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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6화 - 그는 알고 있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다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2장 피에르트 볼고그라드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6화 - 그는 알고 있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다 -

개성공단 2020. 2. 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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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네 놈도 따라오는 거냐?

 

손목의 감각을 확인하든 움켜 쥐며, 카리아가 물었다.

 

성벽 안팎을 가로 지르는 아직 닫혀 있는 문 앞에서

라르도안은 설마 하듯, 어깨를 움츠렸다

 

"제게는 전투 능력이 없고, 어디까지나 안내인일 뿐이에요.

그 이상의 일은 하지 않을 것이고, 오늘은 시간을 내서 다른 거래 상대를 찾을거에요"

 

통을 안은 라르그도안이 작은 손 끝으로 성벽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성벽 밖. 지금은 이른 아침이라 문이 닫혀 있어서 확인할 수 없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하나의 거리... 아니, 주거지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곳이 존재한다.

 

성벽 안에 살 수 있는 사람은 시민권을 획득한 시민, 혹은 허가를 받은 상인과 모험자 뿐이다.

다른 사람은 담을 한 발짝 넘는 것 조차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직업도 기능도 없는 사람들은 갈루아마리아의 경제가 좋은 점만 듣고는

실날같은 희망을 걸고 일자리를 찾아 들어 오고 있다.

 

그 결과는 성벽 주변의 곤궁함이 넘치는 빈민굴 이였다.

갈루아마리아를 다스리는 총독도, 시민들도 그 존재를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하루살이를 하는 빈민들을 생각하자니, 과거의 나가 생각나서 눈동자가 가늘어 졌다.

 

그러나 빈민굴에 거래를 한다는 라르그도안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나인즈 씨의 소개라는 점에서 짐작해야 했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카리아는 그다지 빈민굴에 관심이 없어 보였고, 라르그도안의 말을 들으며,

오늘 구매한 물건의 사용법을 판별하고 있었다.

나는 카리스에게 너의 것이 가장 비쌌다고 불평했다

 

"무슨 소리야. 서민들이 사치를 싫어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필요 한 것에 돈을 쓰지 않는 것은 절제의 미덕이 아니라

그냥 인색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루기스 네놈이 산것이야말로 무슨 소용인지 모르는 것들 뿐이라고"

 

카리아가 말대꾸했다

 

"무슨 소리야 카리아, 칼은 무기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씹는 담배도 나의 기력을 향상 시킬 수 있고,

점착액 같은 것도 나중에 야영할 때 쓸모가 있을 지도 몰라"

 

마치 자랑하듯 구입품을 보여 주며 대답하는 나에게

카리아는 어쩔 수 없는 놈이라는 듯, 고개를 돌렸다

 

뭐지? 왜 저년은 자기가 상식인 인것 마냥

행동하는 것일까?

 

'데엥... 데엥... 데에에에에엥'

 

그런 문답을 나누는 동안, 아침을 알리는 종이 주위를 울렸다.

동시에 위병이 장치를 움직여서 대문을 열기 시작했다.

 

앗, 하고 많은 사람들이 도시 안팎을 왕래하기 시작했고,

자주 들었던 목소리가 내 귓전을 울렸다.

 

"오래 기다리신건 아니군요. 두 번째 종이 울린건 아니니"

 

그러면서 검붉은 코트에 몸을 감싼 여자가 손을 들며 다가왔다.

피에르트 볼고그라드, 어제의 마법사 여자다.

그의 검은 머리칼이랑 눈동자와 대비해서 옷차림은 매우 잘 어울렸다

 

그리고 그 옆에는 금발을 흔들며 천천히 뒤에서 다라오는

헤르트 스탠리도 보였다.

움직이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데에에엥'  두 번째 종소리를 들으면서

 

네 명이 문 앞에 모였다.

 

 

*

 

 

 

"기다려 주세요. 전 의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맹세의 언약이 조건에 들어 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불균형한 조건이 아닙니까?"

 

헤르트 스탠리의 말에 자리가 찬물을 끼얹은 듯 침묵으로 휩싸였다.

 

역시나 네놈이 중간에 말을 끼어들 거라고는 

내가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것이였다.

 

맹세의 언약. 마법사가 상위존재나, 세계의 이치, 그것과 비슷한 것 등등과

중요한 계약을 맺을 때 사용되는 것이다.

