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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84화 - 새로운 고민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4장 엘디스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84화 - 새로운 고민 -

개성공단 2020. 3. 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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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생냥 어디에 숨었는가 했더니

바로 그 탑이였던가"

 

거실 안에서 카리아가 눈을 내리 깔며 중얼거렸다.

마티아가 그 광경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지금까지의 동향으로 보아,

금방이라도 그녀가 은발을 흔들고 

저 탑에 돌격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상상이 약간 어른거렸다.

 

"예...하지만, 예측에 불과합니다만?"

 

물론 나 또한 그 자가 탑에 있으리라는 것은 분명했다.

 

이것을 그녀들에게 말하지 않는 선택지도 존재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내가 왜 그 남자를 위해 

소재지를 숨겨주어야 한단 말인가?

 

게다가 무사했다면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연락을 취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속도 모른채, 아무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

 

그 울분이라고 부를 만한 감정의 물결이

가슴 속에 뒤섞여 마티아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게다가 피에르트는 내버려두면 

더 이상 생기를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서도 있었다.

마티아는 피에르트에게 시선을 옮겼다.

 

"휴.. 무사하단 말이지? 공주님의 탑에서..."

 

피에르트는 순간 웃는 표정을 지어놓고도

그 다음에는 뭔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안도와 초조가 어우러진 것일까

마티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입술을 씰룩거렸다

 

"...알았어... 연락 하나라도 안 주다니. 두고보자 루기스!"

 

피에르트의 그 말에는 과거의 허탈함은 사라지고 있었고,

어딘가 그 말투의 근본에 생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이제 그녀도 좀 쉬어주겠지...하며

마티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편안히 자고 있던 놈을 억지로 

탑에서 끌어내는 것도 참 재미있겠군"

 

카리아가 어딘가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녀도 피에르트와 마찬가지로 

어딘가 평온함을 되찾고 있었다.

 

마티아의 감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카리아는 허리춤의 장검을 흔들었다

 

"루기스가 계책을 부린다는 것은

그 놈이 어디서 나올지는 뻔해

마지막의 위험한 순간에 그 녀석은 튀어 나올거야"

 

피에르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럼 조금 쉬겠다며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피에르트의 말을 듣고 카리아는 호탕하게 웃었다

 

"정말 그렇군..

마치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 의무라고 여기는 것 같아.

그것은 높은 자리에 서서 하는 짓이 아닌데 말이야

정말이지,  언젠가 바로잡아 주어야 할 것 같아"

 

마티아도 두 사람의 말에 어느정도는 공감하는 눈치였다.

 

확실히 그 루기스라는 남자는 그런 점이 있었다

갈루아마리아에서도, 여기 가자리아에서도 그렇다

위험한 장면에 스스로 몸을 던져서,

그 몸에 상처를 늘려갔다.

 

저것이 바로 자기희생의 정신이란 것인가

마티아는 그 정신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였다.

옳고 그름을 생각한다면, 매우 옳은 정신이였다.

 

다른 대다수를 위해 몸을 바치고 더 많은 것을 구한다.

마티아가 매일 새겼던 그 사상이다.

다만 그의 경우에는 뭔가 다급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칭찬은 아무래도 꺼려졌다.

 

아니, 잠깐

 

마티아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안에 떠오른

묘한 감정을 되밀어냈다.

뭐지? 루기스가 마음대로 위험한 곳으로 뛰어올라,

스스로를 희생하여 승리를 이끌어준다면, 

이 정도로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문장교도에선 그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높은 공적으로 칭송할 만하다.

그 과정이 어떻든, 우리는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나는 그의 살신성인이라 말할 수 있는 행동에,

복잡한 감정을 품어버렸던 걸까?

 

자신의 정체 모를 감정에

무심코 마티아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그 분은 왜 스스로 궁지에 뛰어들려고 하는 걸까요"

 

마티아는 자신도 모르게 이 말을 내뱉었다.

그 말에 응하듯 은발이 흔들렸다

 

"그 녀석은 약하니까 말이야"

 

카리아가 딱 잘라 말했다.

마티아에게는 의외의 말이였다.

 

카리아라는 인간은 강자의 이론으로 사는 인간 같았다.

그런데도 자신이 감정을 바치고 있는 사람에게

약한 사람이라고 밝히다니... 무슨 생각일까?

 

의문으로 가득찬 마티아의 눈동자를 본

카리아는 이상한듯이 미소를 지었다

 

"아직도 눈치 못 챈건가?

녀석은 본질적으로 약하고 위험하다.

그래서 스스로 손을 뻗어, 

강자에게 닿기 위해, 궁지에 뛰어 들고 있는거다.

하는 행위는 마치 영웅 같지만, 내가 보기엔 아직 멀었어"

 

그런 카리아의 모습은 묘하게 자랑스러웠다.

자기의 애완동물을 칭찬하는 그런 태도랄까

 

"하지만 녀석은, 

그 약함으로부터 나오는 힘도 가지고 있다.

나는 녀석의 그런 부분이 매우 흥미가 있어

강함이란 확고하고, 약함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말이지"

 

그렇게 단언하는 카리아의 말투는

묘하게 온화하고, 자애로움으로 가득 했다.

그녀의 격렬한 행동과는 전혀 다른 말투였다.

 

카리아는 하얀 뺨을 물들며,

마티아에게 말을 걸었다.

 

"자, 그럼 네놈은 그 놈의 어디를 찾아냈나?"

 

그 놈의 어디를 찾아냈냐고?

마티아는 그 질문을 자신의 입술로 되뇌었다.

도저히 의미를 알 수 없는 질문 이였다.

 

내가 루기스의 어딘가를 찾아내었는가

 

나는 카리아에게 그런 생각은 한 적도 없다 말하자,

카리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우스운듯 웃음를 터뜨렸다.

 

"네놈이 그렇다면야 상관없지.

하지만 나도 그 마법사는 기다려주지 않을거야

어서 송곳니를 내지 않는다면, 

고기 한 조각도 남지 않을 거라고?"

 

물론 남길 생각도 없지만... 그러면서

카리아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문으로 향했다

 

마티아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그와 아무 상관이 없다.

굳이 말한다면, 협력자라는 관계일 뿐....

 

그에 대해 뭘 찾아낼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이번처럼 엘프 공주를 조종하는

장악력과 뒤틀린 행동력을 평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그의 능력에 대한 평가이며,

그의 인격에 대한 평가를 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 결코, 다른거야

마티아는 그렇게 몇 번이고 가슴 속에서 되뇌었다.

 

마티아는 자신의 머리속에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긴 것 같았다.

그것은 카리아나 피에르트 때문이 아니였다.

 

초록색 옷을 입은 남자.

루기스가 원인이 되어, 머리 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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