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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66화 - 마성의 포효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4장 마인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66화 - 마성의 포효 -

개성공단 2021. 3. 31. 03:15

 

 

 

 

마는 더 강하고, 순수한 마에게 이끌린다

그들에게 마의 농밀함, 그리고 순도의 높이는 강한자라는 증명

위대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것이였다

 

기운을 쏘아붙여 마를 무르익게 하고

이를 통해 하위의 마을 조종한다

마종이란 즉, 그것을 가리키는 것이였다

 

짐승의 몸으로 마를 가지고 이루어진 마수

요정 혹은 마 자체로부터 만들어진 마족

어떤 태생이라도 그들의 사상은 한결같았으니

 

 

더 위대한 자 밑이어야, 위대한 시대가 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대마, 마인을 주로 숭배했다

그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으니 말이다

 

그러한 사상의 본연의 자세는

분명 인간보다 마성 쪽이 훨씬 순수했다

그것은 단지 지성의 차이가 아니라 의외로 그들이 솔직한 것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통제하는 마족과 마수의 부류를 내려다보면서

통제자 드래그만은 느긋한 몸짓으로 손가락을 들었다

그리고는 가까이 있는 마종에게 입을 열었다

 

 

"준비는 어떤가, 부족함이 있으면 사양말고 말해 보거라

난 모르는 구석이 많으니 말이다"

 

 

말 같은 하반신과 강한 짐승의 상반신을 가진

마족 베르그는 상당히 신사적인 말투로 드래그만에게 답했다

 

그의 올려다볼 정도의 거구는 도저히 인간의 건조물엔 들어갈 것 같지 않았지만

천장을 모두 뚫은 덕에 어떻게든 얼굴을 들 수 있었다

 

 

"부족함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일단 병사들의 머릿수입니다

우리 동포들이 낳는다고 해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일반 인간들은 우리처럼 싸울 수 없습니다

쇠로 만든 창에, 검, 투구, 방패를 제대로 준비해야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게 인간들을 제대로 무장시키면 

소규모인 마수 마족의 단점을 해소할 것이라고

베르그는 답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드래그만도 전적으로 동의했다

 

마족마수 중에도 당연히 우열과 힘의 크고 작음은 존재한다

곁에 있는 그처럼 지혜를 가진 자가 있는가 하면, 안 가진자가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저능한 마에 비해서도

인간이란 종은 너무 연약했다

 

 

피부를 보호할 비늘도 없었고

적을 깎아낼 뿔 같은 것도 없었다

드래그만 입장에서는 눈을 깜빡이면 멸망할 정도의 취약함

생물로서 결함이 있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군사를 낳게 한다면 몰라도

군사로 쓰기엔 너무 성가신 생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축으로 사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하지만... 드래그만의 눈이 크게 움직였다

 

 

"그렇지만, 우린 한번 이 취약한 생물에게 패배했다

대지의 패권을 양도해, 그 영화를 빼앗겼다

그것만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다음에 잘못을 고치는 거야

드래그만은 손가락을 가볍게 구부려 갔다

 

베르그는 담담하게 자군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그래도 싸울 수 없는 것은 아니라며, 말을 이었다

 

 

드래그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베르그 너는, 얼마나 시간을 거듭했나?

옛날의 시대를 알고 있었나? 아니... 잘못 말했군

예전의 나하고 만난 적이 있었던가?"

 

 

드래그만은 고지식해 보이는... 그러면서도 통제자 같은 말을 골라서 했다

그런 말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에 선 자로서

그에 걸맞은 말이 필요하다는 것을, 드래그만은 알고 있었다

 

 

"아닙니다, 통제자 님

제가 생을 얻는 것은 신비의 시대가 끝나고

백년이 더 지난 일입니다"

 

 

 

그렇구나, 하고 드래그만은 베르그의 말에 응해 말을 이었다

주위의 마수와 마족들은 자신이 따르는 마성의 말에

묘한 긴장감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드래그만의 입이 벌어졌다

그의 뺨이 어딘지 모르게 오므라져 있었다

 

그럼 한 가지만 더 말해보자

때도 많이 지났고, 착각하는 자가 있어도 이상할게 없으니

 

드래그만은 미소까지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마수들은 어금니를 출렁이며, 대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했다

 

 

 

