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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98화 - 영웅의 그와 마인의 그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6장 동방 원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98화 - 영웅의 그와 마인의 그 -

개성공단 2021. 4. 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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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마법



사람들은 레우가 이루는 행동을 그렇게 불렀다
생물을 보석으로 변화시키고, 보석을 다시 생물로 변화시킨다
아름다움마저 느끼게 하는 그 현란한 마법이
설마 마인의 권능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레우의 손아귀에서 굴러 떨어진 수백 개의 보석이
그 자리에서 병사로 모습을 바꾸어 갔다
병사들은 한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곧 그 자리에서 대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마법을 걸기 전에 카리아의 설명을 들었지만
설마 이런 순간에 이동을 할 수 있는 물건이라고 그들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 그들로서는 이 이동이 순식간일 거니까



보석은 시간마저 초월해
그곳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하고 보관하고 봉인한다
보석이 된 존재는 일체의 퇴화를 하지 않고 말이다

권능을 빌린 레우라면 그렇게 오랫동안 보관하기는 어렵지만
몸통인 아가토스는 과거 보석이 된 대도시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

퇴화되지 않는 아름다움
이것이야말로 보석 아가토스의 진면목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버나드는 가도 한편에 소부대가 생기는 것을 아연실색하며 지켜봤다
등줄기에 소름이 돋고, 자신의 상식이 바뀌어 가는 것을 느꼈다

마법이란 이런 것인가
버나드가 지금 여기서 느끼고 있는 것은
마군의 등 뒤를 밟은 기쁨 따위가 아니었다
마음을 핥는 것은 그보다 더 깊은 마법의 경외심



레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처럼 이루어냈지만
만약 레우 같은 힘을 쓰는 사람이 몇 명 있으면
그것만으로 세상의 전술은 아주 시원하게 뒤집어질 것이다

군인이 부대 통째로 시원시원하게 순간 이동 하는 것
군도, 병참조차 필요 없는 것이 겠지
그런 것이 상식이라면 국가는 언제 어디서부터
적군에게 습격당할까봐 두려움에 휩싸여 계속 싸우게 될 것이다

그것은 누적된 지혜와 지식이 전부 뒤바뀌는 것
지식과 기술의 신봉자인 문장교도에게
이것은 너무나 믿기 어려운 광경인 것이였다

생각하면, 이것이 버나드에 있어서의 계기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이때만은 아직도 멍하니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에 비할 만한 것을, 문장교에서 창조해내야 해




"군사 분들의 복원이 끝났습니다, 지휘 부탁드립니다, 버나드 님"




레우는 천진난만함마저 보이는 어조로 버나드에게 말했다
자신이 다룬 재능에 관한 일 따위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그녀의 말에 순간 버나드는 입술과 눈썹을 찡그렸다

원래 이곳에 부대가 완성되는 것도
지휘를 맡는 것도 버나드는 완전히 금시초문이었다
지시받은 것은 레우를 이 곳으로 옮기는 것뿐

여기까지 자신에게 숨긴 것을
아마도 조금이라도 정보가 새나가는 것을 카리아가 싫어했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카리아에게는 기사 계급 특유의 것이 있었으니
지령은 내리지만, 그것은 항상 최저로
다음은 장소를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무언중에 말하곤 했다

반대로 말하면 그것마저도 모를만큼, 무능하면 필요 없다는 얘기

버나드는 미간에 주름을 잡으면서
물결치는 날을 햇빛에 비추며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적군의 척후를 강습한다
잘 들어라, 이건 싸움이 아니다
그저 적의 시체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






중앙 가도
마스티기오스가 이끄는 인류군과
마군 주력이 당당한 행동으로 서로 잡아먹는 전쟁터

수야 마군이 압도했지만
가도라는 곳에서 전투할 수 있는 병력은 제한되었다
게다가 인류측은 진지 형성까지 해가며 마군의 공세에 대비하고 있었다

때문에 간간히 맞붙을 만한 상태가 될 터였는데

전투 개시를 한지 한 시간
우세한 것은 인류군이었다



그것은 마스티기오스가 마군 대처에 익숙해 있던 것과
용병의 능숙함도 요인일 것이다
병사들은 마군의 돌격에 매번 배치를 바꿔
최소한의 피해로 극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마도 가장 큰 요인은
그런 것이 아니라 마군이 안고 있던 모종의 감정 때문이었다

즉, 마도장군 마스티기오스와 마인 루기스에 대한 두려움



독극물 쥬네르바가 그 몸을 나타내기까지
마군은 무지막지하게 마스티기오스의 마법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존재가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깨닫고 있었다
거기에 마인까지 있다면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마수이기에 움직임이 둔해질 것이다

돌격 시 한 순간의 망설임이
인류 측이 대항할 만한 여력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좌익과 중앙 방면군은 순조롭군요
우익측이 공격당할 기미가 보이는 건 느낌일까요?
괜찮겠어요? 우익측이 떨어져나가면 마군에게 포위당할 것에요"




루기스를 따르는 마안수 도하스라가 두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 말엔 막힘이 없고 또 잘못된 것도 없었다
도시 일부를 내다볼 정도인 마안을 가진
그에게는 별로 힘쓸 일도 아니었다

루기스는 의자에 주저앉은 채
다리를 내던지고 전선에 시야를 준 뒤 입을 열었다




"너 그거, 마스티기오스에게 한 번이라도 말했냐?"



