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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88화 - 머리 속에 숨은 가시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8장 악덕 왕국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88화 - 머리 속에 숨은 가시 -

개성공단 2020. 4. 15. 11:13

정식으로 문장교에 관여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애매한 입장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엘디스, 엘프를 섬기는 기사로 살 것인가

 

그것이 라르그도 안에게 전달된 선택이였다

그녀치고든 드물게 떨리는 목소리 였다

 

가능하다면 성녀에게 바람직한 선택을 해 주기를 요청하곤

안은 이쪽을 노려보며, 방을 나가버렸다

결국 근신은 풀리지 않았다는 건가?

 

나는 다시 찬 공기가 가득 찬 방에 그대로 놓여진 채

테이블에 팔꿈치를 괴며, 저절로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정말 난처하군, 나에겐 어려운 선택이야, 오히려 곤혹스럽기까지 하군

 

어쨌든 내가 지금까지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는

그저 손을 뻗어, 손가락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억지로 무엇인가 선택한다고 하는 행위였다

그것이 지금은, 자 선택하라는 듯이

선택사항이 주어져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아무래도 익숙치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반대로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문장교에 속할 것인가, 아니면 가자리아를 섬길 것인가

아니면 결국 지금과 다름없는 신분을 이어갈 것인가

어느 것도 결코 나쁜 것은 아니였다

 

문장교는 어느 정도 나쁘지 않은 대우를 해줄 것이고,

가자리아에 가면 기사 신분을 줄 것이다.

그것은 확실히 나의 목표 중 하나 였지만,

과연 그것을 내가 받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갈등도 있다

 

분명 다른 사람들이라면, 이런 고민을 하진 않겠지

 

태양 같은 영웅 헤르트 스탠리라면

자신의 정의와 선의로 선택을 바칠 것이고,

카리아는 힘의 신봉자, 피에르트는 그 지식을 가지고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할 것이다

엘디스는 가자리아를 위한 선택을 고르겠지

 

그럼 나는 뭐지?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여기에 있는 거였지

 

알류에노의 손을 움켜지기 위해서인가

 

동경의 대상일 뿐이였던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인가

 

이제 다시는 지난 여로 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일까

 

생각하면 할 수록 머리속은 소용돌이에 맴돌기 시작했다

명료할 법도 했으나, 이젠 멍이 든 듯 모호해지기만 했다

이젠 왜 이렇게 고민하며 신음하는 조차도 모르겠군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여하튼 그것은 산다는 것과 다름 없으며

사람은 늘 오열과 오열을 반복한다!

갈등과 선택이야말로, 산자의 묘미라는 것이다!!''

 

또 너냐?

나의 눈썹이 경련하듯 오그라들었다

 

눈꺼풀에 몰래 숨어들 듯, 마치 기어가는 모습을 흔든 것은

일찍이 나에게 선택 사항을 주었던 그림자의 모습이였다

옛날처럼 과장되게, 전혀 변함없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그 그림자는 나의 머리속에 떠올라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물론 그것은 내 머리속에 맘대로 떠오른

상상에 모습에 그저 지나지 않았을테지만 말이다

정말이지, 어짜피 상담역으로서 모습을 나타내 준다면

알류에노가 제일 일테지만

 

"아무튼 모든 배우가 역할을 하나씩 얻고, 무대에 올랐고

너 혼자만 역할을 부여받지 않은 건가"

 

시커먼 그 모습은 내 상상의 모습일 뿐인데도,

마치 뜻 모를 말을 늘어놓고 있었다

내 머리속에 떠오른 존재라면, 좀 더 알기쉽게 말을 걸어달란 말야

 

아, 그렇게 말해도,

옛날에도 이 그림자는 이런 모습이였던가

그 대부분의 말들이 나에겐 의미를 알 수 없는 것들이였어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 훌륳아게 그 그림자를

모방하고 잇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할 수만 있다면, 그런 의미도 알 수 없는 말 말고,

고민하는 양에게, 조금의 계시라도 준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으련만...

 

"그럴 순 없어, 선택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현실로부터 도피해 버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감미롭겠지

그것을 구원이라고, 그렇게 부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야

그것만으로도 상관없다는 사람도 있을테고 말이야

하지만, 너는 그것을 부정한 자"

 

대단히 그럴싸한 말을 해주는 군

왠지 말을 요구한 내가 바보같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옛날에 비슷한 말을 한 녀석이 있었군

그렇다고 해도 그 악당이 어떤 의미로 한 건지 모르겠지만

당시는 스승다운 말을 하는 것이라고 감탄하고 있었지

 

"그러므로, 내가 말하는 것은 딱 하나

이것은 하나의 계기, 네게 주어진 하나의 갈림길

더 이상 되돌릴 수는 없어

그만한 발자취를 네놈이 남겨버린 거니까 말야"

 

운 좋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충분히 고민하고, 머리를 감싸며 고르는 것이 좋다

 

그렇게 일찍이 내가 들었던 것 같은 말을 남기면서,

그림자는 스르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결국 아무런 해답도 보이지 않은 것이였다

그건 그렇겠지, 어쨋든 지금의 것은

단지 내 안의 고민이라고 하는 녀석이

저 그림자의 모습을 흉내내서

시시한 만담을 연기 했을 뿐인 것이야

 

하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긴 했어

이전에, 이 마음이 선택을 했을 때의 일을

생각나게 해 주긴 했다

 

하아, 하고 목구멍 속을 공기가 통과했다

차가운 공기가 왠지 지금은 기분이 좋은 느낌이 들게 했다

 

역시 사람은 빨리 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건가

이 몸에 벤 습성, 성질이란 놈은 좀 처럼

그 모습을 변모시켜 주지 않는군

 

나는 내 안의 비굴함을 없애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 모습을 내 안에서 지워버리지 못한 것 같다

 

어딘가에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 같은 존재가 과연 조직 같은 곳에 정식으로 속해도 되겠는가

너무 큰 기대라도 하고 있다가, 혹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해

낙담시키고 또 모든 것을 잀게 하는 것은 아닐까

 

잃을 것을 두려워하며, 손에 넣기를 거부해 버린다

그런 바보같은 행동을 아직도 나는 가슴속에서 길들이고 있었다

 

어리석군, 정말 어리석어

 

알류에노의 손을 잡기 위해

동경의 대상이던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두 번 다시 이전의 여로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해,

그 모든 것이 정해져 있었다

 

무엇하나 포기하지 않기 위해사, 지금 나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맡을 역할도 정해져 있었다

그것을 생각나게 해준 것이, 

그 그림자의 환영이라는 것이, 조금 불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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