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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45화 - 위대한 신화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3장 대재해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45화 - 위대한 신화 -

개성공단 2020. 5. 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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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뿔을 드러내며, 넉살좋게 그 녀석은 말했다.
커다란 눈이. 이쪽을 재미있다는 듯이 응시하고 있었다

 

"영웅호색이라더니 잘 어울리는 말이군요

오우후르는 그 정도까진 아니였지만"

 

양손과 몸이 마법구장에 구속되어 억눌리면서도

도하스라는 엷은 미소를 보였다

그 모습은 마치 일그러진 어린아이 같았다

 


도하스라, 매장감옥 벨라에 매달린 마수이지

팔로마 바사르가 살려주길 원한 것 중 한 명

아니, 마수니까 명으로 부르는건 좀 아니지 않으려나

 

그의 가벼운 말에 난 무심코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

 

"네 말에 호응해줄 생각은 없어

그리고 난 오우후르와는 다른 사람이란 말야"

 

옆에서 카리아가 표정을 갸우뚱하며, 은발이 오르내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수라는 이물질이 실내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가슴을 술렁이게 한 거겠지


그 단정한 입술이 작게 열렸다.


"루기스, 마수를 상대로 교섭이란 건 헛수고일 뿐이라고 생각해"


카리아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답했다

어조는 강한 것이였지만, 걱정을 해주고 있는 것일 것이다

마수 중에는 말만 주고받아도, 상대를 함정에 빠뜨리는 것도 있으니까


당연히, 나도 마수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영 좋은 일이 아니였다


그럼에도 물어봐야만 하는 것이 있다면, 이

렇게 할 수 밖에 없겠지

나는 여섯개의 눈동자와, 그 시선을 등지면서 입을 열였다

 

"넌 아르티우스, 게다가 오우후르와 구면인 것 같은데

묻고 싶은게 있어, 신을 자칭하는 무리가 무엇을 목적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순간, 실내의 공기가 조금 긴장감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침이 천천히 목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도하스라의 눈이 가늘어지고

피에르트와 엘디스의 호흡이 일순간 흐트러졌음을 알았다.


손가락으로 가볍게 목제 책상을 두드리며, 도하스라의 눈을 정면에서 보았다.
어디까지일지 헤아릴 수 없는 눈동자 속이 움직였다.


"...어째서 그것을 물어보냐고 묻지는 않겠습니다만

당신이 그걸 알아낸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겁니다"

 


나는 그 말을 집어삼키듯이, 말했다.


"의미는 있고말고, 녀석은 나에게 기도를 행하라고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난 그런 마음이 전혀 없어

결국 또 어딘가에서 적대시하게 되겠지"

 

그렇다면, 그 진의를 아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 인간됨됨이를 이해하는 것에는 반드시 의의가 있다.
적이란, 아군보다도 깊이 알아야 할 존재였다.


그것도 하필이면, 아르티우스 녀석은 얄류노의 몸을 수중에 넣고 싶어한다.
어떤 수단을 쓴건지, 어떤 목적으로 그런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간에, 이미 그건 명확한 적이다. 

반드시, 숨통을 끊어낼거다.

 

가능하면, 이야기를 들을 만한 것에

강경한 수단을 취하고 싶지 않다고 도하스라에게 말했다

마수를 상대로 인질이니 심문이니 하는게

어디까지나 통용될지는 모르겠다만

 

그럼에도 입술을 굳게 닫은 상대에게서 말을 꺼내게 하는 것은 고생스럽다.
나에게 조금 남아있는 양심도 아파왔다 

가능하다면, 자발적으로 말해줬으면 했다.


마수는 조금 웃기다는듯이, 입술을 가볍게 달싹였다. 

그리고 한번 입술을 닫았다.
어떻게 말해야할까, 어디까지 이야기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듯이

 

"...배신이 되지 않을 정도면 괜찮겠지요

어짜피 저는 아르티우스를 배신할 수 없으니까요"

 


배신할 수 없다.  

그것이 주술적인 작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의 신념에 의한 것인지는 모른다.
나는 작게 끄덕이고, 손을 벌려 다음을 재촉했다.


하여튼 아르티우스는 신화 시대의 존재다.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야겠지.


