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웹소설/병든 KAN-SEN (23)
8성 연합

"메이드 주제에 건방지시군요"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두 사람의 대화를 방해하는 말이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함박웃음을 띤 채 차가운 눈빛으로 이 둘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론" "안녕하세요, 지휘관 초콜릿 소감을 들으러 왔어요" 그녀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고있으면서도, 시선은 여전했다 평소보다 미소를 강하게 짓는 론이였다 "그런데 제가 봐선 안되는 현장을 본 것 같네요 설마 메이드가 주인님에게 무리하게 키스를 할 줄이야" "키스가 아닙니다 주인님의 입이 더러워져, 어쩔 수 없이 입으로 청소를 했을 뿐입니다" "어머, 그럼 손으로 하면 되잖아요?" "저건 일부 메이드 분들이 아침부터 직접 만든 거에요 그런데 그것을 그저 버리는 것은 그녀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셰필드..

"여러분은 주인님의 응석을 너무 받아주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주인님이 글러먹은 인간이 될 게 틀림없어요" 그녀, 셰필드는 감정을 아예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분노 어린 눈망울을 한 채, 들어섰다 그녀는 늘 그렇듯, 나른한 눈망울을 약간 치켜올리고 있었다 시리우스와 지휘관은 그런 차이를 알아차릴 정도로, 과민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직감적으로 그녀가 초조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배 메이드인 그녀의 등장에, 시리우스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갑자기 왜 그래?" 지휘관은 그녀의 시선에 주춤했다 특별히 뭔가를 한 것은 아니였지만 일부러 그를 만나러 온 그녀의 진의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손가락질 받은, 케이크의 잔해를 보고, 뭔가 알 것 같았다 벌써 시간은 정오 먹기 시작한 지 꽤 됐지만 아직도 케이크..

발렌타인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일희일비가 걸리는 날 초콜릿이라는 것에 특별한 가치가 부여되는 하루 소년 역시 이 날에 대해 일희일비할 때가 있었다 과거, 보통사람과 다를 바 없을 때,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소꿉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여성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매년 그 날에는 그 소녀에게 초콜릿을 받았었다 도시가 사라지고, 보통이라는 꼬리표가 떼어져 어두컴컴한 감옥 같은 곳에 감금된 뒤로는 미카사가 그에게 특별히 찹살떡을 가져와 함께 먹었었다 주위의 군인들은 어디선가 단것을 사와서 그에게 보여주듯 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건 그가 그런 기호품을 살 권리도, 돈도 없다는 것이였으니까 말이다 소년에게 제공되는 식사에 그런 것은 없기도 했다 그래도 미카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가끔 그를 만나곤 했..

"저 하인놈은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지?" 그녀, 퀸 엘리자베스의 어이없는 목소리가 조용한 방에 울려 퍼졌다 옆에서 듣던 워스파이트 역시 이번 전말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두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던 벨파스트만은 내심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는지,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비서함을 바꾸어 주기 바랍니다 그런 자신의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 소동이 자신이 바랬던 결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충분히 타협할 수 있는 정도의 좋은 결말을 맞았기 때문이였다 비서함을 바꾸지는 않되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결국은 그런 결론으로 끝내 늘어난 인원은 벨파스트가 메꾸게 되었다 눈앞의 여왕처럼 섬기는 주인의 곁에서 앞으로의 나날들을 보낸다는 미래는 그녀에게는 충분하고도 남을 행복할 미래였다 "....뭐, 결국은 로열..

"역시 주인님은 다이도를 버릴 생각이시군요" 몽롱했던 의식을 되찾게 해준 것은 나약하면서도 쉰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의 주인인 다이도는 두 눈을 붉히면서 멈추지 않는 눈물을 감추듯, 손에 쥔 작은 봉제인형에 얼굴을 대고 있었다 "다이도? 갑자기 왜 그래?" 시리우스와 같은 다이도급이자 그녀와 어딘지 모르게 닮은 다이도 ...라기보단, 그녀가 시리우스의 언니니까 닮았을 거겠지 어쨌든 시리우스의 모습을 느끼게 하는 그녀가 지휘관실에 있으니 조금 위화감이 들었다 모습만은 어딘가 닮았기에 시각적으로는 평소의 풍경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늘 그녀가 앉아 있었던 소파에 쪼그리고 앉아있으니, 더욱 위화감을 느끼게 했다 "얼빠진 소리겠지만 귀엽고 애교 많은 시리우스를 버린다는 건 다이도 또한 버리시겠다는 의미겠죠? 다이도는..

