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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48화 - 칼부림 - 본문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제4장 행복과 거짓 사이에서

내 여자친구는 사형수 48화 - 칼부림 -

개성공단 2021. 12. 24. 02:57

 

 

"후배군의 반에는 특이한 사람이 많구나"

 

"그 녀석 뿐이에요...

뭐 좋은 녀석인건 변함없다 생각하지만요"

 

 

 

구룡 상담 사무소는 이곳에서 꽤 먼 곳에 있었다

 

주소로만은 알아낼 수 없기에

마리아는 친절하게도 지도까지 그려주었다

 

왜 여기 사는 주제에 길을 모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내 행동력에 문제가 있었다

 

호우스케가 없어진 후로

나의 행동범위는 거의 집과 학교로만 되어 있어서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주는 것은

좋든 나쁘든 호우스케 뿐이였다

 

 

시즈쿠와의 데이트는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 나갔을 뿐이므로

 

그런 곳을 '밖'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그 교회는 항상 적자일까?"

 

"아뇨, 제 생각에는 다른 목적이 있고

그 면에서는 흑자라고 생각해요"

 

"다른 목적이라니?"

 

"음... 저도 자세히는 잘 몰라요

다음에 다시 만나면, 들을까 해요"

 

 

마리아는 말했다

'신자의 주위 사람이 한 번이라도

상냥한 말을 건넬 수 있다면 신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그러니 수익이 목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것이 목적이라면 너무 위험하다

정신을 병든 사람을 상대로 장사를 하다니

아무래도 그거야말로 사이비 종교가 아닐까

 

 

 

아무튼 여기까지 온 계기는

루우가 애인 사진을 보고 싶다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귀한 휴일에 시즈쿠와 떨어져 있다니

나는 매우 화가 났지만, 사진을 보여주지 않았다간

루우에게 사정을 불게 될 것이 뻔했고

내 애인은 사형수이기 때문에, 추궁을 당한다면

그 시점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릴 것이다

 

은닉에 모든 것을 아껴선 안 된다

강경파인 유우코에게 빈틈을 줄 수는 없으니까

 

 

 

 

 

"어, 이제 보이네요"

 

 

 

 

 

구룡 상담 사무소

실체는 보통 상가의 3층에 위치해 있었다

 

유우코가 개별적으로 연락처를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

틀림없이 큰 건물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의외로 아담하고 뭐랄까 서민적이다

두 블록 근처의 변호사 사무소가 더 커 보였다

 

 

 

"저게 상담 사무소야?

근데 상담 사무소가 뭐야? 뭘 상담하는 거지?"

 

"뭐... 유우코가 의지하는 영능력자 사무소...

아니, 영력이라는 것은 확실히 위법이니까

상담 사무소라는 이름으로 위장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기본적으로는 탐정 사무소 역할이라던가?"

 

 

 

상담 사무소를 자칭할 정도니까

그야말로 가까운 상담이라도 좋을지도 모른다

 

절약술이라든가 추천하는 데이트 장소라든가

들키지 않는 커닝 방법이라든가

 

이 예시는 탐정을 우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짜여져 있다

 

절대 내가 묻고 싶은 게 아니야

 

 

계단을 이용해서 3층으로 갔다

 

1층이나 2층은 밤의 가게같아서 흥미는 없었다

물론 있어도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간판엔 거짓이 없고

3층 입구엔 역시 상담사무소 이름이 걸려 있었다

 

여기에 그 소녀가 있는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지만, 뭐라도 좋다

 

나는 어디까지나 감사의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미하루 선배도 직전에 의식을 잃었으니까

은인의 얼굴 정도 보고 싶을 테고

 

막상 문고리에 손을 대려니

형언할 수 없는 불안이 내 신경이라는 신경을 마비시켰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 뿐

유우코나 시즈쿠는 아니지만

확실한 죽음의 냄새가 이 안에서…

기분 탓일 것이다

 

 

 

 

 

"실례합니다..."

 

 

 

 

 

 

 

 

남자가 서 있었다

 

 

 

 

 

 

 

실내에 즐비한 여러 개의 책상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대신 서 있는 건 남자 한 명

그것도 중앙에서 칼을 들고...

 

 

 

 

".......아"

 

제3자라면 당장 도망가라고 나에게 명령하고 싶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우선 뇌의 이해가 따라가지 않으면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다

 

누구를 죽이고 있는 중이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서 있었다

어리둥절하게 내뱉은 내 존재를 알아차리고

사내의 시선이 천천히 이쪽으로 향했다

 

 

 

"너... 여기, 사무실 사람이냐?"

 

"네? 아니에요!

저는 여기 용건이 있어서...."

