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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89화 - 안 이라는 소녀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8장 악덕 왕국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89화 - 안 이라는 소녀 -

개성공단 2020. 4. 15. 12:44

라르그도 안은 자신의 내장이 비틀리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몸은 마디마디가 굳었고, 앞으로 나아가는 다리는 상당히 무거웠다

방심하면 작은 입술에서는 얼마든지 한숨을 내쉴 것 같았다

 

그것도 당연한 일로, 여하튼 안은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렇다. 문장교와 가자리아의 합동회의

 

이전의 문장교도와 가자리아가 동맹을 맺었다는

의례적으로 한 행사 같은 회의와 다른

 

이번에는 자신들에게 내려오는 대성교라는 검을 앞에 두고

문장교도와 가자리아가 서로의 어금니를 드러내는 시간이였다

 

그렇다면 이제 그 준비 때문에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모자랄 수 밖에 없었다

안은 합동회의에 참석하는 이상, 몸가짐 정도의 화장은 했지만

그녀의 눈 밑에는 더 깊은 구석이 형셩되어 있었다

 

회의 출석자의 결정, 정밀한 작전의 책정에

날마다 변동하는 정보의 수집, 더 나아가 그에 따른 군비의 운용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했다고는 말하기 어려웠고

그 때문에 불안요소가 걷힐 리 없었다

 

단지 안의 마음에 달라붙어 무거운 사슬이 되어

그 다리를 꿰메려는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니였다

오히려 그 정도 일이 의제에 오른다면 환영이였다

 

안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누군가가 용사, 루기스의 일을 회의장에서 발설하는 것

 

아무튼, 그녀는 핀 엘디스가 루기스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을 아직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녀의 주군 마티아에게 조차도...

 

일단 그것은 안이 문장교에게 배신을 했다거나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였다

어디까지 핀 엘디스의 말은 비공식적으로 한 것이였고

회의 개최를 결정했을 때, 잡담이라도 하듯이

띄엄띄엄 늘어놓은 말에 지나지 않는 것이였다

 

게다가 안은 합동회의 개최에 이르기까지 

가자리아의 조율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발생한 현상에 대해서는

자신의 재량으로 처단하는 것이 가능 했다

 

그라니 잡담 한 두가지 정도 살짝 파묻어 버린다고

책망을 받을 가딱은 없었다

 

하지만, 성녀 마티아에겐 보고 해야 하는 것이였다

 

잡담 이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문장교의 주요 인물임에 틀림없는

루기스를 동맹국 여왕이 인도해 달라고 하는 큰 문제였다

그야말로, 지금부터 전쟁이라고 하는 대사건에

양세력이 힘을 거듭한다고 한다면, 

틀림없이 정리해야 하는 최우선 안건이나 틀림없었다

 

그 점을 깨닫고 난 후에, 안은 도저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왜냐하면, 싫을 정도로 느껴지고 있는 성녀 마티아의 변화였다

 

명확히 타산으로붙터 떨어진 곳에 있는 감정을,

루기스에게 안아버리고 잇을 지금의 성녀에게

핀 엘디스의 요구를 말해버린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것을 상상할 때마다, 섬뜩한 감촉이 안의 머리 속을 어루만져 갔다

마치 악마의 손끝처럼 말이다

 

두 개의 결말

 

하나는 성녀 마티아가 평소와 다름없는 타산을 머리에 떠올려서

루기스를 아무런 유감없이 가자리아로 넘기는 결말

 

문장교가 본래 취해야 할 길은 그것이라고 안은 생각했다

어짜피 루기스라는 존재가 상실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문장교와 가자리아의 동맹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오히려 루기스를 통해 가자리아의 방침에 간섭할 수도 있지 않을까

 

중요한 전력인 카리아나, 피에르트를 생각해도 이익이다

오히려 개인을 따르는 불안정한 전력은 전력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과거의 마티아라면, 틀림없이 이 선택을 했겠지

 

하지만 지금의 안에게는, 또 하나의 결말에 선명하게 눈에 떠올랐다

 

그것은 성녀 마티아가 타산이나 이성이 아닌

자신의 감정이 따르는 대로, 핀 엘디스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일찍이 루기스가 혼자서 베르페인으로

