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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57화 - 보이는 것 - 본문
(기다려, 유키 군! 너무 빨라!)
(...유키 군, 텐가 양 또 울고 있잖아, 조금만 기다리자)
(어쩔 수 없군... 알았어, 빨리 좀 와. 텐가!)
꿈을 꾸었다
어렸을 때의 꿈
그 시절에는 나와 코토네, 그리고 텐가가 함께 놀곤 했다
텐가의 부모는 이른바 맞벌이여서
옛날부터 거의 집에 돌아가는 일이 없었다
밤이 되면 옆집은 늘 캄캄했고
불이 켜진 곳은 언제나 텐가의 방 뿐이였던 것 같다
코토네는 막 이사를 와서
부모님도 바빴던 모양인지, 언제나 혼자였다
그런 두 사람에게 말을 걸어, 나는 두 사람을 데리고 놀곤 했었다
근처 공원의 숲, 허름한 폐가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낯선 것을 보면 설레고, 무서워하는 두 사람의 손을 잡아
당기면서 같이 웃고...
그냥 재밌기만 했고,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면,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유키 군)
그 때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러니까 나는...
"안녕, 유키 군"
오늘 아침은 여느 날과는 다른 아침이였다
집에서 나온 나를 기다린 것은 코토네
텐가의 모습은 어딘가에도 없었다
토요일 그날, 우리 두 사람과 헤어진 후
우리 집에 온 코토네와 월요일 아침에 등교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내가 듣기로는 텐가와는 당분간 얼굴을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코토네의 심정 정도일 뿐, 일의 대강을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다
아마도 텐가의 진심을 들은 코토네로서는 용서할 수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것은 당연하다
제3자의 입장에 서 있는 나 조차도 텐가의 그 발언에 화가 식으려 하지 않았다
자세히 캐내려고 했다가는, 분명 코토네의 마음을 할거야
그것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무턱대고 끼어들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 건지 알고 있었다
겉으론 내색하지 않아도, 속은 다르겠지
나는 코토네 정도의 통찰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내심 어느 정도의 아픔을 안고 있는지 모르는 나로서는
되도록 이 주제에 언급하지 않으며
신경 쓰는 정도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안녕 코토네"
나는 코토네에 응하며, 그녀의 옆에 섰다
이렇게 잘 보니 코토네는 텐가에 비해 키가 조금 작았다
그리고 텐가에 비해 가슴이 어...
같은 학년 중에서도 코토네는 꽤 큰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기 보다, 확실히 말해서 컸다
무의식중에 나는 눈을 돌렸다
지금까지 의식한 적이 없었던 것까지 보이는
나 자신에게 당혹감을 느끼는 것이였다
지금까지 코토네를 이런 식으로 본 적이 없었는데...
자신의 기분을 자각했기 때문일까
코토네가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다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는 푸르스름한 검은 머리
흑요석 같은 큰 눈동자
반듯하고 예쁜 얼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학교 때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코토네는 왠지 어른스러워 보였다
여자에게 할 말은 아니겠지만, 한 꺼풀 벗겨졌다고 해야 할까
혹은 내가 통찰력이 없었을지도 모르지
코토네의 여자로서의 매력에 나는 깨닫지 못했었다
지금까지 텐가의 모습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분명 진정한 의미에서 코토네를 보지 않았던 것이다
진작 알았더라면, 이렇게까지 그녀를 기다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나는 코토네에게 앞으로 전해야 할 말이 있다
"코토네, 고백 얘긴데... 아직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될까?"
나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그.... 아무튼 기다려주겠어?"
"기다릴게 뻔하잖아, 오래오래 기다릴게, 유키 군을 재촉할 생각은 없어"
코토네는 내 우물쭈물한 부탁에도,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
그게 너무나도 좋았다
"그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어
근데 문제가 좀 있어서, 기다리게 해 줬으면 좋겠어"
"어? 정해져 있다니..."
쑥스러운 나머지 뺨을 긁적이며 대답한 내 말에
코토네는 뺨을 붉혀가기 시작했다
큰일났다
진심이 섞여버렸어
이러면 고백을 OK 하겠다는 거나 다름 없잖아...!
"아무튼! 조금만 기다려 줘, 자 가자!"
"앗, 기다려 유키 군!"
눈치가 빠른 코토네를 속일 수는 없었기에
나는 억지로 말을 끊고, 재촉하듯 걸음을 재촉했다
코토네는 황급히 따라왔고
나는 그녀의 모습에 문득 어젯밤의 꿈을 떠올렸다
꿈 속의 작은 나는 언제나 두 사람을 이끌고 있었다
텐가가 따라가지 못하면, 코토네가 내게 부탁해 기다리는 일이 많았던 시절
코토네는 지금도 나를 따라오고 있지만
이제 그 뒤에는 텐가의 모습이 없었다
정말 변했군...
잠깐 눈을 감고 과거를 그리워했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뿌리치고, 앞으로 나아가길 결정했다
이젠 더 이상 과거를 돌아보진 않겠어
"기다려... 유키토..."
그런 우리를 뒤에서 바라보는 텐가의 시선을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눈치챘어도, 분명 나는 기다리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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