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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82화 - 반기를 드는 자들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8장 영웅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82화 - 반기를 드는 자들 -

개성공단 2021. 5. 2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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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교 및 옛 왕국의 연합군은
메드라우트 보루를 함락시킨 선행 6만병에게
증원을 새로이 보냈다
병사는 4만 명 남짓
선행군과 합하면 10만에 달하는 병수가 된 것이였다

증원의 핵심은 고위 귀족인 로이메츠 폴
길레아지 가문을 비롯한 귀족 사병들과 대성당이 보유한 성당병

아멜라이츠 갈라이스트 국왕과 성녀 알류에노
둘을 둔 정벌군은 뜨거운 의지마저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전군의 지휘권을 잡는 것은
국왕도, 성녀도, 상급 귀족도 아닌
그저 단 한 남자에게만 지휘를 맡겼다

호국관 제이스 브래켄베리
국군의 최고 지휘권자
수많은 전역에서 패배하지 않고
국가의 수호자가 된 자

본래 각 귀족과 대성당이 가져야 할
사병 지휘권마저 위임받은 그는 홀로
십만 병사의 두뇌가 되어 그곳에 있었다




"이번 전역, 브래켄베리 호국관은 어떻게 보십니까?"





달이 가려질 것 같은 밤
지휘관 천막 안에 있는 사람은 브래켄베리와
또 한 명의 고위 귀족 로이메츠뿐이었다
로이메츠는 덩치 큰 몸을 의자에 맡기고 촛불을 뺨에 닿게 했다




"전역이라... 이건 단순한 내전이야, 폴 경
그것도 왕도를 전쟁터로 하는 최악의 내전이지"





미간에 주름을 새겨 감정을 드러낸 모습으로 브래켄베리는 대답했다
꺼림칙함마저 보이는 것은 결코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제브릴리스는 죽었어, 이제 대재앙과 대마와의 전역은 끝난거야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전후, 경도 잘 알고는 있으시겠지




로이메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브래켄베리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미 파악했다
게다가 전후란 곧 정치의 영역
오히려 로이메츠에게는 더 잘 아는 영역이였다




"주변 강대국 모두 대재앙으로 상처를 입어버렸고...
주력인 마법군이 무너진 볼버트, 부족도시가 반파된 일리저드
맹주를 잃어버린 로어, 그리고 국토가 무너지고 왕도조차 잃은 우리들...
그러나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굳이 말한다면 얻은 것은 평화뿐
하지만 그걸로 여러 나라 제후가 만족하겠는가

할 리가 없다
한때는 안식을 받아들였다고 해도
어차피 잃어버린 것에 대한 합당한 것을
손에 넣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




"경의 말씀대로, 부흥을 위해서 몇 년은 평화가 계속 될 거야 할 것이오
하지만 그 다음은 어떠한가, 부흥이 끝나고
아직도 타국이 혼란의 와중에 있어 버린다면
어김없이 이빨을 드러내는 것들이 나와버리겠지
우리는 전후 다음 평화를 위해 손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이오"




부흥에 의한 평화는
아마도 5년일 것이라고 브래켄베리는 보고 있었다.
년이면 반드시 제국은 상처를 꿰맨다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해도
잃어버린 군을 고치는 것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그리하여 재건이 끝났다면
각국은 내부에 쌓인 불만을 토해내듯
다른 나라에 대한 침공을 개시할 것이다

마성의 유린으로 수많은 밭은 없어지고 인적 손실은 많다
음식도 돈도 턱없이 부족한데, 부흥을 위해서 세금은 모아야 하고
그렇다면 국내의 불만은 반드시 높아질 것이다

각국이 통일된 의지라도 갖지 않는 한
각국은 다른 나라로부터 승리와 물자와 영토를
수입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이다



"만약 이 내전을 치룬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소?
영웅이라는 루기스에 대한 정보는 알아봤소
군의 운영은 전문이 아닌 것 같지만,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보이더군"




이 역시 숨기지 않는 브래켄베리의 속마음이었다

브래켄베리가 신왕국을 관찰한 결과
경이로운 것은 개인이지 군의 운용이 아니였다
갈루아말리아 함락에서 서니오 전투,
감옥 벨라, 볼버트 왕조 전역,
그리하여 왕도 탈환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군의 운용 때문에 승리에 이른 사례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군의 움직임만 본다면 
패배를 당했을 법한 점마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러 영걸의 작용으로 뒤엎어버렸다