향한 것을 알았을 때와 같은 감정을 나타내며 말이다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아니 있어서는 안돼

나의 성녀님이 그런 선택을 할리가 없어

 

하지만 성녀에게 엘디스 건에 대해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그 가능성이 아무래도 머리속에 상처를 입혔다

 

그렇게 해서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문장교와 가자리아의 동맹은 어떻게 될까

결렬이라고 할 수 없지만, 양호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그 상황에서 어찌 강대한 대성교의 군세와 맞서겠는가

 

가자리아와의 동맹관계에 금이 간다는 것은

곧 문장교가 머지않아 이 대지에서 사라지는 것과 직결될 것이다.

그것만은, 그것만은 허용할 수 없다

 

그렇기에 안은 마티아에게 압력을 가해, 루기스를 근신하게 만들었다

어떻게든 그 안에서 스스로 문장교라는 세력에 가담하겠다는

생각을 피 길 바랬다

핀 엘디스라고 해서, 루기스 본인이 싫다고 하면 문장교 자체에

원한은 품지 않을 것이다

 

설령 어떤 균열이 간다고 해도, 최저한의 영향으로 진정 되겠지

 

하지만 행여, 루기스, 용사라고 하는 존재는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 생각만 해도 안은 자신의 장부에 쥐가 나는 것을 느꼈다

눈이 일그러지고, 뭔가 열 같은 것이 나는....

 

아, 왜 이렇게, 저 사람은 불가사의 할 뿐이지

 

안의 가슴에 소용돌이치는 감정은 

초조함과 울분, 그리고 조금의 대항심이였다

 

라르그도 안이라는 소녀는 사무처리가 주 능력이 아니였다

그 재능의 대부분은 화술, 설득력, 교섭능력 등, 

사람을 대하는 능력에 할애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였디ㅏ

그래서 그녀는 문장교도 안에서도 

조정역, 협상역으로서의 지위를 누려왔다

 

카리아나 피에르트처럼 뭔가를 돌출시킨 재주가 아니며,

또 마티아처럼 사람을 이끄는 재주를 가진 것도 아니였다

겉으로 뭘 드러내는 것이 아니였지만, 안은 자신의 성격에

부합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고, 오히려 기뻐하기도 했다.

 

조정역, 협상역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사람과 어울린다.

그리고 누구보다 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입지다.

 

자신이 영향을 준 끝에, 자신이 예상한 대로,

자신이 움직인대로, 사람이 움직이고,

그것들이 서로 겹쳐져서 조직이 움직여 갔다

그것은 성녀 마티아와는 또 다른 형태의, 조직의 견인...

라르그도 안이라는 소녀에게 그것은 은밀한 쾌락이였다

 

그런데, 대체 왜 그 사람은...

안의 하얀 이가 맞물리며, 약간의 통증이 왔다

 

솔직히 말하면 안은 루기스를,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이고, 색이 넘치는,

가끔 정말로 같은 이성을 가진 인간인지조차 의심스러워 했다

 

게다가 무엇보다,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밖으로 손을 뻗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잇다

정말이지 좋은 감정을 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에는 조정역, 협상역이라는 입장이면서

속마음까지 모두 드러내면서, 제발 내가 시키는 대로 해달라고 부탁까지 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기스는 답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억울해, 이건 굴욕이야, 불명에스러워

 

눈동자 끝에 눈물마저 맺힐 지경이야

아아, 고달파, 저런 인간은 가자리아에 빨리 넘기고 싶어

 

안은 아직 루기스의 근신을 풀지 못했다

저기에 틀어박힌 이상 합동회의엔 나서지 못할 것이다

이 다음엔, 어떻게든 화제가 저 남자로 향하지 않도록, 더욱더 주의를 들일 뿐

 

무거운 다리를 절룩거리며

안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회의장에 들어가기 직전, 두번 호흡을 하고

괜찮아, 나라면 할 수 있다고 몇 번이나 타일렀다

안은 조금씩 그 마음이 평온을 되찾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라? 루기스, 나를 마중나오지 않다니

내 기사로서는 정말 실격이야"

 

어딘가에서 즐거운 듯이 귀를 비트는 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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