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성 연합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49화 - 죄인, 사형 - 본문
까마귀 스타일을 맞춘 것인지
시즈쿠는 치장을 하고 새롭게 내 앞에 나타났다
고스로리 원피스를 어디서 조달했는지는 모르지만
까마귀를 동반하고 나타나니
마치 새를 지배하는 여왕처럼 비현실적이라고나 할까
백일몽이라도 꾸는 듯 했다
"너의 소원을 이루러 왔다, 만족하나?"
당사자가 옥상 가장자리에서 불쑥 내려오자
남자는 나를 잊고 칼끝을 그녀에게 돌렸다
"나나나기 시즈쿠, 너 왜 내 어머니를 죽였어!"
"응? 죽였어?"
"뭐?"
시즈쿠의 반응은 아무리 생각해도 짚이는 데가 없다고 한 투여서
사내는 순간이였지만, 당황하고 말았다
"웃기지마!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이상한 염주를 뿌리거나, 아침밥을 굶거나
친구들에게 일부러 시비 거는 시늉을 하거나...
네가 한 짓이지! 육난죄인(六薙罪人)!"
적어도 애인인 나도 전혀 무슨말인지 파악이 안 되었다
시즈쿠는 '육난...'까지 말하며 생각에 잠겨 있었지만
3분도 지나지 않은 사이에 양손을 펼치며 말했디
"사람 잘못 봤어"
"네가 이상한 힘이 있다는 건 알아!
아마도 조종해서 죽인 거겠지?
너 같은 녀석을 믿는 게 아니였는데!"
남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난데 없는 상황과 고통에 내 사고는 정지해 있었다
"뭐, 대충 짐작이 가는 군
불쌍하니 동정 한 마디를 하고 싶지만
사형수의 동정을 받고 싶어하지 않을 테니
내게서 듣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닥치고, 죽어버려!!!!"
미친 소리를 지르며 남자가 덤벼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빨리 그녀를 에워싸던
까마귀가 사내를 들이받더니 주저 없이 남자의 두 눈을 파고들었다
"끄아아아악"
까마귀가 자신을 희생할 리는 없고...
아마도 이 행동은……조종하고 있는 것이겠지
괴한이 칼을 휘두르는 동시에
주위의 전깃줄에 대기하고 있던 까마귀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그의 몸을 지상의 먹이인 양 쪼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듣기 싫은 목소리가 한순간 들리더니
시커멓게 칠해져 알 수 없지만
목을 잃었는지 목소리가 뚝 그쳤다
승부라고도 부를 수 없는 한순간의 사건
그리고 진행형으로 펼쳐지는 처참한 광경에
나는 현실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해가 따라붙었을 때
시체도 남지 않은 처형 방법에서 눈을 돌렸다
대놓고 보기에는 너무 비참했고
기피하기에는 너무 깨끗했다
남자가 있던 자리에는 혈육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즈쿠는 조금 전의 남자는 몇 초 만에 잊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나를 꽉 껴안았다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아, 아아......"
"응? 이 멍은... 아까 계단에서 난 건가?
그것도 여기저기 부딪혔네, 안 아파?"
"아아아......"
"미안해,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텐데
너에게 폐가 될 까봐 그랬어"
시즈쿠의 걱정은 점점 심해졌다
막바지에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왠지 장난으로 걱정 시켜 버린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을 느끼면서, 황급히 대응했다
"...앗, 폐가 되다뇨, 안 왔으면 죽었을 거에요"
"사실... 나는 오려고 하지 않았어"
"그건... 모습을 드러내기 싫어서 그런 건가요?"
"아냐"
시즈쿠의 목소리에 노이즈가 걸린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기분 탓일까
"내가 방금 끌려나온 건 유우코의 작전이야"
"네?"
"지금까지 내 소재는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았어
앞으로도 잡힐 생각은 전혀 없지만 말이야
하지만 너를 위험하게 하면, 내가 끌려나온다는 것이 증명되어 버렸어
최악이군, 하지만 네가 위험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야
아무튼.... 나 때문에.... 미안해...."
"그렇게 사과하지 않아도
이 나라는 법치국가니까요!
이번 같은 건 특수한 경우니까
더 위험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에요!"
"아무 일도 안 일어날거라니, 넌 위기감이 부족해
오기와라 유우코는 나에 대한 수사를 한정해서
경찰의 협조를 받아낸 녀석이야
나나나기 시즈쿠는 무카이자카 야나가미를 위협하면
반드시 출몰한다.... 그래서 그를 위협에 빠뜨리자...라는
전략을 경찰과 세울 수도 있는 충분한 녀석이야"
"네... 설마요? 그래도 경찰인데"
"유우코는 나를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어
따라서 어떤 수단이라도 쓸 작정일 거야"
시즈쿠는 유우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어떤 대처 방법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시즈쿠의 표정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연휴지만, 유우코가 접촉하면 되도록 도망가줘
그녀는 이 사건을 파악하고, 이제부터 너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가갈 지도 몰라"
"도망가라니... 그 녀석의 신체 능력을 알고 말하는 거에요?"
"뭐 적어도, 일반인처럼 보이니까
길거리에서 덤벼들 것 같지는 않은 걸"
둘이서 이야기하고 있으니
빌딩의 아래쪽에서 대량의 사이렌이 울리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미하루 선배가 신고했는지
아니면 원흉으로 보이는 유우코가 신고했는지 확실치 않지만
일단 이곳은 막다른 골목이였다
시즈쿠가 눈에 띄어선 안 될 것이다
"시즈쿠, 도망가요!"
"물론 그래야지
그 녀석은 분명 벽을 기어올라올 테니까"
그녀가 양손을 벌리자
남아 있던 까마귀가 시즈쿠의 전신을 덮었다
그것들은 회오리 바람처럼 돌기 시작하더니
까마귀가 흩어졌을 때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야말로 깨끗하게... 아무런 흔적도 없이...
"괜찮아요?"
"우와아아아악?"
옥상 가장자리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설마하고 돌아보니 정말
유우코가 외벽에서 기어 올라왔다
이건 여고생의 신체능력이 아니야
"유...유...유...유...유...유우코!"
"나나나기 시즈쿠가 당신을 쫓고 있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달려왔는데... 녀석은 어디있죠?"
"으, 으응? 그런 신고 누가 했어?"
"익명의 통보여서... 더 이상은 말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병원에... 아니, 습격의 리스크가 있기에
일단 저희 집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죠
그래요, 그게 좋을 거에요, 와주실 거죠?"
"아, 그게... 나 동행자가 있어서
아래쪽에 있을거야"
"함께 데리고 같이 가지죠
그러면, 상관 없을 것입니다
보호하지 것을 포함해 여러가지로 사과 드립니다
그래,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게 어떤가요
당신은 이미 위험한 인물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아니, 저기, 힘 좀 빼! 팔이 빠질 것 같아!"
"진심으로 힘을 준 게 아니니까, 걱정마십시오"
"진심이라면 팔이 빠지는 거야!?
잠깐 기다려, 남의 말을 좀...!"
나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근력으로
억지로 끌려가고 있었다
외벽을 타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오는
초인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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