"그들은 위협적이지만, 이 정도의 전력차이라면 이길 수 있겠지
하지만 당장은 되지 않을 것이오
상대에게 2만 이상의 군세와 왕도가 있어
포위한다 해도, 그 만큼의 시간을 잡아먹을 것이고
그 결과, 나라는 황폐해지고, 그 다음 국가간의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호국관의 심정을 알고 싶습니다"




조금 이야기가 돌아가긴 했지만
로이메츠의 핵심은 그것이였다

국군, 사병, 대성당병
십만 대군 지휘관이 어디를 향해 있는가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무엇을 이룰 것인가

그것은 과연 자기 뜻과 같은가

브래켄베리는 로이메츠의 눈동자를 보고는
한순간 사고를 움직이며 말했다




"물론 내전을 멈추는 것이오
폐하와 성녀님의 뜻에 반해서라도 말이오"





비록 사람을 치웠지만
당돌한 말투에 로이메츠는 자신의 몸을 살짝 뒤로 젖혔다




"의외이군요, 호국관님은 폐하의 말을 절대적으로 들을 줄 알았건만"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던 시절은 있었소
충성과 긍지, 규율이라는 말을 좋아했지
하지만 국가수호라는 말에선 달라지는 것
일찍이 폐하 본인이 그렇게 바라시어, 나를 이 직책을 내리셨으니..."




과연 하고 로이메츠는 턱을 쓰다듬었다
그것이 브래켄베리가 허용할 수 있는
충성의 본연의 자세일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 내전의 끝이
수렁에까지 갈라이스트 왕국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면
호국관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였다




"그 루기스가 제브릴리스를 죽이면서, 방향도 달라졌소
대성교를 정의로 내세우는 자들 가운데, 의혹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오
본래라면 출정 전에 말리고 싶었다만... 차선책을 쓸 수 밖에..."




로이메츠는 미간의 주름을 손가락으로 풀어주며
브래켄베리의 말에 응하기 위해,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까지 말씀하신 이상
그냥 이야기만 하려는 것은 아니겠죠?"


"물론, 경에게 부탁할 게 있네"




로이메츠, 그리고 브래켄베리도
여기까지의 대화는 기정노선인 것처럼 말했다

본래 정치적으로 굳이 협조자를 많이 갖지 않았던
브래켄베리에게 말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로이메츠 정도
그리고 그라면 믿을 만하다고 믿고 있었다




"폐하와 성녀께 다시 한번 청하러 가겠소
그리고 경에게는 정치적인 수습을 맡기고 싶소만
나도 군 방면으로는 많이 뿌리를 내리긴 했지만
귀족들은 내게 동참하지 않는 자들도 있을 것이오"




브래켄베리의 말에 로이메츠는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런 말이 올 것 같은 것이 로이메츠에게도 보였지만
그래도 마지막 판단에 한때를 갖는 것은 그의 버릇과도 같았다

마지막, 정말 이래도 되는가
건장한 체격과 투박한 태도에서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신중함이야말로 그의 무기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저도 호국관님에게 동참하겠습니다, 각하"






둘 밖에 없던 천막 안에서
당당하게 들어선 사람 한 명이, 입을 열며 말햇다
예전부터, 그녀만은 로이메츠의 호위로서 동석이 허락되어 있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그는 국왕보다 성녀보다 국가에 더 충실
그것을 믿기 때문에 그녀는 여기에 있었다




"발레리"


"말씀드린 대로, 리처드는 대성교를 통해 불사의 씨앗을 심어졌습니다
저는 지금의 대성교에 대해 신임을 둘 수 없습니다
게다가 제브릴리스가 죽은 이상, 더 이상 손을 잡을 순 없겠지요"





발레리 브리트니스는 선명한 모습과
너무나 비장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치켜올라간 눈꼬리는 늘 그랬지만
수많은 감정이 그녀의 가슴속에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대성교의 가르침이 옳다고 해도
그것이 지금의 태세를 긍정적으로 하는 일은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각하"


"흠,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다니..."




로이메츠는 발레리의 칼날 같은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

예전보다 거의 틀이 잡혔지만
로이메츠의 의지 또한 굳어졌다
국왕의 외척 신분의 폴 가이기에
이 국가 자체를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비록 재주없는 몸이지만
할 수 있는 한, 해보겠습니다"


"고맙소, 하지만 앞서
경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소"





브래켄베리는 지독하고 착잡한 표정을 지은 뒤 입술을 움직였다
그가 이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억지로 말을 고르듯 브래켄베리는 입을 열었다




"진실인지는 불분명하다만
머리에 넣는 것으로만 해뒀으면 좋겠소
성녀님이 보내주신 밀서 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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