그것은 깰 수 없는 맹세이며, 마술사를 묶어두는 사슬이자,

때로는 삶마저 변질 시키는 극약이다.

 

그래서 좀 전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고작 의뢰 하나 하는데 마법사가 맹세의 언약을 나눈다? 그런 전례는 여태까지 없었다.

 

하지만 전례라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동시에, 그는 나의 교섭 상대도 아니다.

아무리 균형이 잡히지 않는 거래라도, 협상 상대가 고개를 끄덕이면 정당한 거래가 되는 것이다

 

당연한 소리다.

세상에는 빵 한조각을 위해서 존엄을 파는 자도 있고,

동전 때문에 몸을 파는 자도 있다.

균형을 취하는 거래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신기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봐요 스탠리 씨 저는 당신과 거래하는게 아니니까

중간에 말을 끼어드는 것은 삼가해 주시겠습니까?

그리고 이 쪽도 상당한 위험을 지고 하는 것이거든요?"


그 날카로운 표정을 응시하며, 눈을 가늘게 뜨고 대답했다.

 

마법사의 호위는 본래 누구라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속임수를 좋아하고, 인간을 벗어난 자들과 거래하는 존재다.

적어도 모험자들에겐 그렇게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마법사의 의뢰라면,

아무리 보수를 많이 준다고 해도, 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있다고 하면 괴짜나 전직 마법사 정도 겠지

 

보통 마법사가 의뢰를 낸다면, 단순한 상공 길드가 아니라

마법사 전용 길드로 가는 것이 가장 번거롭지 않은 방법일 것이다.

의뢰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피에르트 볼고그라드는 그 방법을 행하지 않았다.

 

"당신도 무슨 사연이 있겠지?

이 거리에는 마법사 전용 길드도 꽤 많이 있는데,

여기 와있는 시점만으로 대단해 수상하게 여겨진다고"

 

이것은 틀림없는 그녀의 약점 이였다.

그리고 그녀도 분명 그 약점을 알고 여기에 왔을 것이다.

 

헤르트 스탠리의 뺨이 순간적으로 일그러 졌다.

 

"스탠리, 당신은 가만 있으세요. 

그의 말대로 서로 위험을 짊어진 의뢰 입니다.

저도 짊어지지 않는다면, 균형을 결코 같아 질 수 없습니다."

 

피에르트는 이미 결정한 것은 흐트러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 였다,

그 말에 스탠리는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거래에 있어서 주인은 그녀고, 그는 종자에 불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성격을 감안하자면, 이 다음에 나오는 말은

구역질이 날 정도로 내가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제게 동행의 허가를 주세요.

신사로서 피에르트 씨를 지키도록 해주세요"

 

그래 네 맘 잘 알고 있어

이런 조건을 붙이면 너는 동행를 신청하겠지

...라고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이 말이 흘러 나올뻔 했다.

 

아아 정말 HIGH한 기분이다 

 

 

 

*

 

 

곶까지 가는 길은 마차로 하루 정도 걸린다.

당연히 그런 곳으로 가는 사람은 적고 승합마차도 있을 리 없다.

고로 임대 마차를 1대 빌려서 가는 것이다.

무임승차 말고는 마차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었다.

 

넷이 탄 마차는 갑갑한 정도는 아니지만, 

서로 얼굴을 바라보는 거리는 되어 보였다.

말 소리가 요란하지도 않았기에, 그저 발굽과 바퀴 소리를 들으며

떠나는 여정이 되었다.

 

겉으로 보기엔 화창한 날씨에 떠나면서

자연의 소리에 몸을 맡기는 좋은 여행 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입장에선 머리에서 발 끝까지

온 몸에서 업화가 치솟는 기분 이였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만 바라보아도

카리아 버드닉, 피에르트 볼고르라드, 헤르트 스탠리

이 세명이 있었다.

 

이 세명을 바라보자니

고통과 치욕으로 점철된 지옥같은 여정이 떠오르는 것 이였다.

 

방심하면 배 밑바닥 부터 오열이 기어 나올것 같았기에

침도 제대로 삼키지 못한 채, 어금니를 깨문채 입을 닫고 있었다.

 

네놈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어

 

발굽이 땅을 치는 소리와 바퀴가 경쾌하게 돌아가는 소리가

주변에 계속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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