"신령 아르티우스, 인간일 때의 이름은 아르티아 였죠

당신은 착각을 하고 있지만, 그녀는 결코 나쁜 존재는 아니였어요"


프리슬라트 대신전에선 지독한 짓을 해줬지만 말이야, 

하고 피에르트가 화가 치밀어오르듯이 투덜거렸다
그 적의마저 보이는 말에 도하스라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마수치고는 무척 사람에 가깝다고 할까, 

그는 겉모습과 맞는 행동을 보였다

 

"적대하는 자에게 용서를 하지 않는 건 옛날부터였어요

하지만 옛날의 그녀, 아르티아는 인간이자 영웅이였습니다

굶주림, 모든 것을 빼앗긴 백성의 존엄을 위해

그들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 싸운 인류였죠"

 

도하스라는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

 

 

 

 

 

일찍이 신화시대라고 불렀던 시대

그것은 정령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거인이 대지를 지배하던 시대

 

인간이란 종족은 아직 대륙의 패자가 아닌, 

위대한 자들을 위한 노예종족이었으며, 지배당하는 자에 불과했다.
지금 이렇게 대지를 자유롭게 활보한다는 건, 꿈같은 이야기였다.


따라서 인간에게 존엄은 없었고, 

의지는 허용받지 못하고,  사슴처럼 쉽게 죽어갔다.
자유나 행복같은 말은 환상이며, 그것을 가리키는 말조차 없었다.


그래, 말하자면 가축이였다. 

조그마한 문명은 존재했지만, 

어차피 인간은 지배종족들에게 놀아나고, 

때로는 살해당하고, 때로는 먹히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런 잔혹하기 그지 없는 시대에, 그녀는 태어났다.


이름은 아르티아. 

그 자세한 역사는 도하스라도 모른다.  

원래 고아였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추구한 것은 단 하나. 

입버릇처럼 말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약한 자에게 존엄성을, 배고픈 백성에게 행복을

바라건대, 따위의 말은 용서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신은 없고, 있는 것은 단지 우리를 지배하고 통괄하는 것 뿐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행보는 그야말로 영웅 그 자체였다. 

어떤 의미로 신화라고 바꿔 말해도 좋았을 지도 모른다.

 

대거인 프리슬란트를 굴복시켜 거인이라는 종족 자체를 없앴고

 

사악한 용 브리간트의 날개를 갈기갈기 찢어, 그 심장을 억지로 빼앗았다.

 

정령신 제브렐리스를 하늘에서 땅으로 전락시키고 

자연 개념에 불과한 마법의 기틀을 만들었다.
인간에 불과한 그녀는 때로 몸에서 피를 흘리며

뼈가 부서져, 여러번 몸을 상하게 했지만, 아르티아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가 탄생시킨 찬란한 궤적은 틀림없이 신화 그 자체.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아르티아는 검을 휘두르고 마법로써 길을 개척했다.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누구보다도 위대한 일을 이룩하는 것을 영웅이라고 부른다면
그야말로 그녀는 영웅이었다.

 

그리고 인간에 불과한 그녀가 

어떻게 그만한 힘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었는지. 

그것은 전혀 알 수 없다.


그녀는 사실 다른 종족과의 혼혈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설도 있고,
인간이라는 종족이 갑자기 돌연변이를 일으킨 결과라는 설도 있었다.


거기에 하찮은 허언에 불과하지만, 

그녀의 활약은 여러명의 인간의 용맹함을 

한사람의 인간에게로 집약시킨 결과라고 말하는 음유시인도 있었다


하지만 도하스라가 아는 한, 

확실히 아르티아에겐 몇명의 동료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위대한 것은 그녀 뿐이었다.


그녀의 최대의 목적은 모든 백성이 구원받고 행복하게 사는 것. 

인간이 통일되어, 영원히 그것이 이어지는 것
그런 허상처럼 말해지는 일을, 그녀는 마음 속 진심으로 믿고 있었다.

 

그 목적을 위한 것인지는 몰라도

아르티아는 모든 신화를 무찌르고, 짓밟은 뒤 하나의 제국을 만들었다

 

모든 왕국을 통괄해, 인류라는 종을 통일한 그것

그녀의 이름을 딴 통일제국


도하스라는 확신했다. 

그것은 틀림없이, 인간이 가장 위대했던 시대라고.
명예와 번영 그 전부를 그 양손에 다 쥘 수 없을 정도로 

모두가 소유하고 있었던 시대.
모두가 행복했던 시대.


그러나 그 영광도 언젠가는 사라져버렸다

통일제국은 그것을 세운 자의 죽음으로 종언을 고했다

 

대영웅 아르티아의 죽음

자연사가 아니라 타인에 의한 살해였다

 

그 자의 이름은 오우후르

아르티아가 가장 신뢰하고 유일하게 사랑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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