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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01화 - 독과 마법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6장 동방 원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01화 - 독과 마법 -

개성공단 2021. 4. 30. 11:11





독극물 마인 쥬네르바와 마도장군 마스티기오스의 일대일 대결
크게 본다면 이 지경에 이른 것만으로도 인류에게는 기적에 가까웠다

아무리 용자 영웅이라 해도
만반의 상태로 마인에 이르기는 어렵다
본래 마인에는 수만이 넘는 마수마족
많은 부하들도 대기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보통사람은 돌파하지 못하는 법이였다

하지만 용자는 모든 것을 죽였다
마수와 마족, 권속들도. 용자만이 이 일을 해냈다


물론 수 많은 피웅덩이와 시체들을 뛰어넘고
소모된 몸과 체력으로 마인을 상대한 사람은 수두룩하다

파수꾼 발레리 브리트니스라는 자도 그랬다
일찍이 그녀는 마의 시체 더미를 쌓고, 대마와도 대적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녀는 어디까지나 인간이었다
인간에게는 체력이라는 개념이 있었고
그녀도 결국은 마인을 당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영걸이 마인을 상처없이 상대한 것
이것 자체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원하고 이루지 못한 광경인가

하지만 오늘날 인류는 또 한 번 기적을 일으켜야 한다
인류가 마인을 능가한다는 기적을...



한순간의 시간이 멈춘 듯한 긴박함
다음 순간에 생사가 결정되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사이

대치 상태에서 선수를 친 것은 당연히 마스티기오스였다
마성, 특히 상위의 마에 대해 관망 등의 말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죽기 때문이였다

어찌하여 적으로 하여금 권능을 사용하고
일격으로 목을 베는 것이 최상의 방법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최소한 주도권을 계속 잡아야 한다
마스티기오스의 두 팔이 신음하며 번개를 번쩍이며 천둥불을 튕겼다




"깔아뭉개라



 

마스티기오스의 팔이 내려앉았고, 그것은 한순간의 일이었다
신의 유산이라 부르는 마법기구가 일격의 번개가 되어 쥬네르바에게 달려나갔다

그것은 하나 만이 아닌 여러 개의 수많은 빛의 기둥이 되어
쥬네르바의 심장을 도려내듯 꽂혔다

상대방이 반응하기 어려운 사이에 잡아 죽여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속도가 전부
사방, 팔방에서 마의 극광이 쥬네르바의 급소를 겨냥하고 있었다



"그렇군"




쥬네르바는 극광에 휩싸이면서
단지 한마디를 중얼거리며 부리를 일그러뜨렸다
이 빛 하나로 마수떼가 그대로 날아간 것이였군
그것을 이 정도로 부릴 수 있다니, 이미 인간을 넘어선 것인가?

쥬네르바는 확신했다
조만간 그는 그 틀을 벗어나버릴 것이다

극광을 이대로 정면으로 받으면
아무리 쥬네르바라고 해도 부상을 피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피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렇다면 녹아버리면 된다
쥬네르바를 덮는 주위의 공간, 그 윤곽이 일그러져 녹아 갔다



풍경이 꾸불꾸불 휘어지고 녹는 모습은
얼핏 보면 세상이 미쳐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 광경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현실이었다

쥬네르바가 가진 독의 병마가 마스티기오스의 극광을 침식했다
독은 생물도 식물도 마력도 똑같이 자신의 먹을거리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단지 그것 뿐이었다면 마스티기오스의 적은 아닐 것이다

참혹한 것은 그 반응 속도와 대응의 정확함이었다
예를 들어 어떠한 대마법이나 원전이라도
다룰 수 없으면 장난감이나 다름 없는 것이였다

하지만 쥬네르바는
권능 그리고 업화나 힘을 내뿜는 신품 마인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독약 한 방울, 한 방울을 손발처럼 다룰 수 있었다

대규모 마를 조타하는 자들이
대부분 정밀한 운용에 서툴렀지만 그는 압도적으로 예외였다
말 그대로 마를 가꿔온 세월이 다른 것이였다

그리고 천 년을 넘게 사는 쥬네르바에게는
기껏해야 백 년도 못 산 마스티기오스는 식은 죽 먹기였다





"믿을 수 없군... 원래대로라면 빨리 철수를 택해야 겠지만..."




