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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60화 - 마법사의 계략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7장 베르페인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60화 - 마법사의 계략 -

개성공단 2020. 4. 1. 16:10

뉘엿뉘엿 지는 햇빛이 창문을 통해

베르페인 영주관의 복도를 비추었다

물병을 나르던 하인이 공손히 고개를 숙이자

그에 따른 듯 흔들리는 검은 머리카락이

창문에 비치고 잇었다

 

피에르트는 여유럽게 영주관의 복도를

당당하게 활보하고 있었고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는

달달한 꽃 향기가 흘러나오고 잇었다

 

천천히 복도를 지나

하인의 시야 밖으로 나온 곳에서

휴, 하고 피에르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군

 

사고 유도의 마법

역시 편리하긴 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그래도 이것이 마법다운 마법이 아닐까

 

할 수 잇는 것은 생각을 유도해서

사실을 오인하게 할 뿐이였다.

그것도 너무나 위화감이 있으면 

효과가 약해져버린다

 

나는 손님이기에

관내를 산책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님을,

상대의 머리에 주입할 정도였다

 

이래서는, 루기스가 바랬던 것 같은

많은 사람을 선동하는 것 같은 건

아직 먼 이야기 인것 같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다

아직 루기스에게 보여줄려면 갈 길이 먼거 같았다

어서 성과를 그에게 보여주어서

칭찬의 말을 듣고 싶은데...

 

하지만, 그녀는 참기로 했다.

너무 조급해하면 작은 성공마저

손가락에서 흘러내린다는 말도 있으니

준비는 만단으로 해야 했다.

 

게다가, 사고 유도도

지금은 이것만 할 수 있다면 상관없었다

당장 필요했던 것은 자유였기에

이것만 있어도 충분히 용무를 볼 수 있다

 

그녀는하지만 아무래도 가슴속에 

조급함이 스며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눈치채지 못하게 

발소리를 줄이려고 해도,

자신도 모르게 신체의 움직임이 빨라져갔다

 

한심하내, 이래서야

감정을 제어할 수 없는 어린애 같잖아

 

하지만, 루기스는 곧 여기에 이를 것이야

그것은 그의 움직임을 상정한 예상이였다

그는 베르페인을 탈취하기 위해

이 곳에 온거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를 위해 

모든 것을 정리해 두고 싶었다.

그를 위해 무대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거야

그러면 몹시 기뻐하며, 나를 칭찬해주겠지

 

그 생각이 뇌의 끝만 스쳐도

피에르트의 가슴속에 뭔가 따뜻한 것이

흘러나오는 것을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지금 아직 루기스는 나를 바라보지 않고있다

그것을 알고 싶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 사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과거의 나는 무언가를 시도하다가

한번 실패하면, 그것은 어쩔수 없는것이라며

나는 평범한 납덩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 생각을 마음에 담아두려 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은 루기스 덕분 일 수도 있었다

 

피에르트의 머리 속에서는

여기 베르페인에서 결정적인 일을 해내서

그가 나에게만 의지하도록

말뚝을 박아버리자고 말하고 있었다

 

루기스, 당신만은 포기하지 않겠어

쉽게 나를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진 말아줘

 

설령 손톱이 깎이고, 손가락이 피를 흘리고,

이 눈에서 빛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당신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칠거니깐

 

피에르트의 뺨이 느슨해지며

영주관 복도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도착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영주, 귀족, 그렇게 불리는 자들의

관내에는 반드시 있는 방...

그들이 소유한 땅의 모든것이 수집된 장소

서고로 피에르트는 발걸음을 천천히 뻗어갔다

 

그림자가 천천히 복도를 향해 나아갔다

 

 

 

 

*

 

 

 

 

황금색 눈동자가 겁먹은 듯이 오싹해졌다

 

입술이 심하게 말라 있음을

알류에노는 느꼈다.

조금 전까지 마시고 있던 공기가

뭔가 다른 것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 같은

위화감을 폐가 호소하고 있었다

 

정말로 공기가 변질된건 아니지만,

그거에 가까운 영향이 미친 듯 했다

 

그래, 이건 마력이다

마력의 흐름이 비뚤어지게 휘어졌다

그것이 마치 공기가 변질된 것 같은

감각으로 이 몸에게 미친 것이였다

 

알류에노는 자신도 모르게 메스꺼움을 느낄 것 같아서

그녀는 손으로 입가를 막았다

 

아마 평범한 사람이라면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고,

마법에 조예가 깊은 인간이라도,

가볍게 눈쌀을 찌푸리고 말 것이였다.

 

하지만 성녀로 추앙받는 신체에

넘쳐흐를 정도로 쏟아지는 마력이

명확한 이상을 이 몸에 보고하고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전신을 둘러싼 혈액이

스스로 갈 곳을 잃어버린 나머지,

전혀 엉뚱한 장소로 

혈ㄱ액을 옮겨 버리는 것 같았다.

 

황금색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살짝 볼이 창백해짐을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이 흐트러진 마력의 출처를 찾기 위해

휘청거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복도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창문으로 들어온 석양이

알류에노의 눈동자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이제 슬슬 해가 지려고 할 때였다

 

"............"

 

그 해질녘의 경치에

가슴이 흔들린 듯 

알류에노의 입술이 살짝 움직였다

 

그 희미하게 새어 나온 목소리는

누군가에게 전달되지도 않은 채

하늘에 섞여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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