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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7화 - 먹든지, 먹히든지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2장 피에르트 볼고그라드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37화 - 먹든지, 먹히든지 -

개성공단 2020. 2. 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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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티아라는 성녀는 과연 그 문답으로 납득을 했을까요?"

 

말발굽이 땅 위를 차는 소리와 바퀴가 삐걱거리는 소리만

울리는 마차 안에서, 유일하게 입은 연 사람은 헤르트 스탠리 였다.

 

"안 하겠지. 그걸로 납득한다면 그 성녀님은 진짜

사람을 믿는 것 밖에 모르는 성녀님 그 자체라는 것이 되버린다고"

 

그 여자가 진짜 그런 모습으로 보일까봐

나도 모르게 나의 목을 쓰다듬었다.

 

헤르트의 대화상대가 되나니,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직도 실신해 있는 피에르트와 

그 옆에서 눈을 감고 있는 카리아는 대답할 길이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입술을 열고, 귀찮다는 듯이 목구멍에서 말을 짜냈다,

 

"하지만 우리를 돌려 보내주었어. 그 년이 정말 경의를 표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럴리가 없다.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다

몇번 말을 주고 받은 결과, 마티아라는 여자는

그렇게 경의를 표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여자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얼다든지 정당화 할 사람이였다

모두의 신앙을 진흙투성이로 만들더라도, 

그것을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긍정할 수도 있다.

그러한 행위에 너무나도 능숙한 여자이기에,

모략과 타산에 특화되어 할 수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만약 신앙에 어긋난 내용일지라도

우리를 죽이고 싶었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가 산 이유는 

그녀가 우리를 살리는 것이 타산에 맞아서 그랬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 모두는 얼룩진 그 자리에서

영원한 잠을 자고 있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반신에 가벼운 속옷만 걸치고 무심코 이를 갈았다.

 

우리가 떠날때 그 여자가 몰래 내 귀에 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 사이의 전령으로 라르그도안이 어떨까요?"

 

겉으로 보면 그것은 다정하게 이별을 고하는 남녀의 그것만 같았지만

실제로는 마녀에게 저주를 받은 것마냥

아직도 내 손가락 끝은 묘하게 싸늘하게 느껴졌다.

 

성녀를 만만하게 보고, 세 치 혀를 놀린게 큰 실수 였다.

피에르트를 헤르트 놈에게서 떼어낼 방책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나에게는 골칫거리만 찾아왔다

 

"어쨌든, 거리에 돌아오긴 했는데. 고용주님의 상태는 어때?"

 

어깨를 가볍게 움츠리고 마루에 몸을 눞이면서,

가벼운 어조로 말을 던졌다.

헤르트는 누워있는 피에르트의 몸을 담요로 덮으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열었다.

 

"마력을 송두리째 소진한거 같아서, 기력도 체력도 다 떨어졌다고나 할까요?

하여튼, 당분간은 마법이고 뭐고 휴양 해야겠죠"

 

그렇다면 의뢰는 중단이라고 말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선금은 이제 와서 돌려주기 뭐하지만, 의뢰를 완성한것도 아니기에 

보수를 받을 수가 없다고 그녀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물론 이것은 모험자에 대한 나의 긍지와 타산이기도 했다.

 

헤르트는 어딘가 의외라는 듯이, 흥미롭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전해두겠다고 중얼거렸다

 

 

 

*

 

 

 

라르그도 안

 

나인즈 씨에게 소개된 도시국가 갈루아마리아의 안내인이다.

나와 카리아 보다는 더 젊어보이는 표정과 몸짓은 어린애 처럼 보이지만,

능력만큼은 영락없이 진짜다. 특히 협상능력 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더 무서운 것은 그 녀석이 문장교도(구교도)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건데,

나인즈 씨의 소개라는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예상하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듣는 것은 큰 차이였다.

 

약속장소로 지정된 한 빈민굴 구석에

여전히 큰 술통을 짊어진 라르그도 안이 경쾌한 발걸음으로 나타났다

 

"얘기는 들었습니다. 영웅... 아니 용자님, 어느 쪽이 더 좋을까요?"

라르그드안이 경쾌한 목소리로 물었다

 

빈민굴 한 구석을 걸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아직 서로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본심은 숨긴 채 말이다.

 

"말했잖아, 나는 그럴 그릇이 아니라고,

용자나 영웅은 무거운 짐을 짊어질만한 사람에게 붙이는 거야

나는 나에게 필요한 명성과 돈만 얻을 수 있다면, 그게 끝이라고"

 

나는 돈이 가장 큰 목적이다. 왜냐하면 알류에노를 데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용자나 영웅이 되고 싶지 않은거냐고 묻는다면... 말문이 막히긴 하지만,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그러한 영역에 손을 뻗으면

어떻게 되는 지는 이번 건으로 잘 이해했다.

 

이번 의뢰를 보더라도, 나는 자칫 잘못하면 죽어... 아니 이미 죽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재능이 넘치는 자들에게 구제 받았을 뿐이였다.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 정신력부터 고쳐 먹어야 하는 건가?

 

"자... 루기스님. 

당신은 우리의 목적을 얼마나 알고 계시고

우리에게 얼마나 협조 하실지 알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공손하게, 단어를 하나씩 뱉어내는 듯한 어조 였다.

라르그드 안의 어조는 원래 공손함 그 자체 였지만, 

친근한 말투가 아닌, 하늘에 말을 던지는 것 같은 

눈동자도, 몸짓도, 지금까지의 그녀와는 다른 것이였다.

 

아 그렇군. 이게 그녀의 본래 얼굴 이라는 것인가

 

"아무래도 성녀님에게 제 이름을 거론하신것 같은데요

당신은 본래 우리 문장교도와 깊은 관계가 없다고는

나인즈 씨께 자주 들었습니다."

 

그렇게 정색한 얼굴을 하면서도 라르그도 안은,

저희 교도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저의 이름을 얼마든지 쓰셔도 괜찮아요

...하며 볼을 느슨하게 하고 활짝 핀 얼굴로 웃었다.

 

만면의 미소 일 텐데, 묘하게 가슴을 압박하는 것 같은,

억눌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표정 이였다.

 

"문장교도에 대해서는 나도 자세히는 모른다고,

아는 것이라고는 귀에 들리는 소문 정도?"

 

'귀에 들리는 소문 정도'라는 말에 라그도르 안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의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이제까지 누구에게도 몸을 허락한 없던 여자,

마리아님을 타락 시키려고 하고 있어"

 

그 말이 끝날까 말까 한 대목에서 라르그도 안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그녀의 미소는 어딘가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고개를 살살 흔들며 말을 고르듯이 그녀는 말했다

 

"과연 당신은 역시 영웅이에요.

루기스님 그래서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어요

 

우리를 위해 일(糧) 하시거나"

 

아니면 우리의 먹잇감(糧)이 되시던가

 

빈민굴의 어두컴컴한 곳에서

라르그도 안의 묘하게 밝은 목소리가 주위에 녹아들었다

 

 

 

 

마지막 구절의 糧은 활동하다와 식량이라는 동음이의어 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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