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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97화 - 인류의 역사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6장 동방 원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97화 - 인류의 역사 -

개성공단 2021. 4. 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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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군 좌익
카리아가 이끄는 문장교병 3000병이 창을 들고
진을 이용해 마군과 상대하고 있었다

밀려든 수많은 창들이 떼지어 모인 뱀처럼
마수의 강인한 피부를 잡아먹었다
계속 출혈이 일어나고, 거구의 마수가 크게 울면서 절명했다
철의 은빛이 햇빛을 반사해 한순간의 반짝임을 전쟁터에 쏟아냈다

루기스를 따라다니며 전쟁을 반복한 이들은
모종의 익숙함과 노련함이 있었다
그것은 마수의 광포성에 대한 익숙함
인간 이상의 강자에 대한 다루기의 능숙함

네 발로 기어가는 마수는 주로 시선이 정면으로만 가기 때문에
허공에서의 위협이 매우 약했고
반면 두 발로 뛰는 마수는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마군은 대부분 인간과 달리 무기를 지니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몸집와 마성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였다

사실 그들이 하려고만 한다면, 인간 따위는 튕겨낼 수 잇었다
결코 그들의 자신감이 결코 자만심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왜 마성이 대륙의 패권을 빼앗겼는지 모르고 있었다

확실히 대마, 마인을 죽인 것은 아르티아의 공적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그 후 인류는, 스스로 창을 들고 그 판도를 계속 넓혔다
만약 인간이 진정으로 마수에 항거할 수 없었다면
아르티아 사후에는 다시 예전의 시대로 되돌아갔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인류는 그다지 취약하지 않다
그들은 마수의 송곳니에 대항하기 위해
검과 창을 들고 두터운 방어구로 무장하였다

인류의 역사는 곧 마수와의 싸움의 역사
인간끼리 전역을 반복하게 된 것은 기껏해야
아르티아 시대 이후 수백 년의 일이다
그렇기에 인류는 항상 마수에 대항해 왔다

그 역사를 이어온 인류가 지금
그저 돌격만 되풀이하는 마에 쉽게 패배할 리 없었다

열을 이룬 병사들이 일제히 장대한 창을 힘껏 던졌다
허공을 후려치는 소리와 살을 갉아먹는 오열
그것이 몇 번이고 계속 울려퍼졌다



"궁병들, 전방 주시!"





은색 눈에 마수 이상의 사나움을 담은 거인 카리아가 말했다
그녀 허리에 있는 검붉은 색 검은 피로 젖어 있었다

시야 끝에는 커다란 날개를 펼치는 마조가 있었다
아니, 정확히 새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위를 열로 뒤덮듯 불꽃을 뿜으며
날아다니는 새는 본 기억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비늘은 보이지 않지만 어쩌면 멸종했다고 전해지던 용의 권속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눈 앞의 새는 그 만한 위용을 가지고 있었다




"용인지 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게 괴마수 아도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진을 물러나도록 하겠습니까?"




맨 앞줄의 부대장이 카리아에게 물었다
부대장은 이런 종류의 새 괴물을 여러 번 역사적으로 들어본 적이 있었다
파멸을 불러들여, 사람의 도시를 반드시 진흙 덩어리로 바꾸어 버리는
괴마수 아도르, 옛날 한 지역에서는 신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한다

여러 차례 격퇴당한 마군이였지만
아도르는 다시 돌격을 이끌어내기 위해, 여기로 오는 것 같았다

아도르가 멈추지 않을 경우
상공에서 업화를 받으며 진을 유지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맨 앞줄의 진을 물리친 뒤 마조를 끌어들여
사살하는 것이 가장 피해가 적을 것이다

물론 괴마수 아도르를 죽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카리아는 부대장의 말을 되새기며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는 것 같았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네놈이 산골짜기의 모험자라면 이해하겠다만
너는 지금 누구의 군인인 것이냐?"


