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반응형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8성 연합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85화 - 변화를 원하는 자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4장 엘디스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85화 - 변화를 원하는 자 -

개성공단 2020. 3. 3. 11:38
반응형

슬쩍, 머리를 흔들었다.

 

늙은 엘프,

라기아스는 미간을 누르고 시야를 정돈한 채,

머리를 흔들며 다시 집무를 보는 책상으로 향했다.

 

아직 정리해야 할 잡무는 많고,

손봐야 할 사앙은 많다.

이미 달이 중천에 떴지만, 쉴 틈이 없었다.

 

주름잡힌 손가락에 쥐어진 붓이 양피지 위를 달렸다.

잉크가 많이 옅어져 보였다.

 

이제 인간의 나라에서 사자가 올 것이다.

그렇다면 우호의 편지를 다시 써야하고,

그 마중을 위한 준비도 해야한다.

라기아스는 더 깊게 주름을 지었다.

 

형은 위대한 엘프였다.

이 핀이라는 격무를 수백년 동안 계속하며,

이 가자리아를 평화롭게 유지했다.

 

라기아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만약 엘프만이 이 독립된 대지에 살고 있었다면,

그것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숲의 은혜를 구가하며, 그저 살아갈 수 있었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자신의 상상 속의 이야기

 

라기아스는 인간의 나라로 내려갔을 때,

많은 것을 보았었다.

 

철보다 단단한 물질로 무장한 병사들

개인의 지혜에 의한 것이 아닌, 체계화 된 마법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곳곳으로 뻗어가는 물품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지식

 

일찍이 전해 들은 인간의 도시보다,

그것들은 훨씬 더 진화하고 있었다.

엘프들이 정령술에만 의존하고 

수 백년동안 변함없이 사는 동안 말이다.

 

그 발전을 어리석다고 부르는 엘프도 있을 것이다.

대지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는 엘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인간을 괴롭게 하겠는가

 

머지않아 그들은, 이 숲도 침범하러 올 것이다.

그렇게되면, 엘프에 대한 경외는 추락하고,

수목이 불태워지는 그런 날이 올 것이였다.

 

그때, 우리는 항거할 수 있겠는가

불변을 양으로 삼고, 숲에 머무르는 것이 전부인 우리가

변화와 확대를 양으로 삼는 그들을 막을 수 있겠는가

 

라기아스에게 인간의 변화는 매우 공포로 보였다.

불과 수십 년 만에 이들은 크게 변했다.

그것을 본 라기아스는 가슴 속에 하나의 확신을 가졌다/

 

엘프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는 크게 변하고 있다.

 

마수의 출몰도 그렇다.

얼마간 가자리아 인근에서 많은 마수들이 목격되었다.

아직 가자리아 내부에 대한 공격은 없지만,

머지않아 그들이 이 숲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제 우리도 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다면, 뒤쳐질 뿐 이였다.

 

우리는 변화가 필요하다.

세계에 남겨지거나 삼켜질 수는 없다.

세계를 끌어들일 정도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큰 기침이 라기아스의 목구멍에서 흘러나왔다

온 몸에 떨림과 통증이 왔다

 

이 몸도 언제까지 버텨줄 것인가

 

"핀이시여, 실례하겠습니다"

 

상관없다고 말하며,

펜을 놓고 의자에 깊숙이 앉았다

 

거의 불도 없는 어둠 속에서

실내로 들어온 것은 라기아스의 직속 부하가 들어왔다

라기아스가 유일하게 신뢰하는 자 였다.

 

나를 섬기는 문관이나 무관들 중에서도

자신에 대해 적개심을 갖는 자가 있다는 것을

라기아스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변화에는 항상 적의가 따라오는 법이다.

특히 엘프라는 종은 변화를 싫어한다.

그렇다면 나에게 반발하는 자가 있을 만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변혁을 일으키려고 한다면,

반드시 그 반발의 숨통을 끊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것도 하나 하나가 아닐 것이다.

반항의 의지는 상속이 된다

 

무슨 말인가 하면,

부모를 죽여도 자식이,

자식을 죽여도 그 의지는 손자가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송두리 째 걷어낼 수밖에 없다.

 

도망칠 곳이 없도록 유인해서.

줄기 뿐만 아니라, 그 뿌리 까지 없애버리는 것이다.

 

라기아스의 귓가에 병사가 속삭였다

라기아스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움직이는 건가, 내 조카여"

 

그 표정은 틀림없는 안도의 미소였다.

 

엘프의 공주, 라기아스

조카가 그녀를 지지하는 엘프들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내가 바라던 상황이 이루어졌다.

라기아스에게 있어서 가장 나쁜 사태는,

조카가 그냥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그들은 움직였다

 

라기아스의 어깨과 유쾌한듯 흔들렸다

 

"좋다. 계속 감시하도록

그녀의 애태워줘도 좋다"

 

그래, 모조리 없애주마

이 가자리아는 혁신의 길을 걸을 것이다.

병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라기아스는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어둠을 비추는 램프를 바라보았다

 

자, 이것으로, 어느쪽이든, 이 가자리아는

변혁의 파도에 휩쓸릴 것이다.

 

나와 공주, 어느 쪽이

이 가자리아의 주인인가 묻는다면,

틀림없이 하늘은 나라고 대답할거야

 

나다. 나 만이 이 가자리아를 지킬 수 있고

오직 나 만이 이 가자리아를 변하게 할 수 있다

 

나야말로 이 가자리아를 뒤엎는 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의 승리다.

 

 

아아, 갑자기 형의 얼굴이 떠오르는군

나에게 죽임 당하는 순간에도, 나를 믿으셨지

참, 정이 많은 엘프 였어

 

하지만, 변화를 위해서는

그를 죽일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며

라기아스는 주름을 일그러뜨렸다.

 

형까지 죽이고 내가 이 자리에 올라섰기에,

나는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용해서,

사랑스러운 조카의 목숨을 끊어버리는 거야

 

그것이야말로, 형...아니, 위대한 핀의 목을 벤

자신의 역할이라고 라기아스는 굳게 믿었다

 

이제 그의 의지를 접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