도하스라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특별히 도하스라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인간에게 특별한 흥미가 없었다
그 점에서 그는 실로 마성다웠다



"순진무구 하군, 그는 나의 적이야
그 정도까지는 생각하고 있겠지
만약 생각이 없다면 그것 뿐인거고, 궁금하면 물어보고 와도 돼"



"난 안돼, 난 네 주변이 가장 안전하니까!
강한 자의 비호 아래 있는게 제일 안전해! 절대 안 돼!"



가슴을 펴고 그렇게 주장하는 샤드랩트에
도하스라는 모종의 부러움까지 느꼈다
바보는 아무 생각 안해도 되니까 편한 것 같군

그러나 원래대로라면 루기스의 주위가 가장 위험한 지대일 터였다

그는 항상 선두에 서서 사지를 그 발로 밟았다
적지인 감옥 벨라에 단 둘이서 침입해 온 일은
도하스라의 기억에 아직도 남아있을 정도

그러나 루기스는 지금 그럴 마음이 없는 듯했다
슬며시 도하스라가 나서지 않겠느냐고 묻자 그는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멍청이 같은 소리 하지마
네 말은 지금 싸우고 있는 자들에 대한 모욕이야
그들은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취약한가?
아니면 인도 없이는 걷지 못할 정도로 의지가 없는가?"





팔꿈치를 괴고 선 채 루기스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말로 도하스라는 본래의 그와
마인이 된 그의 가장 큰 차이점을 깨달았다
자신도 모르게 볼이 느슨해지는 것을 깨달은 그는 쓴웃음을 띄웠다

인간이었을 때의 루기스는
본질적인 부분에서 인간을 조금도 신뢰하지 않았다
그의 단독행동과 독단적인 행동은 인간불신 때문임에 틀림없었던 것이다

반면 아이러니컬하게도 마인 루기스는
마치 어린아이 같은 순진함으로 인류를 신뢰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본래는 모두 반대일 것이다
인간은 인간을 신뢰하고, 마성은 인간을 신뢰하지 않는다
하지만 루기스는 인간에서 마성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기억을 상실함으로써 비로소 인간을 진심으로 신뢰했다

도하스라는 마안을 물결치게 하며 흥미를 루기스에게 돌렸다
그렇게까지 인간을 버리게 된 그의 과거란 무엇이었을까

분명 하나의 사건에 의한 것이 아닌
여러 가지 과거가 있고, 요인이 있고, 다양한 계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옛날의 아르티아처럼....





"그...그럼 정말 독극물이나 톱니바퀴가 나와도
인간에게 상대하도록 하는 건가요? 그렇다면 역시..."


"그만둬"



도하스라가 말한 말을, 샤드랩트가 가로막았다
도하스라는 자신도 모르게 눈꺼풀이 불쑥 올라가는 걸 느꼈다

샤드랩트의 거동으로서 이것은 드문 것이었다
원칙적으로 그녀는 누군가를 따라다닐 뿐
바보처럼 겁이나 비명을 지르는 경우는 있어도
스스로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게다가 지금, 그녀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정연했다
그런 기분이 도하스라에게 있었다




"쥬네르바는 말이야, 인간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쉽게 말하면 독을 내뿜은 새의 왕이라지만
그 근본 자체는 태양과 바람의 신이잖아?"




그 순간 도하스라의 눈빛이 변했다

옛날, 아직도 그 세계가 신화의 연장이었던 시대
아르티아와 함께 대마, 마인들을 멸망시킨 도하스라에서도
샤드랩트가 말하는 그것을 보진 못했다

마인들이 신으로 군림했던 시대가 있다면
그야말로 대마가 발생하기 이전의 원시신화 시대가 있다
근데 어떻게 그녀가 그 시대를 알고 있다는 말인가?

도하스라가 그것을 묻기도 전에, 루기스가 입을 열었다





"뭐야, 저 새대가리를 상당히 잘 알고 있네? 아는 사이야?"


"아는 사이고 뭐고, 원래 나와 동포였어
같이 다른 대마와 맞선 적도 있었지"






그 말이 끝난 직후, 도하스라가 입에서 무언가를 뿜어냈다
반면 샤드랩트는 아, 이거 말하길 잘 했어, 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쥬네르바가 증오하게 된 그녀라는 것은

같은 비행체인 샤드랩트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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