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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33화 - 침식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3장 사랑하지 않는 것이 좋으련만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33화 - 침식 -

개성공단 2021. 12. 2. 13:20

설마 시즈쿠가 나에게 불신감을 품고 있을리 없겠지만


역시 오늘밤의 움직임은 너무 이상했다



"어디 가?"



새벽 1시 45분

7시까지 도서실에 틀어박혀 있었던 덕분에
유우코의 추적을 면하기까지는 좋았지만

한 지붕 아래는커녕 한 침대에 잠든
시즈쿠의 눈까지는 속일 수 없었다

가족의 눈을 속여도 그녀가 알아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였다



"아.. 잠깐 학교에 물건을 두고 온 것 같아서..."

"내일 가도 되잖아? 하필이면 왜 심야에?"

"뭐... 나에게도 사정이란게 있어서"

"혹시 유우코의 꾐에 빠진건 아니지?"

"이번에는 내가 최대한 피하고 있어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물어 본 것 이외의 답도 하지 않았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의 부탁이라고 해도 믿어줄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배신의 위험을 그녀의 뇌리에 묻힌다는 것만으로도 미안했다

시즈쿠는 아직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듯이
소매에 파묻힌 손을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었다



"...돌아올거지?"


"이 나이에 가출할 리가 없잖아요
거기다 시즈쿠와 여동생이 집에 남아 있는데..."



유우코와의 만남을 피한 것은
여동생 루우의 재촉을 피하는 목적도 있었다

여동생은 유우코를 동경하고 있다

그 유우코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를 잡으려고 남매의 특권을 이용해서
나에게 졸라대며 집으로 부르라고 말해오고 있었다

내가 혼자 돌아온다면
오늘은 바빠서 말을 걸지 못했다며 이유를 무한정 붙일 수 있지만
서로 붙어다니는 한, 변명은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리에서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여동생의 원한을 살 가능성이 있겠지



루우, 미안해





이상한 싸움에 휘말린 오빠를 제발 용서해 주기 바래
사형수는 나를 이용해 도망치고 싶어하고
초인 고교생은 나를 이용해 사형수를 잡으려 하고 있어



"걱정하지 마요, 배신은 하지 않으니까"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네?"



시즈쿠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노골적으로 말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였다

그녀는 갑자기 벌렁 드러눕거나
목이 간지러운지 만지기 시작하더니
최종적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껴안았다

그녀는 매우 부드러웠다



"...부끄러워서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너 항상 내 가슴을 베고 있었지?"

"차...창피하니까, 말하지마요"

"으흐흐,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너희 가족은 잠자고 있고, 단 둘이만 있으니까
아무튼 실은 나도, 너를 껴안지 않으면 잠이 잘 안오게 되버렸어"



엥?






"너의 체온, 숨소리, 떨림, 잠꼬대
나 자신도 완전 신기하게 생각하곤 있지만
네가 없으면 불안하다고 할까나?"


"부...불안? 무슨 소리에요?"


"너에 대한 사랑이랄까?"


"으앗!!"

 

그녀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마약같은 그녀의 목소리인지라
사고가 마비되며, 부끄러움이 점점 더 증폭되어갔다



"그러니 네가 없으면 난 잠이 안 올 것 같아
네가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처음부터 믿고 있었어
그래도 가능하면 빨리 돌아왔음 좋겠어, 알겠지?"

"아... 알았으니까! 그만 떼 주세요!
뭔가 배덕감이 든 단 말이에요!"

"배덕감? 그건 이미 날 숨겨둔 시점에서 맛보고 있었잖아?"

"그것과 이것은 이야기가 다르... 아무튼!"

 


한바탕 나를 놀리고 나서 그녀는 밀착 상태를 해제했다.



"뭐하러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조심해, 기다릴게"

"네, 그럼 다녀올게요"

"잘 다녀와"



신혼부부 비슷한 대화를 거쳐 심야에 집을 뛰쳐나왔다

새벽 두 시라고 하면 단순히 어두운 것도 아닌
주위에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마의 시간대였다

마치 유령이 튀어나올 수도 있겠군


게다가 학교라니
7대 불가사의라도 알아볼 작정인가?

하지만 약속 장소는 교내 운동장이니까
그건 아니겠지



  































교내에는 CCTV가 있기 때문에, 운동장으로 오라고 한 것일까?


"기다렸어"



교정에 불법 침입한 나를 마중 나온 것은
도서실에서 만난 모델 체형의 미녀

그녀는 자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교복 차림을 하고 있었다



"아, 네..."

"내가 말하긴 뭣하지만
후배군은 경계심이란게 없는거야?"

"저... 사람을 쉽게 믿는 성격이랄까요"

"그래? 아무튼 고마워"



대화가 끊겼다


소원은 어디까지나 「교정」에 와주길 바라는 것 뿐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제 돌아가도 상관없겠지만
도대체 유익한 것이란 무엇이었던 것일까

정숙한 미소를 지으며 물끄러미 이쪽을 바라보는
나는 (좀 무섭게 보이는) 그녀에게 어색하게 물었다.



