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60화 - 마인을 죽인 인간 - 본문
갈루아말리아 성문 앞, 하늘의 공방전
서로의 영역을, 존재를, 존엄을
서로 깎아내리는 마인끼리의 상극이 거기에 있었다
마인이란 마원을 가지는 것이며
그것이 힘의 상징이자 존재 증명
그러므로 마원을 창으로 하여 마인들이 서로 위세를 겨룬다는 것은
서로의 존재를 저울질하는 것과 같았다
어느 쪽이 보다 강고한 자아를 가지고
어느 쪽이 보다 상위의 존재인가
어느 것이야말로 세계에 존속하는 것에 적합한가
보석 아가토스와 톱니바퀴 라브르의 전쟁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들은 단 둘이서 자신들이
인간에게 진정한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라브르는 속눈썹을 갉아올리며 아가토스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이제 아가토스에게 힘은 없을 것이다
온몸에 상처를 입고 불변불후한 그 마원은 더 이상 없으니까
그래도 여전히 그녀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열선을 잃은 그 보석을 가지고 허공을 흔들 뿐이었음에도
라브르의 마각은 아가토스를 관통할 수 없었다
치명의 일격이 모조리 불발로 끝났다
분명 아가토스는 힘을 소진했을텐데
하지만 그러기는커녕 아가토스는 아직도 이쪽의 목을 응시하고
그 눈꼬리를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 싸움이 라브르 쪽으로 기울어질 것은 분명했다
그런데도 아가토스는 도망갈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통 뜻을 모르겠군... 이게 대체 뭔지...
라브르에게는 아가토스의 현 상황을 모두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라브르도 좋은 상태는 아니였다
보석 아가토스의 재가속한 일격은 그녀의 옆구리를 꿰뚫었다
옆구리에서 은빛 내장이 드러나고 철의 톱니바퀴와 섬광이 뿜어져 나왔다
쓸데없이 오래 끄는 것은 좋지 않겠군
재수리에 시간이 걸리게 되고, 휴식도 필요할거야
찰칵, 머리 뚜껑 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라브르는 들었다
수집된 정보가
아가토스의 현재 상황에 대해 하나의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보석 아가토스... 그런 거였나요?
즉시 당신에 대한 정보를 갱신하도록 하겠습니다"
요란하게 마각을 한 번 당긴 라브르를 보고
아가토스는 순간 무슨 일인가 하고 눈을 부릅떴다
라브르가 공격을 멈추는 이유도, 말하는 것도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말이라면
아가토스는 라브르에 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의 자신이, 어떤 참상이든 간에 말이다
"어머나, 갱신이라니
그래,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상대임을 파악했구나?
그래도 놓아줄 생각은 없어, 어떻게 발버둥치든 넌 끝날거니까"
그래도 역시 평소보다 말수는 적었다
아가토스의 숨이 찬 것을 옆에서 봐도 알 수 있었다
라브르는 아가토스의 말에 얽매이지 않고 지극히 평탄하게 말을 했다
사실만을 집어내는 그 목소리는 지독하고 차갑게 들렸다
라브르는 아가토스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허공을 향해
자신의 마각을 끌어당겼다
"당신이 가지고 있던 고유 특성이 없어지고 있군요
당신은 개인이 아닌 무리로 사는 특성을 받아들였어요
그럼 그 맥을 끊기 위해, 전술을 수정하도록 하죠"
아가토스는 눈을 부릅떴다
라부르가 말하는 것의 진위 여부를 떠나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아가토스는 한마디로 알아버렸다
동시에, 라브르가 무엇을 이루려고 하고 있는지도...
반사적으로 허공을 달렸다
라부르의 마각 자체를 파괴선과 보석을 팔에 걸치며
아가토스는 가속을 계속했다
아가토스에게 있어서
지금 자기와 연결된 사람은 단 두 명밖에 없었다
몸을 차지한 레우, 그리고 자신에게 마력을 공급하고
자신의 몸의 재생을 돕고 있는 마법사
피아라트 라 볼고그라드
라부르가 말하는 것은 그것일 것이다
아가토스의 눈꼬리가 분노를 토해내며 불타올랐다
"이... 이놈!!!! 거기서!! 당장 찢어발겨주마!!"
