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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02화 - 마법사의 숙원이 여기에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6장 동방 원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02화 - 마법사의 숙원이 여기에 -

개성공단 2021. 4. 30. 12:00



마스티기오스의 굵은 손끝이 쥬네르바의 목을 감쌌다
다만 거구의 그라도 여전히 움켜쥘 수 없을 정도로 새의 덩치는 컸다

마성과 인간의 가장 현저한 차이를 꼽는다면 그것은 체구
근본적인 생물로서의 격차였다
인간의 모험자나 군인이 어떻게 단련하든
마성의 신체적 능력을 당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차이를 메운 것은 무엇일까
무기도 하나의 답이지만 완벽하지는 않은 답이다
그것은 인간이 마성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 냈지만 승리는 없었다

인류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약한 자에게 존엄을, 굶주린 백성들에게 행복을




인류 영웅 아르티아가 노래한 마법이야말로 인류 패권의 근원
그렇다면 마법이란 마를 죽이기 위한 것일 것이다

자신이 마법사로 태어난 것은
지금 여기서 마를 죽이기 위해서였다고 마스티오스는 그렇게 믿었다

마스티기오스는 손가락을
쥬네르바의 목으로 파고들게 한 뒤 그렇게 입을 열었다
한순간이라도 마력이 끊어지면 독이 마스티기오스에 잠길 것이다

하지만, 아직 마력은 남아있었고
그것은 수백명의 마법사가 가진 마력이였다

마인에게 꺾여 산 채로 싸울 수 없게 된 그들
그 마력은 이제 용자가 되어 마스티기오스와 함께 서 있었다

자신의 마력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것은
피를 한계까지 토해내는 것에 가까웠음에도
그들은 자신의 영웅에게 맡겼다




"우리가 쌓아올린 진수를 보여드리지, 마인 쥬네르바"





그 모든 것의 끝이 이 남자의 수중에 있었다

천둥의 폭풍우로 치면 비교적 완만한 정도로
기묘한 정적과 공백이 둘 사이에 흘렀다

쥬네르바가 다시 요격을 위해
그 양 날개를 펼치고 마스티기오스가 날개를 물리칠 때까지 아찔한 순간

소리 없이, 이상하게도 사람도 마도 호흡을 잊었다
흘러내린 목소리는 하나뿐...





"변조"




그것은 마력의 분류와 뭔가가 터지는 소리였다

순간 다음에는 엄청난 피가 공간을 더럽혔다

체내의 피라는 피가 역류라도 한 것처럼 흘러내리고 흩날렸는데

계속 피가 뿜어져 나오는 광경
그건 너무나도 이상했다

쥬네르바는 입에서 붉은 빛을 뿜어내고 있는 마스티기오스를 보며 생각했다
역시 그는 한계였던 것이다

그 정도의 마력은 분명히 인간 자체의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마력을 쏟아 부은 것
여러 사람의 마력만 수용할 뿐 규격 밖이지만
그것을 몸에서 방출하면 그만큼 몸은 충격과 상처를 받게 마련이다

비록 대량의 물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을 토해내기 위한 관은 일정하니까



그런데도 이 마스티기오스라는 인간은 해낸 것이라고
쥬네르바는 눈을 부릅떴다, 이상하게도 햇빛이 눈부시게 느껴졌다

그것은 그 마음속에 있는 오래간만의 경의였다
진심으로 쥬네르바는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크하하하하, 변했어, 정말로 변했군"





정말 인간은 강해졌다
피로 새빨갛게 물든 시야를 담으며, 쥬네르바는 그렇게 느꼈다

동시에 쥬네르바의 온몸에서 붉은색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눈에서, 입에서, 온갖 혈관이 그의 의지에 반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휘청거리는 쥬네르바를 마스티기오스는 피를 닦으며 쳐다봤다
붉은 색으로 칠해진 독조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마스티기오스는 볼에 지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뇌광을 팔에 감쌌다

마스티기오스가 한 일은 단 하나
라 볼고그라드의 진수



몸의 변조




다른 사람의 몸을 새로 짓는다는 금기의 이치
마법사라면 알면서도 건드리지 않으려는 영역이였다
어쨌든, 상대의 체구 만이 아니고
자신의 체구도 말려 들어가 붕괴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마인이 쉽게 상처받지 않을 것은
앞의 전쟁을 통해, 이미 알고는 있었다
검의 쇠도, 마법의 불꽃도 그들에겐 의미가 없었다