"잘 듣거라, 우리들은 어딜 침략하러 갈 것도, 강탈하러 갈 것도 아니다

그런 야만적인 짓은 이 하급한 인간들에게 시키면 된다

우리들은 단지 귀환한 하면 될 뿐, 그게 바로 우리들의 왕도라는 거야"

 

 

 

그렇고 말고, 우리는 이 인간들처럼 야만적이지 않아

그저 증오만을 가지고 적과 대치하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아

 

그러므로 사랑으로 그들을 짓밟는거야

눈물을 머금으면서 그들의 머리를 깨자

자비를 가슴에 품고 그들의 더러운 것을 씻어내는 거야

 

드래그만의 가슴속엔 한 가지의 확신이 있었다

일찍이 사람이라는 종에 문명이나 지혜를 조금이라도 허락한 일

그것은 매우 큰 잘못이였다고....

 

문명의 수수깨끼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은 온갖 혼돈을 잉태하게 되었고

그렇게 지들끼리 싸우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끝내는 주인인 마성에게도 칼을 들이댔을 지경

 

최악의 비극이였다

드래그만은 이제 깨달았다

이들에게 문명이나 지혜 같은 것은 필요없다

 

 

 

그럼 다시 되돌리는거야

 

 

일단 글자를 없애버리자

다음으로 도구라는 개념을 파괴하고

지혜의 저축이란 것을 지워버리자

 

지혜로운 자는 그 자손에 이르기까지 없애고

우수한 신체들만 계속 개량해서 남기는 거야

결국 모든 사람, 왕족 성자들까지 다 타락하고

지혜라는 단어는 모두에게서 사라질테야

 

그것은 틀림없는 사랑

그들의 행복을 갈망하기 위한 사랑

거역해서 무엇을 얻을 바가 있겠는가?

무슨 행복한 일이 주어지겠는가?

 

막강한 마성에 따르는 것만이

이들에게 행복의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종은 가련하게도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구나

 

 

 

그래, 그들을 사랑하자

이를 위해 정벌하자, 배보다 배꼽이 큰 지경이니 말이야

 

어떤 거래도 받지 않겠다

드래그만의 머리카락 사이엔 커다란 눈이 있었고

 

그 눈이 가리키는 곳은 단 하나

한 때 세계의 중심지이자

자신들의 소유물이였던 옥좌

야만적인 자에게 빼앗긴 영광 그 자체

 

갈라이스트 왕국 왕도 아르셰

대륙에서 최대의 영화를 누리는 도시

그곳을 향해 마족마수의 포효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

 

 

 

 

 

 

머리 속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스쳐갔다

두통이 그대로 머리속에 박히는 것 같았다

심장이 묘하게 뜨겁게 뛰고 있었다

시야도 아직 희미한 상태

 

 

어젯밤 오랜만에 과음한게 나쁜 것일까

선호하는 꿀주라고 억지로 마시는게 아니였다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는 역시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 것이였어

 

가까스로 무거운 눈을 떴더니

아직 하늘은 어둠을 유지하고 있었다

빛을 띠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안 돼... 가슴의 열이 멈추지 않아

루기스는 씹는 담배를 피우려고 가슴팍으로 손을 갖다 댔다

 

 

순간 손가락 끝이 타버리는 듯한 아픔이 닥쳤다

순간적으로 팔을 치켜들었다

손가락 끝에 닿은 무언가가 열을 가지고 있었다

 

눈에 힘을 주었다

졸음과 나른함으로 덮여있던 머리가

어느샌가 기묘할 정도로 맑게 개어져 있었다

 

두 개의 반지

내가 보검을 들고 양단했던 그것이

의지를 갖으며 열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고 있는진 알 수 없다

행복의 전조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것도 엄청 안 좋은 예감

목구멍으로 무거운 침이 기어 떨어졌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한 번 보검으로 때려 부술 것인가

 

그런 생각마저 들기 시작할 무렵

문이 삐걱거리며 움직였다

그다지 귀에 익지 않은 자의 목소리

그 발음으로 보아 엘프의 것인만은 알 수 있었다

 

 

 

"루기스 님, 주무시고 계신 중에 죄송합니다

엘디스님이 급한 용건이라며, 부르십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머리맡의 보검을 움켜쥐었다

보검 또한 묘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예감이 너무 안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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