"이제 예전으로 돌아왔군요, 하지만 그건 사양하도록 하죠, 이만 실례"
아가토스의 무서운 일격은 라브르의 마각을 스치고 지나가지 못했다
그보다 앞서, 라브르의 마각은 허공을 수반해
호속으로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보석의 맥동, 그 근원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
귀에 쟁쟁한 것은 허공을 가르는 굉음과
번개가 쇳물을 관통하는 소리였다
마법사를 죽이자, 그 기세로 쏘아진 라브르의 마각
그러나 그것은 천둥의 섬광과 함께, 조금 그 궤도를 바뀌어졌다
피가 흥겹게 튀어 오르며 눈이 가득한 하늘을 수놓았다
그 결과, 라브르는 표적을 관철하지 못하고
단지 그 몸을 양손으로 확보하는 것에 그쳤다
이것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명백했다
자신의 일격에 반응할 수 있는 마법사를
라브르는 단 한 사람밖에 알지 못했다
그래서 땅에 마각을 꽂으면서 입을 열었다
"왜 자꾸 내 방해를 하는 겁니까?
마도장군, 즉각 대답을"
마도장군 마스티기오스 라 볼고그라드는 그 왼팔 전체에서
피를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었다
그 기세는 물투성이인 걸레 쥐어짜듯 쏟아지고 있었고
왼팔은 한동안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리석게도 마각을 옆으로 후려갈긴 대가가 그것이었다
아니 그것만으로 마인의 일격을 뒤집었다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피를 왕창 잃고 얼굴을 파랗게 만들면서 마스티기오스는 말했다
"그녀는 내 딸이다
자존심을 내세울지언정 딸의 목숨을 내밀 수는 없다"
라브르는 한순간 시선을 마법사에게 돌렸다
마각이 하늘을 찌르는 충격에 의식을 잃기는 했지만
확실히 마스티기오스와 닮은 데가 있었다
조형이 아니라 그 성질이 말이다
좋든 나쁘든 생물은 부모와 성질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들은 피를 이어주는 것을
제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라브르는 알고 있었다
그 지식 때문에 라브르는
마스티기오스의 말에 처음으로 약간의 이해를 보였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마도장군
하지만 저는 이 인간을 죽일 생각은 없어요
그저 조금 다치게 할 필요가 있다 싶은거죠"
그것은 거짓이 아니다
라브르는 거짓말이 불가능한 몸이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진실뿐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말이다
주변 사람들이 끼어들 틈도 없이 라브르는 말을 이었다
그녀의 호박색 눈동자가 늠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마인과 연결할 수 있는 인간은 소중합니다
대신 제가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흠을 내는 것은 확보를 위한 것일 뿐입니다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라브르가 마각을 휘두르려 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으쓱, 등골을 무언가가 핥아갔다
그때 라부르는 무서운 것이 뭔지를 알 수 있었다
아니 그게 겁이란 단어인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것을 느낀 것은 라브르 본인으로선 처음이였기 때문이였다
주된 대마 브릴리간트 보다 위험을 감지한 적은 있었다
파괴의 말로를 직감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죽음의 공포를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은 일체의 주저없이, 라브르의 목덜미에 보랏빛의 선을 기게 했다
반사적으로 라부르는 그것을 피했다
인간이 휘두르는 철검은 원래 라부르에게 피할 가치가 없다
마인이라는 재해 같은 존재가
인간의 무기에 손상을 입을 수 없기 때문이였다
마인과 인간은 영역이, 존재 열량이, 위격이 달랐다
영역외의 사람으로부터는 결코 외상을 입지 않는 것이
대마, 마인이라고 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라부르의 영리한 지성은
이것이 자신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위협으로 판단했다
보랏빛의 빛이 몇 번 질주,
라브르의 목덜미와 안구, 그것들을 끝에서 놓쳤다
반면 라부르의 마각이 그 살을 뜯어내려 하면 흘러내리듯 빗나가게 했다
대검이라고 해도 좋은 검을, 그렇게까지 자유자재로 하는 것은
이미 인간의 영역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 속은 이미 인간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것은 아직도 인간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인간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 같았다
라브르로서는 지극히 불가사의한 일이였다
"이해할 수 없군요
왜 당신은 인간인 채로 있는 것이죠?
다른 길은 얼마든지 있을 텐데요?"
"글쎄, 그건 아마 인간으로 태어났으니까?"
녹색 군복을 입고
마인에 대한 살의를 어깨에 짊어지며 남자는 말했다
그것 자체가 이상하다
본래, 인간은 재해인 마인에게 살의 따위는 품을 수 없는 법인데
그 시점에서 라부르는 직감했다
마인이라는 재해를 당연하게 죽일 대상으로 인식하는 이 남자
재해조차 자신을 죽일 영역이라고 불손하게 여기는 이 모독자
그런가
"그래... 당신이 마인을 죽인 인간인가요, 참으로 불합리한 생물이군요"
모르실 수도 있는데
마각은 마인의 다리를 의미합니다
라브르가 자신의 다리를 무기로 변형시킨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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