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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67화 - 이해할 수 없는 기분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제2장 거짓의 대가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67화 - 이해할 수 없는 기분 -

개성공단 2020. 12. 24. 19:49

 

 

 

 

 

 

 

7월이 다가온 어느 날

시험도 끝나고, 서서히 햇살이 강해진 아침이였다

 

날씨는 화창하다

이대로 가면 좋은 하루가 되어있을 것 같은 그런 아침이였다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평소처럼 집에 나와

평소처럼 앞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오늘도 코토네가 마중을 나와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오늘은 내가 더 빠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것으로 기다리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아침의 등교도 코토네와 함께 가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 완전히 일상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있는 것만으로도 기쁜 것이다

그것은 분명 코토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한 달도 안돼서 나는 완전히 코토네에게 매료되어 버린 것 같다

 

하지만 이 고양되어 가는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유키토와..."

 

"...있잖아, 그런 말을 해도..."

 

 

"뭐야...?"

 

 

 

집 모퉁이에 있는 전봇대

그곳은 나와 코토네의 만남의 장소였다

오늘도 코토네가 먼저 있을 줄 알았는데

이날은 여느 때와는 달랐다

그 언저리로부터 여러명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멀리서 차들이 오가는 소리가 날 정도의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한적한 주택가인 이 곳에서

사람 소리가 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였다

그것도 언쟁이라고 하는 말투가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서둘러서 그곳에 가니

 

 

"코토네, 뭐가 어떻게 된..."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유키토랑 같이 가겠다고 하잖아!"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하면 곤란한데, 텐가는 역시 변하지 않는구나"

 

 

거기에 있던 사람은 코토네와 텐가, 두 사람이였다

 

코토네 밖에 없었던 그 장소에 텐가가 있다는 것은 놀라웠지만

그 이상으로 놀라운 것이 있었다

 

하나는 텐가의 머리 모양이 다른 것

여느 때와 다른 투 사이업으로 바꾼 것 같았다

기분 전환이라도 한 것인가...?

하지만 내가 놀란 것은 다른 쪽에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자랑하는 빨간 머리가 심하게 헝클어진 것

 

 

텐가는 평상시부터 머리에 남달리 신경에 쓰고 있었다

 

항상 손질을 거르지 않았고

목욕을 할 때도, 한 시간을 공들여서 나름대로 케어를 했던 것이다

 

언제나 빛을 받아 반짝이는 선명한 머리색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말도 전에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그녀의 붉은 머리에는 평소의 반짝임이 어디에도 없었다

 

군데군데 튀어나와 있었고, 한 눈에봐도 상한 것처럼 보였다

 

지금도 아침의 햇빛이 비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빛을 반사하는 일 없이, 단지 흡수하고 있는 것만으로

둔색인 그것은 결코 반짝이고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선명한 불꽃을 연상시키며, 사람을 매료시키고 있던 와인 레드...

 

지금은 재에 물든 것처럼 칙칙하고, 빛바래 보였다

 

 

"텐가... 너 왜 그래?"

 

"아, 유키토"

 

과연 이상하다고 생각해, 말을 걸자

나는 이쪽을 향한 텐가를 보고 움찔했다

 

머리 색깔과는 반대로

나를 향한 그 눈은 이상하게 날카로워 보였던 것이였다

 

그걸 정면해서 봐버리니, 나는 약간 겁을 먹었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들은 텐가의 목소리에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이 담겨 있었다

 

 

"유키토, 나와 함께 학교에 등교하자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유키토도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잖아?"

 

"응? 하고 싶은 말?"

 

"자, 가자!"

 

 

텐가는 나에게 다가와 팔을 잡고 끌고 가기 시작했다

상당한 힘이였다

 

그냥 막무가내로 끌고 가려 하는 그녀였지만

나는 코토네를 두고 갈 수는 없었다

 

겨우 발을 딛고 그 자리에 멈춰 서자

텐가는 멈춰서면서

 

 

"유키토, 뭐하는 거야, 빨리 가자"

 

"저기 코토네가 있잖아, 나는 코토네와 약속했어"

 

 

나는 불만을 드러내는 텐가를 무시하고

빈 손으로 코토네를 가리켰다

 

코토네는 아직도 약속 장소에 머무르며

황당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분명 텐가를 보고 있었고, 지금 그녀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

 

아직 텐가를 허락할 마음이 없다는 것이겠지

 

텐가를 보는 눈이 몹시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말은 안하지만, 내심 나도 같은 기분이였다

 

 

"코토네? 뭐 어때? 그냥 놔둬도 괜찮잖아

유키토도 사실 나와 함께 있고 싶었잖아"

 

"...너 아까부터 뭐라고 하는 거야?"

 

 

별로 코토네를 따라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나도 그만 텐가에게 질린 시선을 보내고 말았다

아까부터 텐가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텐가, 아까부터 계속 그런 상태야

내가 유키 군 집 앞에 도착햇을때 부터 쭉 있었고...

통 말이 안 통해"

 

 

코토네는 내 생각을 읽었는지

대신 나의 의문에 대답해 주었다

 

물어볼 필요도 없겠지만

지금의 텐가는 코토네에게도 이상하게 비치는 모양

 

일단 그것을 안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텐가... 나는 지금 별로 너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아

아니, 당분간은 이야기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되어 있잖아

여름방학이 끝나면 괜찮으니까, 최소한 그때까지는..."

 

"...왜 그런 거짓말을 해?"

 

 

일단 끈기 있게 설득하면 얘기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아니였던 것 같군

 

텐가는 내 말을 무시하듯, 또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였다

 

 

"거짓말? 난 거짓말 따위..."

 

"거짓말이야, 유키토는 날 좋아한다며?

그럼 보통은 나랑 같이 있고 싶어 할거 아니야"

 

 

...정말 알 수 없는 말만 하는 군

 

그게 얼마나 사람을 해치는 흉기인지 모르는 건가

 

옛 상처를 도려내는 듯한 말의 칼날을 겨누던 텐가에게

나는 이번에야말로 경멸의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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