그렇다면 같은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
그래서 마스티기오스는 그에게 상처를 주려는 것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자신이 해보고 싶은 것을 하고 싶었다

그 결과 마스티기오스는 마법으로
쥬네르바의 장기 일부를 불에 탄 철 같은 것으로 변조 시켰다

상태를 봐야 알겠지만
생물인 이상 장기는 항상 생명의 양식인 법

대마 브리간트도 심장을 잃었기 때문에 잠이 들었다
그렇다면 마인도 그 장기를 잃고 쉽게 설 리 없을 것이다

쥬네르바의 발 밑에 모래가 흩날렸다




"후... 정말 강해졌군, 믿을 수 없어
하지만 이제는 믿을 수 밖에 없는가?"




마스티기오스가 뇌광을 뿜으며 팔을 번쩍 드는 순간
쥬네르바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하지만 힘겨워서 쓰러졌거나, 실신한 것은 아니였다

틀림없이 모종의 치명상을 입었는데도 당연하다는 듯
쥬네르바는 아직 살아 있었다





"인정하지, 너는 강해,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지금 필사적이야
필사적으로 너를 죽이려고 하고 있다고"



순간 쥬네르바의 목소리에 응하듯이, 다른 목소리가 울렸다




"엎드리세요"




마스티기오스의 시야에 비친 것은 엄청난 독과 모래폭풍
침식하는 독을 모래가 삼키고
다음에는 독이 사납게 모래를 때려눕혔다
동화에서 이야기 될 만한, 실로 엄청난 광경이였다

모래바람에 휩쓸려 마스티기오스가 몇 발짝 물러서자
쥬네르바의 우렁찬 목소리가 등줄기를 기어갔다





"호오, 이것 봐라... 낯익은 녀석도 있구나
아직 인간의 개 노릇을 하는 이 배신자 같은 놈!
여전히 나를 방해하는 것만은 변함없이 하는 구나!"





쥬네르바의 시야 끝에
독과 모래가 조금씩 맑아지면서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것은 도하스라라고 불리는 자
그는 지붕 위에서 쥬네르바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이상한 눈과 두 개의 뿔은
그가 마성의 종류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인류의 개, 너는 브리간트의 개
이왕이면 나은 쪽을 원한거지
산다는 게 다 그런거 아니겠어? ...아 맞다, 장군"





도하스라는 마스티기오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목소리에는 모종의 경의가 들어 있었다

도하스라는 설마 인류가 마인에게 무릎을 꿇게 하는 짓을
아니 죽이기 직전까지 이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마도 마법의 시조인 아르티아도 
인간을 이 정도까지 키울 마음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도하스라는 한순간 마스티기오스를 다시 보았다

만약 아르티아의 '지배'가 이 세계 전역에 미쳤다면
그는 단지 사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무언가의 역할을 짊어지느냐, 죽느냐가 결정되어 있겠지

아마도 머지 않아 그렇게 될 것 같기에
도하스라는 지금 인류로서 서 있는 마스티기오스를 보고 싶었다




"말리지 마라, 조금만 더 하면 죽일 수 있을 것 같거든"





마스티기오스의 목소리는 용감함의 현현 같았다
그는 입가에 피를 머금으면서 방대한 마력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었다

다만 그는 마를 죽일 기개만은 충분했다




"네, 죽이세요, 다만 신중하게 하는게 좋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느낌이 안좋았다
독극물 쥬네르바는 틀림없이 인간에 대해선 극악
다 죽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해도
무언가 패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특별히, 지금의 도하스라에게 인류에 관여할 이유는 희박하지만
그래도 마인들에게 함부로 당하는 건
예전이 생각나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브리간트의 눈을 뜨게 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므로 쥬네르바의 속셈은 지금 이 자리에서 죽여야 할 것이다

루기스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스스로 나서서 자리를 움직여야 한다
그가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휘저어 준다면
그의 무거운 허리도 올라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문득 도하스라는 주위를 살폈다
본래라면 도하스라가 일으킨 모래폭풍을 틈타
샤드랩트도 권능을 이용할 것이었다
하지만 실성한 것인지, 전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마안으로 바라보아도
샤드랩트의 마력의 기색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스르르 눈을 가늘게 뜨면서 도하스라는 뒤를 응시했다

샤드랩트는 마치 루기스의 등에 숨듯
그 붉은 머리카락을 튀기고 있었다





"믿은게 잘못이지"





도하스라는 미간을 찌푸리며 샤드랩트를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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