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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54화 - 정의의 이야기꾼 - 본문
마인, 인류종의 적, 재앙의 구현, 마의 이름을 가진 자
일찍이 그리 불리며, 인간을 짓밟고 수없이 많은 문명을 파괴해온 존재
수많은 영웅호걸들의 창을 꺾고, 심장을 도려낸 위협 그 자체.
그 걸어가는 재해가, 다시금 이 대지에 활보를 시작했다고 안은 말했다.
그것은 어떤의미로 종말의 시작이였다.
자연스럽게 시선 너머로 도시 필로스에서의 일막이 선명히 떠올랐다.
마법 혹은 주술과도 다른 불꽃을 손발에 휘둘러,
인간의 몸을 간단히 찢어발기던 그 모습
그것이 여러 마리나 있다고, 게다가 각국에...
머리에 가볍게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끔찍한 일을 일으킬지 상상이 갔다
그저, 인간의 심장을 탐하고, 사람을 장난감처럼 다룬다.
마인이란 그것을 말하는 것
이전에도 놈들은 마수들을 통솔하는 입장을 취했던 적이 많았다.
단독행동을 취하는 자도 있긴 했지만, 마수의 상위종인 것은 분명했다.
그럼, 마수놈들이 모여서 의지를 가진듯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마인이라... 그게 얼마나 위협적인지는 모르겠군
필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의 일점일 것이다
그냥 관망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갈라이스트 왕국과 손이라도 잡겠다는 건가"
혹은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적의 영토를 침범하던가,
하고 덧붙이며 카리아는 말헸다.
은색눈이, 크게 벌려져있는 것이 보였다.
평소, 문장교가 얽힌 사태에 대해선 그렇게 의견을 내지 않던 그녀지만
호국관의 이름을 듣고, 무슨 떠오른 바가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조금 내뱉어지는 말에 딱딱함이 느껴졌다.
성녀 마티아가 문장교의 면면들에게 시선을 보내며 말을 골라서 대답했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것도 손을 쓰지 않는다면, 문장교라는 조직은 느슨한 죽음을 맞이할 뿐"
마티아의 길쭉한 눈동자가 말과 동시에 살짝 굳어진 것이 보였다.
그녀가 이렇게나 신중하게 말을 내뱉는 건 드문 일이였다.
아마도, 문장교 내부에서의 귀를 의식해서 그런 거겠지.
성녀가 말하는 것은, 그대로 문장교의 의지가 된다. 만
약 그 의지에 반발하는 자가 나타나면 조직은 당연히 붕괴되고
조직은 곧바로 마비될 것이다.
이 문장교가 대대적으로 내분을 일으키면,
그 시점에서 사실상 세력의 유지는 곤란하다
애초에 문장교 자체가,
참으로 위태로운 균형속에서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문장교라는 조직은 우선 틀림없이
성녀 마티아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며 존재하고 있다.
조직구조는 아직 완벽과는 거리가 멀고,
각 도시의 주어진 군대의 지휘계통도 아직 정리가 되어있지 않겠지
본래 조직이란 것은 최대권력자의 밑으론 하위권자가 있고,
그 하위권한자의 밑에는 더욱 낮은 하위의 권한자가
존재하는 구조가 되는데. 문장교는 달랐다
아직도 많은 권력, 지시계통이
성녀 마티아와 그 주변에 머물러 있었다
급속한 세력 확대에 조직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이였다
마티아는 갈루아마리아에서 그 정비를 최우선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을테지만
그럼에도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한번 부서지면 그걸로 끝인 것이다
취약한 지휘체계 밖에 가지지 못한 문장교라는 세력은
의지분단이라는 사태에 대항할 체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만에 하나 그렇게 된 날에는
세력은 단순한 인간의 무리로 돌아갈 것이다
마티아가 지금까지 이상으로 신경을 써서 말을 선택한 것은
그것을 염려한 것일 것이다
"교섭에 관해선, 갈라이스트 왕국의
속권파 귀족들에게 몇 개의 사자를 보내긴 했습니다"
마티아에게 말을 이어받듯이, 안이 답했다.
그 표정에는 감정이 배어나오는 듯한 씁쓸한 것이 명확히 떠올라있었다.