"나에게 유익한 것이 대체 뭐였나요?"

"응, 그건 말야... 조금만 기다려 줄래?
곧 알 수 있을 거야"



또 누가 오는 것일까?

안정될 수 있는 장소에 앉아
눈요기를 위해 그녀의 온몸을 돌아보았다

교복이 검은색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묘하게 위장 효과가 생기고
몸이 어둠에 섞여 무한히 퍼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딩 동 댕 동 딩 동 댕 동





그것은 들릴 리가 없는 교내 방송 소리였다.



"전교생에게 안내 말씀 드립니다!
무카이자카 야나기마군을 보신 사람들은
가까운 집에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알려주세요, 알려줘, 알려줘, 알려줘, 알려줘, 알려줘, 알려줘,
알려... 알려... 알려... 알려... 알려... 알려... 알려..."



지지직...





"…………"



공포 때문인지, 아니면 저격당한 것 같은 기분인지
왠지 기분이 매우 더러웠다

왜 나는 이런 상황에 처하는 것인가
것보다 대체 이 방송은 뭐지...?

선배 쪽을 바라보니 그녀는 미안한 듯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후배군이 무카이자카 야나기마, 맞지?"


"무...무엇인가요, 이 방송은?
어째서 제가 언급되고 있는 거죠?"



이상 현상의 정체는 곧 밝혀졌다

시간대로도 현실성과의 조율을 고려해도 틀림없이 이상했다

이런 도시 전설이 있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나는 어떤 조건을 충족시킨 것 같았다



"설마 절 속인건가요!?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길래 나에게..."

"잠깐만, 후배군!
널 속이고 싶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도와줬으면 좋겠어!"



선배가 방금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광기에 사로잡힌 채, 공격을 이어나갔을 것이다

가까이서 사람이 살해되는 것을 보고 나서부터
내 안에서 살인에 대한 문턱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였다

살인 충동은 항상 숨겨놓고 있었지만
비상스러운 상황이 닥친다면 얘기는 달라지는 법이였다



"도와달라고요!?"




선배가 교복에 손을 대고 가슴 아래까지 옷을 걷어 올렸다

그녀가 느닷없이 노출 취미에 눈을 뜬 것은 아니였다

내가 보기에도 
그녀의 복부는 매우 야위어 있었다

옷 위로는 상상도 못했던 그 여윈 모습은
날씬하다기보다는 가난해보였고, 갈비뼈가 드러나 있었다




"후배군은 방금 처음 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방송은 낮에도 계속 듣고 있었어
사람들의 입에서 말이야..."

"입에서... 뭐라고요?"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려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내리고 있어
방금의 방송 내용이 말이야...
그거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식욕도 없어지고, 머리가 돌 것만 같아"

"아, 혹시 도서관에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없었으니까?"

"맞아, 하지만 그 때 후배군이 와주었지"



와주었다?



뭔가 모순이 생기고 있었다

누군가의 입에서 방송이 들려온다면 
나를 도서관에서 쫓아냈어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도 그녀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



"후배군의 입 안에서는 목소리가 안들리고
나중에 명단을 보니, 무카이자카 야나기마군이란 걸 알게 됐어!
그래서 너라면 뭔가 알고 있을까 해서, 불려낸거야!"


"일단 침착하세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먹을 지경이니까!"



솔직히 침착하란 말을 하고 있음에도
나 또한 겁에 무척이나 질려 있었다



선배는 가슴에 손을 얹고 심호흡을 반복했다
좀 진정해진 것 같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후배군, 정체에 대해 알고 있어?"

"...전혀요"

"...그런"



자비의 조각도 없는 부정에
그녀는 낙담……아니, 절망하고 있었다

나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주고 싶지만, 제3의 위치

우선 무슨 계기로 그녀에게 그 목소리가 들리게 되었다든가,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의료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가 수술을 해도 단순 참살이 되듯이
지식이 없으면 사람을 구할 수 없다



...호우스케,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괴이하면 그녀석이 생각난다

나의 단짝친구, 단짝친구였던 남자애
유별나게 무서운 것을 좋아하는 그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이런 이상한 것에 말려드는 데는 꼭 이유가 있어요
뭔가 짚이는 것은 없나요?"

"짐작... 그렇게 말하니, 내 우체통에 편지가 있었어"

"편지...? 내용을 봤나요?"

"응, 확실히..."





 

좋은 아이, 나쁜 아이, 어느 애를 잡을까

저 아이가 갖고 싶어, 저 아이가 갖고 싶어, 저 아이...

누가 저 아이를 건네줘, 누가 저 아이를 건네 줘

저 아이와 함께 피리를 불며, 바위 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일곱 번째 달이 뜨는 3시 무렵에

저 아이를 내게 줘




모든 내용을 들었을 때 내 머리는 하얗게 질려버렸다.

적어도 전문가인 호우스케와 함께 왔었어야 했는데...

아니, 유우코로부터 문구를 전해 들었을 때부터, 알아챘어야 했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남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자칭하는 범죄자는 일본 곳곳을 찾아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카리키리 씨'니까



















 카라키리 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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