 

"나나나기 시즈쿠의 관계자군"

 

 

 

그 순간, 문답무용이라는 듯이 전속력으로 남자가 달려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악!"

 

 

 

 

본능으로 죽음을 느낀 나는 즉석에서 전진

 

복도로 나오자, 막 들어서려던 선배의 손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려 했다

 

 

 

"잠깐, 뭐야, 꺄악!"

 

 

 

3단 건너뛰기 4단 건너뛰기가 아니라

계단 전체를 뛰어넘으려고 무리를 한 것이 잘못이었다

 

선배와 나는 2층의 계단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 때문인지 우리는 고통 때문에 꼼짝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선배님! 신고! 도망가서 신고해요!"

 

"왜.. 왜 그러는데!?"

 

"됐으니까 빨리요!

빨리 가지 않으면 그 녀석이..."

 

 

 

느려, 너무 느려

남자는 계단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잘못 볼 리도 없고 손에는 역시 칼이 쥐어져 있다

 

선배는 전혀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궁리 끝에 내린 결단은

아무래도 내 앞에 나가, 나를 감싸는 것이었다

 

 

 

"경찰을 부를게!"

 

"선배! 도망가라니까요!"

 

"후배를 버리고 도망가는 선배가 어딨어! 동료잖아!"

 

 

 

 

 

그녀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낯선 남자였다.

 

 

 

"동료? 너도 한패인가?

너는 나나나기 시즈쿠가 있는 곳을 알고 있나?

어서 대답해라, 그 녀석이 있는 곳은 어디냐?"

 

 

 

대화를 계속함으로써 시간을 번다는

어설픈 수단은 통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남자는 이쪽으로 물음을 던지며 달려들고 있었다

 

선배도 내가 순간적으로 발목을 잡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가슴을 찔리고 말았을 것이다

 

다만, 그녀는 또 계단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나는 자세를 바로잡으려고 했으나

내게 달려온 남자의 주먹에 목을 눌렸고

그 즉시, 뒹굴었다

 

 

 

"대답해, 대답하지 않으면 죽인가

거처, 거처를 말해!"

 

"............"

 

 

 

이 남자 심문할 생각이 없군

그냥 아예 죽여버릴 생각이야

 

목이 뻣뻣했고, 다음 순간에는 부러질 것 같았으며

더 나가아서는 아예 질식되어 죽을 것 같았다

 

이 상태로는 도움도 부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즈쿠를 배신할 수도 없다

 

실컷 질문해 놓고

질문할 답을 주지 않다니, 뭐야 이 녀석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답답함에 따라 내 의식도 멀어졌다

 

손가락 끝이 마비되어 감에 따라 저항이 약해져 갔다

이대로라면 숨을 쉬지 못해, 죽고 말 것이다

 

탈출 방법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마 생각나는 순간에 죽었을 자신이 보였다

 

 

 

"이봐, 그만둬!"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사내의 팔을 뿌리친 것은, 미하루 선배였다

 

계단을 다시 올라온 그녀는 남자의 다리를

자신의 신체와 함께 계단 아래로 떨어뜨렸다

 

 

 

"으...으으으으으... 선배?"

 

"어서 도망쳐!"

 

 

 

도망가라고 해도 남자는 아래에 있다

 

위로 올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나는 전력을 다해 계단을 뛰어 올라가

단번에 옥상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직전까지 목이 졸린 탓에 호흡이 맞지 않았다

 

상상 이상의 체력을 소비해 버렸지만

어떻게든 옥상에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악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럴 바에야 막다른 골목을 각오하고

사무실로 도망치는 게 나았다

 

저기는 3층이지만

그래도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옥상에선 틀림없이 죽겠지

 

 

 

끝까지 다가갔지만 생존할 자신이 없어

돌아가려고 뒤돌아보니 내 발걸음은 멈추고 말았다

어느새 따라붙은 남자가 칼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였다

 

 

 

"...당신 뭐야!?"

 

"나나나기 시즈쿠가 있는 곳을 말해라"

 

"가르쳐주면, 봐줄거야?"

 

"네게 관심은 없다, 어서 말해!"

 

 

 

나는 은인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러 왔을 뿐인데

대체 왜 이렇게... 아 이젠 모르겠다

 

 

"가르칠게 뭐가 있어? 지옥에나 떨어져!"

 

 

 

말을 마치기 전보다도 빠르게

남자의 칼이 내 목구멍에 꽂혀...

 

 

 

 

 

 

 

"본인이 오면 문제없겠지?"

 

 

 

 

 

 

 

 

 

갑자기 까마귀 소리가 들리더니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나나기 시즈쿠가 옥상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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