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35화 - 벌레떼 - 본문
보통 큰 소리를 잘 내지 않는 루우의 외침
그것은 단결력이 전무한 무카이자카 가문에 있어서
유일하게 결속의 개기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
마치 그것은 개전의 봉화랄까나
가족의 누구에게나 소중한 존재인 루우이기에 가능한 것이였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뭐야? 무슨 일이야?"
나를 포함해 가족 전원이 현관에 모이니
루우는 엉금엉금 기면서 내 발밑에 매달렸다
그녀는 여러모로 보아 완전히 주저앉아 있었다
"오오오오오...오빠! 아아아아아아...아래..."
"루우 진정해, 무슨 일이야?"
"야...야나가마, 저것 좀 봐라"
"응?"
아버지의 재촉으로 현관에 시선을 주니
그곳은 세상의 지옥이 현현한 것처럼
많은 벌레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애벌레부터 시작해서 개똥벌레, 지네, 바퀴벌레 등등
그것들은 불쾌한 덩어리마냥 한 곳에 모아져 있었고
그 중 한 마리는 현관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악!"
벌레에게는 미안하지만, 집안에 들어가 버리면
루우는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조금도 착오 없이 밖으로 차버리자 문을 닫고 농성작전을 결행했다
바퀴벌레는 둘째 치고 지네 같은 게 들어가면
누군가가 물릴지도 모른다
일단 벌레의 움직임은 둘째치고
대체 누가 우리 현관에 벌레 덩어리를 던졌는가?
"...나 왠지 외출하고 싶지 않은 걸... 괜찮아 루우?"
여동생은 부모에게 위안을 받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동자에 빛은 보이지 않았다
앉은 채로 머리를 숙이고 있었고
방으로 들어가 천천히 숨을 내쉬려 하고 있었다
내가 왕따 당할 때도 이런 짓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루우"
루우는 있는 힘을 다해, 나와의 시선을 마주쳤고
빛을 잃어버린 눈동자는 한 줄기의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오빠, 벌레는?"
"밖으로 나갔어, 어떻게 된거야?"
"꿈에 우편물이 도착했는데
뭔가 진짜 같아서, 일어나서 확인해보니, 정말 편지가 있던 거야
그런데 그 속에... 벌레가 동봉되어 있었어!"
"못된 장난이로군, 게다가 루우에게 주다니 괘씸해"
"야나기마였다면 아무래도 좋겠는데"
"넌 뭐 거짓말쟁이니까, 이런 일 당해도 싸겠지
것보다 넌 남자니까 벌레를 봐도 겁내지 말라고"
"벌레 무서워하는데, 성별은 상관없잖아!
어쨌든 부모니까 걱정 좀 할 수 없어?"
"그런 나이에 어리광이라니... 기분 나쁜 걸?"
"너 고등학생이였지?"
두 사람은 킥킥거리며 나를 질타했다
반사적으로 대꾸해 버렸지만, 죽어도 응석부리는 일은 없을거다
어차피 응석을 부릴 바에야 시즈쿠에 응석을 부릴거니까
두 사람이 흥미를 잃고 흩어져 갔고
나는 루우의 등을 문지르면서
정신이 안정되었을 때를 가늠해 다시 한 번 물었다
"루우, 그 우편물 열어봤어?"
"아, 아니... 벌레가 무서워서..."
"그래? 그럼 그 우편물은 내가 맡아둘게, 알았지?"
본인의 허락도 얻었으므로
나는 재빠르게 우체통의 물건을 집어넣었고
완전히 정신을 차린 여동생은 이미 거실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도 향하지 않으면 의심받을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확인해 두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방으로 돌아오니 노트를 속독하는 시즈쿠가 보였다
"어라, 아침은 안 먹어도 돼?"
"괜찮아요, 것보다 노트를 주시겠어요?"
나만 정보를 알고 있을 수는 없다
미하루 선배에게도 이 노트를 전달하고
카라키리 씨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말로 설명하면 아무래도 설명하기 어렵다고 할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생길 테니까 말이다
가방에 친구의 유산을 쑤셔 넣고 문득 가면의 존재를 떠올렸다
그 소녀는 무엇 때문에 이런걸 준 것일까?
뭔가 매우 괴로운 일이 있으면 써달라고?