적어도 나를 포함해, 그 자리 모두 좋지 않은 정보가
지금부터 쏟아질 것이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젠장할, 여기는 이미 아까부터 곰팡이 핀 빵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잇는 기분이라고
"갈라이스트 왕국은 요새 거대 괴수 제브릴리스와
마수 재해 대처를 대성교에 일임했다고 합니다
신빙성은 확인 주잉지만, 사실이라면
갈라이스트 왕국과 우리의 협상은 어려워질 것입니다"
점점 더 사태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 자리에 있는 몇명이, 가슴 밑바닥에서 무거운 것을 토해내듯이
조용한 한숨을 내쉰 것이 보였다.
제브릴리스. 과거 대성교에 의해 대마라고 불렸던 그것.
마인을 총괄하고, 그저 무차별적으로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괴수는
과거 틀림없는 대재해의 상징이었다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철을 강제로 삼키게 된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인간의 몸이 얼마나 허약한지
엄청난 체구를 가지고선, 잘도 알려주었다
그러고보니 이전에도 대마, 그리고 마인에 대해선
대성교가 대항조직으로 되어있었다.
인류의 지휘자로서, 다 무너져가던 각국을 규합하는 기관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지난 세계의 알류에노에게 들었던 것 같았다
아마도 구세의 여행
성녀를 만들기 위한 순례도, 그것을 위한 수단의 하나였던 것 같다
그걸 떠올리며, 나는 어금니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렇군, 상황을 알면 알수록
역시 모든 것은 구제신 아르티우스의 바라는 대로인 셈인가
정말이지 신이란 놈은 제멋대로라니까
실로 인간의 신경을 긁는 각본을 써주고 있군
"가만히 지켜볼 수도 없고, 사신을 보내는 것도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이제 수단은 정해져버린 건가?"
오래간만에, 이런 자리에서 말을 꺼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스스로 입을 연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일지도 모르니까
여하튼 나에겐 마티아나 안처럼 지혜는 없고,
카리아나 피에르트 엘디스처럼 견식을 가진 것도 아니였다.
게다가, 무슨 말을 하든간에 딱히 크게 바뀔 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말하자면 체념 그 자체
자신을 부정하는 비소한 생각이, 머릿속을 휘감을 뿐...
하찮다.
나 자신의 일이지만 참으로 어리석어
의지라는 것은 자신의 손으로 이끌어내고 제련해야만 한다.
그저 곁에 따라다니는 것을, 사람은 의지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였다.
그리고 의지는, 말과 행동으로 실천함으로써 비로서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사자를 보내 온 상대에게 창을 겨눈다는 것은
그 이후의 교섭은 단념한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루기스"
벽안을 기울이며, 엘디는 어딘간 웃는 것처럼 말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귀를 간질이는 듯한 목소리가 평소보다 한층 고양되있었다.
엘디스가 말하는 것은 명쾌했다.
갈라이스트 왕국이 어떻게든 사자를 보내왔는데
이쪽이 군사를 일으켜 침략으로 답한다면.
놈들은 사실상 말로서 대화하는 수단을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순수한 전력을 가지고서,
인간이 가장 야만했던 시대를 재현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어느 한쪽이 적 앞에 무릎꿇고
항복의 맹세를 하기전까지, 끝나지 않는....
문장교에는 갈라이스트 왕국내지
대성교와 정면에서 전쟁을 계속할 힘은 없다.
총력을 다해서 창과 활을 휘두른다면, 패배하는 건 틀림없이 이쪽이다.
따라서 마티아나 안 또한 입으로는 어떤 말을 하든간에,
언젠가 어딘가에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둘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을 터.
그것을 위해서라도 갈라이스트 비전파인
속권파 귀족과 연줄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갈라이스트 왕국에 처들어간다는 것은,
그 선택지를 스스로의 양손에서 내던져 버린다는 것
앞으로 서로의 최후까지 말을 주고받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엘디스는 그 부분을 말하고 있는 것이였다.
생각이 있는 소리냐고
왠지 그녀에겐 틈새를 파고드는 분위기마저 있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어깨를 움츠리고 말했다
"따로 갈라이스트 왕국을 공격한다고 한 적은 없어
요점은, 신조차 인정할 수 있는 대의명분이 있으면 되는 거잖아
가끔은 정의를 내세우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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