"저는 당신의 군인이 아닌, 그 분의 것이죠"




부대장은 매우 솔직한 남자였다
말의 뜻이 어떻든 카리아에게 이렇게 똑바로 말을 내뱉는 병사는 드물었다
그의 뺨에는 카리아처럼 미소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주인이 같은 탓인지
카리아와 부대장의 관계는 묘할 정도로 좋았다
모종의 정신적 측면에도 가까운 데가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겨우 이 정도로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그 녀석이라면 아마 콧방귀를 뀔 거야"


"네, 알겠습니다,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흘끗 주위를 둘러보면 궁병은 좌우 가옥
그리고 진 안쪽에서 이것으로도 화살을 짜내고 있었고
보병도 이제는 정면의 적밖에 보지 않았다
식은 땀을 흘렸을 텐데도 그것을 보이는 기색은 없었다

그렇고말고, 하고 부대장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너희들은 누구의 휘하냐, 누구 밑에서 싸우고 있는가
그것은 답할 것도 없다... 그는 목소리를 낯추어 부하에게 명령을 내렸다




"창병은 고개를 숙이지 말라, 궁병이 엄호할 것이다
그러면 저 새는 반드시 기가 꺽일 것이니, 그 시점에서 압도해 죽여라!"




이제 부대장의 시야에 있어 
역사상의 괴물 아도르도 한낱 마수와 다를 바 없었다
분명 그 영웅도 자신처럼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






역시 제정신이 아니야
문장교의 병사중 하나인 버나드는 물결치는 칼날을 허리에 차고
겨드랑이에 흰머리 소녀를 안고 작게 말을 흘렸다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었다
예를 들어 마군의 돌격을 받고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동포들을 만났으며
또한 일찍이 한번 루기스를 배신한 자신을
일부러 단독으로 행동하게 하는 현상에 대해서이기도 했다

자신이 달아날 줄은 몰랐던 것일까
버나드는 몇 번째인지 알 수 없는 질문을 허공에 던지며 동시에 생각했다
그래, 생각지 못했을 거야... 그런 생각을 하니 뭔가 꺼림칙하는게 있었다

그는 소녀, 레우를 겨드랑이에 안은 채로 뒷길을 달렸다
마침 돌격을 거듭하고 있는 마군의 등뒤로
돌아설 수 있는 지점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저 괜찮으세요? 무겁지는 않나요?"


"오히려 너무 가볍구나, 아침은 든든히 먹었니?"




그건 소녀에게 신경 쓴 게 아니라 정말 놀랍도록 그녀는 가벼웠다
또래와 비교하면 걱정이 될 정도였다

덧붙여 계속 지껄이는 소녀에게 혀를 깨물지 않도록 말하면서
버나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앞에는 마병이 보였다
아마 개의 머리를 한 코볼트병일 것이다
숫자는 두 마리, 정규군이라는 것보다는 척후병 같은 느낌이겠지

버나드는 그것을 보고 더 이상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긴 팔을 뻗으면서 허리의 칼날을 순식간에 뽑았다

그리고 그대로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코볼트병의 목덜미를 찢었다
핏방울이 튀어나가면서, 버나드의 뺨을 더렵혀 갔다

또 한 마리의 코볼트 병사가 흔들리면서도
팔을 치켜들고 발톱을 돌리는 동작을 취했다
광포한 눈의 반짝임과 위협하는 듯한 사나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무의미했다



버나드가 내리친 칼날을 돌려, 그대로 하늘을 향해 치켜들었다
그것이 그대로 코볼트병의 목덜미를 잡아먹었다
그렇게 단 두 마리의 코볼트가 단숨에 절명했다

정확히는 아직 죽은 것이 아니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도 못하고 절명을 기다릴 게 틀림없다

노골적인 칼날을 한 손에 든 채
버나드는 말없이 마수의 머리를 그 자리에서 짓밟았다
그리고 레우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자, 솔직히 아직도 이해가 안가지만
여기라면 그들의 배후를 찌를 수 있을거야
근데 뭘 할거라는 말을 못 들었는데, 대체 뭘 하겠다는 거야?"




레우는 피를 보고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버나드에게 말했다

버나드는 그녀가 마법사라는 말을 들었지만
여기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밖에
카리아에게는 듣지 못했다



"충분합니다, 다소 넓고 말이에요"




그러면서 레우는 양팔을 가볍게 벌렸다

순간 그 거리에 수백은 될까 하는
진홍색 보석이 흩어져 갔다
버나드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부라렸다

다수의 마법사가 영창으로 이룰만한 것을...
이토록 작은 소녀가 말없이 보석을 만들어내다니

레우는 버나드의 경악을 뒤로 한 채 조용히 말했다






"사람을 보석으로, 보석을 사람으로
권능을 잠시 빌리겠습니다, 아가토스"





보석이 조금씩 그 크기를 바꿔가기 시작하더니
그것이 사람의 형상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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