극광의 폭풍우가 지나갔는데도 쥬네르바는 상처가 없었다
허를 찔리기라도 하지 않는 한 독극물 마인의 방어성능은 월등했다
포학이라고 해도 좋을 마스티기오스의 대마법이
그의 독에게 모두 먹어치워 진것이였다



정면, 측면, 배후, 상공, 지하

모든 방향에서의 가혹한 공격이 의미를 이루지 못했다
마법이 이 마인을 건드리는 것보다
독의 마력이 마법을 침식하는 것이 훨씬 빨랐던 것이였다





"그런가? 딱히 너만을 살려줄 수도 있는데?"




쥬네르바는 진심이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죽는 것
마스티기오스 한 사람을 놓쳐봤자 문제 없을 것이니 말이다





"그럴 순 없지, 이제부터 전력을 다해 싸우겠다"



마스티기오스의 즉답과 동시에 반복되는 극광의 폭풍
시간차를 찌른 한순간의 속임수나 허를 찌르려는 꼼수가
그 속에는 얼마든지 들어 있었다

마법사는 마법을 짜내는 게 일이지만 군인은 적을 속이는 게 임무

일련의 대마법은 군인 마법사인
마스티기오스의 집대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뺨에는 땀이 타고, 주위의 건축물과 마수가 여파로 튕겨나갔다

그것은 틀림없이 마스티기오스가 내뿜을 수 있는 최대 출력의 마
열의 위력은 마인의 뺨조차도 펄펄 뛰게 할 정도였다

그러나 제네르바는 냉정함을 유지한 채 그것을 되받았다

어떤 속임수도, 잔꾀도, 쥬네르바로서는 그다지 새롭지도 않았다
마를 다루는 사람이 생각해 내는 것은 과거 그 사람도 생각해 냈으니 말이다

쥬네르바가 공세를 억누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였으나
이런 최대 출력은 오래 계속 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에겐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다리는 거야
신중하게, 어떻게 하면 더 우위에 설 수 있을까, 생각하자
어짜피 이런 건 오래가지도 못할 거야





그런데... 

5초가 지나가고, 10초가 지나가고, 30초... 무려 1분이 지나갔다
아직 쥬네르바를 뒤덮는 뇌우는 그 기세를 꺾지 않고 있었다

이에 쥬네르바도 이에 목을 울리며
독수리 같은 눈을 부릅뜨고 그 앞을 내다보았다
번갯불에 휩싸인 전쟁터는 이제 눈으로도 보이지 않을 지경이였다

말도 안 돼

쥬네르바가 입속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이만한 최대 출력을 유지할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마스티기오스가 인간을 벗어났다고 해도, 이건 아니야


내 몰리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이상사태에 쥬네르바의 표정에서 처음으로 여유가 사라졌다

투쟁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방치해 두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법이였다

쥬네르바는 조심스럽게 태세를 앞쪽으로 기울였다
그것은 전투태세였다



쥬네르바는 지금 이 자리에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것보다
다소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우위라고 판단했다
설령 적이 무엇을 해와도 대응할 자신이 있었다
그것은 사실이고, 과신도 자만심도 자부심도 아니였다

그래서 여기서 쥬네르바가 상탈출을 택하는 것은 필연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필연이라는 것에 대응하는 것이 있었으니

쥬네르바는 독의 범위를 변동시켜
뇌광의 일각을 튕긴 뒤, 시야를 비틀어 열었다
순간 눈이 맑아지긴 했지만, 독의 밀도가 희박해졌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그 마법사가 있었다
그의 커다란 손가락이 즉각 쥬네르바의 어깨와 목을 휘어잡았다





"미안하군, 거짓말을 했다
진짜 전력은 이제부터다"





마스티기오스가 눈을 부릅뜨고 손가락에 열을 띠며 말했고
쥬네르바는 부리를 치켜올렸다

정말 유쾌한 일이었다
쥬네르바는 그제서야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이 인간은 정말로 자기를 죽이려고 살의를 향하고 있다

일체의 주저없이,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표정을 한 인간을 쥬네르바는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야엔 뇌광과 모래가 덮어가지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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