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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73화 - 쏟아지는 마력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7장 베르페인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173화 - 쏟아지는 마력 -

개성공단 2020. 4. 9. 20:11

 

피에르트의 손 끝이 약간 경련을 일으키며 대지에 닿았다

 

그녀의 폐는 미친 듯이 체내에서 맴돌았고

목은 한숨을 쉴새없이 입술로 옮겨갔다

평상시와 같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검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몸처럼 허공에서 흩날렸다

 

당연한 소리긴 했다

 

어쨌든 땅속에서 퍼올려진 막대한 마력은

아직도 그녀의 몸을 길로서 세계로 뿜어져 나가고 잇었고

설령 침착하려고 해도, 마력이 혈류와 섞일 때마다

기분은 고양되고, 시간이 흐를 수록 몸은 점점 피폐해져 갔다

 

빠져나간다고는 하나

본래 이 몸에 있을 수 없는 마력이

일시적이라고는 해도, 신체에 지니고 있는 것이였다

그것만으로도 몸은 활력을 잃고, 영혼은 순식간에 소모된다

 

그런 상황에서 냉정해지는 인간은 없었고

고양인지 절망인지 알 수 없는 정신의 진폭이

아무래도 커져버릴 수 밖에 없었다

 

피에르트는 두 번 크게 호흡을 해서

폐에 찬 공기를 불어넣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냉정을 되찾아서

마법을 사용할 만큼의 정신을 되찾이 않으면 안되였다

루기스라는 남자는 왜 이렇게도 당치않는 소리만 늘어놓을까

그녀는 입술을 이빨로 깨물고, 정신을 되찾기 시작했다

 

저 괴물을 죽이기 위해 마력을 사용하라 하다니

 

마치 물줄기를 바꾸는 것처럼

마력의 행선지를 저 놈으로 바꾸라고

루기스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피에르트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눈썹을 일그러뜨릴 만큼

말문이 막히는 듯 했다

 

침을 한번 목구멍으로 삼키고

말을 천천하 골라내면서

피에르트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루기스에게 잔잔한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히, 어떤 의미에서 마력은 아름다움과 같은 것

적당한 양이면 사람을 아주 쾌활하게 하고

그 분수를 넘어선 힘도 주는 법이였다

 

하지만 허용량을 넘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인간에게 송곳니를 돌리는 법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개인차는 있겠지만

일정한 정도를 넘어서면, 그대로 독이 되어

인간을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병이다

 

모험자병, 혹은 마병으로 불리는 증상이란게 있다

 

마수라는 마력을 가진 짐승들과 접할 일이 많은 모험자,

또는 마수의 고기를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나타나는 증상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증상은 서서히 몸이 침식되고, 체력이 떨어지며,

수면 시간이 자연히 길어지는 곳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극한까지 체력이 줄어버리게 된다면,

다음은 그 영혼에 송곳니가 파묻혀지고 초췌해져서

잠을 잘 수가 없게 되는 것이였다

 

마지막에는 자기 안에 원래부터 내제된 마력에 대한

중독증상을 일으켜서 심장을 멈추게 되어

서서히 죽게되는 심각한 병이였다

소문에 따르면, 모험자병 환자의 시체를 부검했더니

혈관부터 내장이 탄화된 것처럼 거무스름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모험자병, 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은

아직도 확립되어 있지 않았다.

피에르트는 다시 크고 깊은 호흡을 하면서

두 손을 땅에 살짝 닿게 했다

 

아마 루기스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계책을 세웠을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아무튼 괴물은 지금 귀신같은 양상을 띠고 있지만

원래는 모르도 곤, 단순한 인간의 육체임에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허용량이 넘는 마력을 급격히 쏟아부어서

그 신체의 활동을 정지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일까

 

과연 이치에 닿을 만 하다

이론적으로는 확실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가 하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괴리감이 있는 것이였다

 

원래 마력이라고 하는 것은

술식이나 법칙으로 형태로 바꾸어 만드는 것이다

단지, 마력만의 모습으로 유출시켜 버린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희미해져서,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만약, 마력을 누군가에게 쏟아 붓고 싶다면

직접 몸을 맞닿거나, 혹은 특수한 계약이라도

맺는 수 박에 없었다

그야말로, 영혼과 영혼을 이어주는 그런 계약...

