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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28화 - 나의 편은 - 본문
거짓말쟁이
그렇게 불리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고 있던 나였지만
그것은 어떤 의미로 인과응보였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거짓말이라며
성인 행세를 하지는 않겠지만
이미 거짓말을 내뱉고 있는 중인한, 죄는 적지 않을 것이다
"너의 말을 믿은 내가 바보였어!
어째서 그런 거짓말을 한 거야?
거짓말 따윈 하지 않았으면 했는데...
최약이야! 완전 싫어! 네 얼굴 따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
거짓말쟁이! 살인자!"
어떤 인간에게 미움을 받아도 좋다
하지만 그녀에게만은.......
"아야코... 미안... 미안해...!"
사과해도 용서해 줄 일은 아닐 것이다
살인자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내게 있어서 궁극의 고민 끝에 선택한 결단이였으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날 용서해줘...
나도 도와주고 싶었어... 도와주고 싶었어..."
무카이자카 야나기마는 위선자다
양쪽의 편을 들면서도 한쪽밖에 고를 수 없었으니까
어느 쪽도 구한다는 선택지를 선택할 수는 없었다
할 수 있고 안 할 수 없고가 아니라 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 않는 것과 하는 것 중에
무엇보다 좋지 않은 것은 하지 않는 위선이였다
위선 따위 정말 싫어........
"으아......."
기상했을 때는 대개 꿈에 대한 일 따위는 잊어버리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하필이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꿈을 꿔버렸다
과연 그것이 얼마나 싫었는지는
내 몸에서 나는 땀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식은땀 수준이 아닌
뭔가 큰 병에 걸렸다고 말해도 믿어줄 정도였다
시각은 새벽 3시 반
한밤중이라고 말할 사람도 있고
이미 아침이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얼마나 어중간한 시간대에 일어났을까
좀 더 분명히 심야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
두 번 잠을 청할 수 있었겠지만
여기서 한 번 더 자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지각하겠지
어라?
시즈쿠가 돌아온 후
나는 그녀의 골짜기에 파묻혀 자고 있었는데
그녀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조심스럽게 방 밖으로 나오며
계단을 내려와 거실을 바라보니
시즈쿠는 전구 하나 켠 상태로 책상에 푹 엎드려 있었다
소리에 매우 민감한 그녀치고는 무척 무뎌보였다
내가 내려온 것도 모르는 듯이 한숨을 쉬고 있었으니 말이다
"...시즈쿠?"
말을 걸니 언제나 느긋한 그녀로서는
상당히 민첩하고 겁먹은 반응이 돌아왔다
정체가 나라는 걸 알자
안심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옆에 앉으라는 듯 옆의 의자를 끌었다
온 가족이 잠자리에 든 뒤의 거실은 어딘지 쓸쓸한 느낌이였다
"네가 이런 시간에 일어나다니 희한하네, 무슨 일 있어?
"뭐... 악몽을 꿔서요, 시즈쿠야말로 무슨 일 있나요?"
"아... 저번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고 있었어"
"저번의 일..."
쓰라린 추억이 되어버린 우리들의 첫 데이트
유우코의 책략에 의해 꼭두각시로가 되버린
아이노쿠라 미츠루는 결국엔 시즈쿠에게...
이번에는 변명할 수도 없이 사람을 죽여버렸다
정당방위라는 것은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겠지
그리고 나 또한 그녀의 살상 행위를 못 본체 했고 말이다
그 이후 나의 마음에는 시즈쿠에 대한 불신의 싹이 돋아났지만
그 정도로 관계가 변화할 만큼 약한 사이는 아니였다
어쨌든 공범 관계는 아직도 존속중이다
"나 때문에 그런가요?"
"당연하지... 난 마음 따위는 전혀 읽을 수는 없지만
네가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것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
보통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말이야"
부정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지만
본인이 눈치챈 이상, 왠지 이쪽도 미안하게 되었다
"난 말이야... 너를 믿고 싶어
지금으로서는 너 만이 나의 편이니까"
"그... 죄송해요..."
"아냐, 사과할 필요 없어
애당초부터 이상한 이야기잖아?
사형수를 믿다니... 영화라면 사망 플래그야"
자학적으로 미소짓는 시즈쿠의 표정은 메말라 있었다
실컷 울고, 눈물이 다 말라 버린 후에
더 울려고 하면 분명 이런 식으로 되곤 했다
울보였던 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이 손에 잡힐 듯 뚜렷하게...
"나는 말이야, 누가 날 믿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기에 네가 날 믿어준다면, 너만은 배신하고 싶지 않아"
"내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배신할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그렇게까지 신용하는 이유가 뭐죠?"
"......지금은 말할 수 없어"
"네?"
추리소설에 나올 법만한 대사에 나는 당황했다
동시에 시즈쿠는 외면하면서 툭 고개를 떨구었다
"...모든 것이 끝나면 말할게
지금 말했다간 모든게 거짓말로 들릴 것 같아서...
나는 아무렇게나 진심을 말하고 싶지 않아
특히나 나 자신에 대해서는 말이야"
그 각오가 의미를 갖는 것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이 끝나고 나서일 것이다
나의 몸에서는 엄청난 양의 땀이 흐르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사람의 피부가 그리워졌다
특히 시즈쿠의...
"...시즈쿠, 잘까요?"
"아, 그렇지
너는 학교를 가야 했으니까..
그래, 일단 자자, 하지만 난 계속 깨어 있을테니까
악몽을 꾸지 않도록 내가 지켜줄게"
너는 이걸 좋아했지? 하고
그녀는 가슴을 팔로 밀어붙여 왔다
그렇다, 확실히 나는 시즈쿠의 가슴을 좋아한다
만지고 있는 것만으로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나의 추악한 부분
...남에게 보여지지 않는 부분까지
통틀어 감싸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마음을 허락하고 마는 것이였다
이런 상냥한 사형수 여자친구를 불신하다니
나는 바보같은 녀석이였다
저쪽이 그럴 생각이라면 이쪽도 그럴 마음이 생겨야 했다
한마디로 내가 믿어야 하는 것은
여자친구
...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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