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9화 - 다시 만난 카리아 버드닉 - 본문
"자... 그럼 술집의 결투 룰에 따라서, 카리아 버드닉 양과 루기스 군의 결투를 시작 하겟습니다!"
리처드 할아범의 선언과 함께 동시에 난리법석을 떠는 구경꾼, 술을 담은 병을 탁자에 갖다대는 자, 안주를 추가로 주문하는 자, 어느 쪽이 이길 껀지 돈을 거는 자, 그 모습은 각각 다양하지만, 누구나 내 속도 모르고 재미 있어 하는 것은 틀림 없다
그렇다기 보다 리처드 할아범, 당신은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오 루기스, 네 무덤은 내가 잘 만들어 줄테니까, 적어도 조금만은 버텨 보라고"
이 악당에겐 더 이상 기대할게 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 아니 예상 했던 거지만, 나도 모르게 깊은 한 숨이 새어 나왔다
허리춤에 있는 두개의 칼은 마수를 대하느라 그랬는지, 조금만 더 썻다간 아예 부서져 버릴것만 같았다
결투 상대로 지명된 카리아 버드닉을 힐끗 들여다 보았다
아... 얼굴 가득에 웃음 꽃이 피어 있는군... 이것은 마치 흉계를 부리고 있을 만한 미소군, 구세의 여행에서도 몇 번인가 그 모습을 본 적이 있었어
젠장! 왜 이렇게 된거지? 내가 뭘 잘못 했다고?
*
술집으로 들어가서 카리아 버드닉의 부름을 받아 자리에 같이 앉았다.
다른 테이블 보다 한 단계 고급진 자리로, 요금도 보통 테이블 보다는 비싼 곳이다. 뭐, 기사 계급인 그녀에겐 비싼 것도 아닐테지만
"어... 대형 마수 무사히 토벌하신거 축하 드립니다"
"아아, 마수 말인가? 그거라면 놈의 마핵도 기사단에 제출해서 보고서를 완성했다. 녀석들도 당황하더군, 버드닉의 딸이 공을 하나 세웠다고"
마핵이란, 사람의 심장 같은 것이다. 일각에선 마수 그 자체라는 설도 있다. 마핵이 있으면, 마수를 죽였다는 증거로 쓸 수 있으며, 미래에서는 마력이 응축된 물체이기 대문에 마법에도 쓰이고 있었다.
아무튼 우리는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의 이야기는 평범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정도 라고 해야할까...
나는 미래에서 그녀와 평범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소름이 끼쳤다.
그러나 이 이야기도 포도주를 두 잔째 들이킬 때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네 놈은 왜 그 자리를 떠났지?'
"그거야 뭐 저 같은 놈이 그 자리에 있어도 방해 되잖아요. 당신도 매번 말하지 않았습니까 방해라ㄱ....
아 맞다. 나를 방해한다고 누누히 말했던 건 지금의 그녀가 아니라 미래의 카리아 버드닉이다.
적어도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는, 비록 동일인물 일지라도, 나를 매정하게 했던 여자가 아니다
카리아 버드닉은 조심스럽게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입을 열었다
"네 놈은 윗 신분의 말을 거역해도 된다고 들었는가? 내가 숲에서 그 마수를 처치하라는 것을 두고 보라고 했지 않잖냐! 나는 기사 계급이란 말이다!"
아... 이 여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조금씩 알것만 같았다
"이 나라에서는 윗 계급의 말을 거역하면 징벌을 받는다는 거내요... 그걸 받으라는 말이시죠?
시선을 낮추면서 주위를 살피듯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관습에 가까웠지만, 관련 법은 살아 있긴 했다.
그러니까 카리아 버드닉이 날 징벌하고자 한다면, 나는 며칠의 중노동을 받게 되긴 할 것이다.
근데 고작 말을 거역한 것이 그렇게 화가 난 일인가?
내가 아는 카리아 버드닉은 그런 사소한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였는데 말이다
물론 징벌을 받아도 딱히 상관은 없지만... 나는 이런 일을 하기 위해 과거로 온 것이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그녀가 내게 질문했다
"네 이름은?"
"...루기스. 그냥 루기스일 뿐입니다. 촌스러운 이름이죠?"
"음 루기스, 네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태산이지만, 한 가지만 우선 물어보지. 너는 왜 나를 도운 것이지?"
아까 대형마수에게 달려든 것을 물어보는 거군
이유를 물었다면 답하기는 어렵다. 거기서 뛰쳐나왔던 것은 그냥 충동적으로 또는 찰나적인 감정에 흔들려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했다간, 그녀가 도저히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가 수긍할만한 핑계를 대는것이 편할거야
동시에 아까부터 주위 손님의 시선이 많이 따갑다.
이런 곳에서 여자, 게다가 기사 계급과 얘기 했다는 것이 드러나면
나중에 무슨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냥 대충 대답하기로 했다
"그야 뭐...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으면 도와주는 게 남자의 의무잖아요"
조금의 공백이 있었고, 카리아 버드닉은 무표정에서 미소로 바뀌며 이렇게 말했다
"모욕이군"
".......네?"
주인장! 결투 준비를! 이 남자는 나를 모욕했어. 결투로 이 남자를 응징하겠다!
그녀의 목소리는 술집을 관통했고
술에 취한 남자들은 그 목소리와 결투라는 단어에 열광하면서, 즉석에서 테이블을 끌어서 자리를 마련하고, 술을 추가로 주문하기 시작했다.
"뭐... 뭐가 문제라는 거야? 오히려 칭찬이잖아?"
"말하지 않았느냐. 나는 기사 계급이다. 그런 나에게 부녀자들에게나 할 말을 하다니"
어휴... 상류층 놈들이 이래서 질색이야
나는 카리아 버드닉을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아까 나에게 보여줬던 그 공격적인 미소의 뜻은
'네 놈이 이기면 이번 건은 용서해 주마, 하지만 내가 이긴다면...'
이 년은 나를 몸종으로 삼는 불합리한 심술을 부릴지도 모른다...
아 이제 이해했다. 이 여자는 내가 어떤 대답을 하든 같은 대답을 할 생각 이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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