 

그 괴물, 고깃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자신이 장시간 접하고 잇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덧붙여 계약 또한 더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저런 영혼이 비뚤어진 존재와 계약을 할 수 있을 리가

 

그러니 저 괴물에게 마력을 쏟아 붓고

쓰러뜨리는 방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것임을

루기스에게 말했던 것이였다

 

아 그런데 이 남자는

 

피에르트의 입술이 꽉 조이면서

아까부터 크게 흘러나오던 한숨이 멈추었다

그렇게 서서히 호흡 자체가 희미해지며

서서히 사라졌다

 

동시에, 흔들리고 있었을 검은 눈이

스르르 가늘어져선 움직임을 멈추었다

피에르트의 주위에서 수없이 울려대던

카리아의 검투 소리가 귓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그래도 그것 말고는 다른 수가 없어

다른 계책을 쓰게 된다면 누군가가 죽게 될거야"

루기스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정밀한 마력 조정이 필요하고

치밀한 계산이 필요하다

일체의 실수는 허용이 안되는건 당연할테고

눈 깜짝할 사이의 방심이나 주저도 버려야 한다

 

여하튼 자기 안에서 비옥한 탁류처럼 흐르는

마력을 쏟아붓는 곳은 그 괴물이 아니니까

 

어쨋든 이 계획을 이루려면

호흡 등은 이미 방해의 수단일 터였기에

그녀는 폐의 거동도, 심장의 두근거림 조차

가능하다면 멈춰버리고 싶었다

 

피에르트의 동작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상실되어 갔다

검은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시야를 잃었고

귀는 청각을 잃고, 콧구멍은 더 이상 냄새를 전하지 않았다

필요 없는 것은 모두 없애자, 꺼버리자

그렇게 해서 정말 필요한 곳에만 쏟아붓자

 

피에르트는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자신이 영혼에 결합된 서약을 목표로

마력의 실을 늘려갔다

이젠 생각조차도 끊어질 판이 였다

 

그녀의 모든 생각이 없어지기 직전에

띄엄띄엄 가슴속에서, 한 마디의 말을 중얼거렸다

 

'루기스의 소원이라면 어쩔 수 없지

조금 아쉬운건 사실 이지만...'

 

그것만을 중얼거리고, 피에르트의 사고는

일절 방심할 수 없는 그 광행에 점점 매몰되어 갔다

그 중얼거림의 의도는 루기스와 카리아는 물론,

어쩌면 피에르트 자신도 파악하지 못 했을지 모른다

거의 무의식 중에 중얼거린 말 이였기에

 

 

 

 

*

 

 

 

마법사 가문의 부모자식 간에는

과거부터 끈임없이 치러지는 하나의 의식이 있었다

 

그것은 서로의 영혼을 계약과 서약으로 연결시키고

그렇게 해서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조금씩 마력을 쏟아붓는 것이였다

마력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홀러서기를 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함으로써 자식은 어릴 때부터

마력을 그 몸에 축적해서, 허용량의 한도를 증가시킨다

또 부모가 쏟아 붓는 양을 수시로 조절함으로써,

모험자병에 걸리는 일도 피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마법사 가문은 대를 거듭할 수록

자신의 몸에 축적되는

마력이라는 독의 허용량을 늘릴 수 있었다

 

문제라면 부모가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자식이 쉽게 마력이라는 독에 물리는 것이였다

 

그리고 스스로 마력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그날까지

아이는 결코 마력의 주입자인 부모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못하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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