조직 그것은 하나의 커뮤니티 그 명칭 아래 여러 사람이 협력하면서 일을 하게 되는 것 하지만, 이름만으로는 사람이 모이지 않으며, 통솔이 될리가 없었다 그 조직을 통일시키는 사람이, 비로서 그 위에 서야 성립되는 것 그리고 그 아래에 그를 따르는 사람이 모여야 커뮤니티가 완성되는 것 그것이 고리와 고리를 이루면서 모두 간에 다양한 인연을 만들어 가는 것이였다 그리고 인연이 늘어갈 수록 서로간의 갈등도 커진다 그건 사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00명이라고 100명 모두 친구가 될 수는 없는 법 인간도 그런데 인간을 본뜬 그녀들에게 그것을 어떻게 요구할 것인가 서로가 모르는 상대끼리 다툼을 하는 것과는 달랐다 그녀들에겐 기억이라는 것이 있던 것 같았다 어떤 것은 뚜렷하면서도 어떤 것은 애매모호 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가 모를 때가 있었다 아니... 항상 몰랐던 건지도 모른다 몰랐으니까, 얉은 생각을 해버리는 것이고 모르기 때문에, 그 자리의 분위기에 흽쓸려 가버렸던 걸꺼야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비서함을 바꾸겠다고 하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안되는 것이였다 시리우스를 비서함에서 교체한다... 그런 건 생각 한 적도 없었다 그녀가 비서함에 있는 것을 만족하고, 불만도 느끼지 않았다 다만 벨파스트나 다이호, 티르피츠가 비서함처럼 일을 조금 도와줬을 땐, 솔직히 기뻤다 시리우스는 무척이나 열심히 해 주고 있었다 단지, 너무 열심히 해서 여러가지로 역효과가 날 뿐 경솔하다고 할까... 천연덕스럽다고 할까.. 그래서 그들처럼 어른 같은 함선들과 일..

"시리우스의 몸은 어떠셨나요?" 시리우스는 연분홍빛으로 물든 얼굴로 약간은 불안한 듯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물음에 응할 여유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녀의 시선이 너무 강렬해, 시선을 돌릴 수는 없었다 어쩌다 이렇게 됬을까 나는 군침을 꿀꺽 삼켰다 내 왼손은 확실히 부드러운 것을 잡고 있었... 아니, 잡혀있었다 그녀의 거대한 가슴을 그녀의 손에 의해 강제로 쥐어져 있었던 것이다 어떠내고 물어도 대답하기가 곤란했다 ...정말,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왜 이 지경에 빠진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혼자서 시리우스의 침대에 누웠던 것은 기억났다 분명이 그녀가 차를 끓이는 동안,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시 누워야겠다고 생각했었던 것이였다 어젯밤, 론에게 강제로 껴안기고 있었던 탓인지 이상한 기분과....약간..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는거야?" 미카사 씨는 내 머리를 내려다보며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눈치를 살피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는 갑판 위에서 몸을 조그맣게 웅크리며 말했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입을 꾹 다물면서 말 하였기에 전혀 신용할 수 없는 목소리였다 그래도, 일단 포즈만은 제대로 취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옆에 있던 울타리를 잡고, 어떻게든 일어섰디 배릍 탄 것은 이번이 처음 해안가 태생이여서 그런지, 몇 번이나 본 적은 있었지만 말이다 그 광경을 생각하자니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거듭 깨닫게 되는 것이였다 배가 파도에 흽싸여, 흔들리는 모습은 매 번 보았었지만 그 흔들림을 자신이 직접 체험하게 될 줄은 생각치도 못했다 원래 놀이기구란 강하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이번화는 시리우스의 1인칭 시점입니다 "...미안해" 자랑스러운 주인님은 난처한 듯 쑥스러워하는 듯한 감정을 감추며 저, 시리우스의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 비번이라고 하는 날은 뭐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저 산책을 한다든지, 다른 분과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만 시리우스에게 안정되는 시간은 지휘관님 곁에 있을 때 입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일하는 자랑스러운 주인님 곁에서 편히 쉬는 하루 물론 일하는 날에도 하는 일은 변치 않는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오늘... 앞으로는... 더이상 그런 날도 없을 것 같내요 예정대로라면 자랑스러운 주인님이 외출하시고 오늘 밤에 귀가하실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아직 대낮 할 일도 없어서, 일찍 점심을 먹으려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