무슨 행운의 아이템이란건가?
"뭔 일 있어?"
"아니에요, 다녀올게요!"
"안녕하십니까, 무카이자카 군."
"으아악!"
오늘로만 두 번째 놀라는 군
첫 번째는 벌레보고 놀랐지만, 이번엔 사람을 보고 놀라버렸다
종류가 다르다고 해도
깎이는 체력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심장에 나쁠 것이다
그녀와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기에
멀리 돌아가서 등교를 하고 있었다만... 실패다
"오늘도 무사히 살아 있어서 다행입니다"
"응... 그래,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냄새는 계속 강해지고 있습니다
마치 늘 곁에 두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나는 그녀의 날카로운 촉에 오싹한 감촉을 느꼈다
정말로 옆에 두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이렇게 된 이상, 내 방에 들여놓을 수는 없게 되었다
일단 나는 서둘러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혹시 말이야... 괴이라던가 도시전설이라던가 믿어?"
"흠... 일반적으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만
나나나기 시즈쿠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있을 수 없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상을 범하지 않는 범위지만요"
듣고 보니 그 말대로
시즈쿠의 힘은 비현실이라든가 비과학이라든가
그러한 차원을 훨씬 넘고 있었다
향후의 문명을 위해서도
시즈쿠는 사형시킬 것이 아니라
어딘가의 연구기관에 돌리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배신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녀를 배신할 바에야, 독점해서
세상의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하는 편이 낫겠지
믿을 수 있느냐의 사실과
믿을 수 없는 감정은 별개의 것이니까
몇 번이고 말하지만
시즈쿠를 아주 좋아하지만, 그것과 이것과는 이야기가 다르다
"혹시 관심이 있으신가요? 그럼 아는 사람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괜찮아, 게다가 네가 아는 사람이라면
경찰 관계자인지 뭔지, 굉장히 늙은 아저씨나 아줌마일거 잖아
그리고 말이야... 난 네가 생각하는 것 만큼 영리하지 않아"
"의뢰 형식으로 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만..."
모두가 같이 하면 편하겠다만
이 문제는 나 혼자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나는 지금껏 호우스케 옆에서 여러 가지의 괴이들을 목격해 왔다
그 때마다 아야코의 등에 매달리거나
호우스케의 뒤에 숨거나 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았지만
이젠 두 사람은 없고
미하루 선배가 의지한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나
그러니... 나 혼자 해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카라키리 씨의 정보는 노트에 있었다
전혀 미지의 무엇인가를 상대한다면 몰라도
지금은 힘을 빌릴 때가 아니였다
"...왜 그런 걸 물어보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저는 그 방면에 대해선 문외한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의 조언을 해드릴 수 있죠"
"뭐라고?"
"비과학적이라고 해도
그것은 과학이나 물리 법칙의 종류에 어긋나지 않을 뿐이고
모든 것에는 분명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나나나기 시즈쿠의 지배 또한 비과학적이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으면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 법칙이란게 있으니까요"
"너무 초보적인 조언이잖아"
어떻게든 시즈쿠에 대한 언급은 피할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 무리하게 주제를 바꾸면
부자연스러움이 생기므로 의심을 받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앞으로 일일이 기회를 엿보는 것도 귀찮으니
내친김에 그 이야기도 매듭지어 두기로 할까?
"유우코, 다음 연휴에 일정이라도 있어?"
"나나나기 시즈쿠의 수색 임무가 있습니다"
"늘 그렇겠지... 비어 있는 시간대 없어?"
"있습니다만, 데이트 신청인가요?"
촉이 날카롭군... 하지만 상대는 내가 아니다
"그게 내 여동생 루우가 너와 친해지고 싶대서
연휴에 데이트...는 아니지만, 같이 어울려 주지 않을래?"
내가 생각해도 명안이였다
두 사람을 외출시키면 시즈쿠도 날개를 펼 수 있고
무엇보다 내 방에 들어올 염려가 없어질 것이였다
갑자기 머리가 영리해진 기분이야... 학교 성적은 그대로지만...
"그런 일이라면 삼가 받아들이겠습니다"
"삼가... 어른도 아니고, 부담 없이 받아줄 수는 없니?"
루우는 기뻐해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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