같아서 말야"

 

 

그렇다고는 해도 그것을 직설적으로 꺼낼만큼, 난 눈치가 없진 않았다

 

대신 지금 느끼고 있던 것을 입밖에 꺼내기로 했다

 

얼떨결에 주위의 시선이 꺼림칙해졌기 때문이였다

 

갑자기 타인으로부터 주목을 받는 다는 것은

아무래도 마음 놓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였다

 

 

 

"뭐, 나는 귀여우니까"

 

 

하지만 내 말에, 텐가는 당연한 것마냥 떠들어 대는 것이였다

 

솔직히 팩트였던지라, 아무 대꾸도 못하는 것이 너무나 억울했다

 

 

"그렇구나... 역시 대단하네"

 

"아까부터 뭐라고 하는거야

아무튼 그런 내 옆에 걸을 수 있으니 좀 더 행복하라고"

 

 

빈정거릴 생각도 없던 나는 순순히 항복했지만

텐가는 아무래도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였다

 

나에게 더 많은 요구를 하는 그녀였지만

솔직히 그 말을 들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건 내 맘이잖아... 애초에 난 너한테 차였으니까

갑자기 네 옆을 걷는게 이상한거 아니야?"

 

"그건..."

 

 

내 말에 텐가는 어색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 얼굴은 꽤 괴로워 보였지만, 그런 표정을 지으면 곤란한 것은 나였다

 

 

상처받고 있는 사람은 오히려 나란 말야...

 

 

하지만, 역시 나는 달콤한 사람

 

 

"어쩔 수 없지... 자, 이걸로 괜찮겠어?"

 

"아..."

 

 

나는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꼿꼿이 허리를 세웠다

 

이런 건 낯설지만, 이번만은 어쩔 수 없다

 

텐가가 그런 얼굴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앞섰던 것이였다

 

 

텐가는 자세를 바로한 나를 보며

눈을 크게 뜬 뒤, 경악하던 표정을 점차 미소로 바꾸어갔다

 

 

"하면 되잖아! 평소에도 그렇게 하는 게 더 멋질거야!"

 

"엣...!"

 

 

그 웃는 얼굴은 반칙이야

 

 

"...고마워"

 

 

나는 급히 시선을 돌리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승강기를 향해 서둘러 나갔다

 

갑자기 걷는 속도를 올린 것에 대한

텐가에게서 불만스러운 소리가 들렸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것이 아니였다

 

이제 가라앉았다고 생각한 감정의 물결이

다시 거세게 일면서, 내 안으로 밀려들어갔기에 말이였다

 

 

그런 얼굴 하지말라고...

 

실은 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착각해버릴 것 같잖아...

 

그렇게 되면 아직도 포기할 수 없게 되어버리잖아...

 

 

나는 입술을 깨물며

신이 나 있는 텐가를 보지 않으려고 

그저 걷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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