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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26화 - 두 개의 결의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9장 서니오 전투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26화 - 두 개의 결의 -

개성공단 2020. 4. 30. 15:11

"딱 한번의 마법을 부탁 할 수 있을까?"

 

피에르트 볼고그라드는 그 나지막한 목소리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머리카락을 움직이며

반사적으로 자신의 이성에게 말을 흘렸다

 

무리, 불가능, 절대 무리

 

그냥 보통으로 취급되는 마법이라면 문제 없었다

하지만, 아까부터 피에르트가 썼던 전장마력은

엄청난 마력을 필요로 했기에, 더 이상은 쓸 수 없었다

 

심장이 두근거림을 가속하여, 아픔을 발하게 했다

아니, 오히려 장부 전체가 죄어오는 것처럼

질척질척 오열을 내뿜어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고통의 신음을 내뱉을 것 같았다

 

마력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확실한 직감이 있었다

다시 한 번 전장마법을 다루게 된다면

내장이나 육체는 물론이고, 목숨을 잃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것도 베르페인에서 한번 상처입은 전례가 있었기에

여기서 또 한번 상처를 내는 것은

달걀을 바위로 부수려는 격...

 

피에르트의 목에 한숨이 지나갔다

그녀는 눈꺼풀을 깜박이며, 입술을 쾌할하게 열었다

통증에 신음하는 듯한 목소리는 결코 누설하지 않도록 하며

허리를 흔들었다

 

"그래, 전력으로 해줄께"

 

그녀는 되도록이면 미소를 띄우듯이 말했다

앞을 향한 채의 루기스가 눈치채진 않았을까

그런 불안감만 그녀의 가슴속에 남아있었다

 

지금 이 상태로, 전장 마법을 사용하게 된다면

그녀의 영혼이 산산조각 나는 것은 절대 피할 수 없었다

 

무서워,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가 피에르트의 목을 삼켰다

영혼이 깨져버리면, 세계에서 존재를 잃어버리기에

그저 죽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버렸다

 

 

명예, 존엄, 긍지, 이 모든 것들보다 목숨이 훨씬 더 귀하건만

그것을 지금 그녀는 내던지려고 해버리려 있었다

오직 그 이유는 단 하나... 그를 위해서'

 

루기스는 자신을 지금 동경하고 있다

 

자신 처럼 재주 없는 납덩이의 몸이면서도 황금빛의 광채를 보여주었다

아무것도 없는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러고는 나만을 의지해주고 있다

 

아아, 단지 그것뿐으로 만족해

이 감정이 얼마나 내 가슴을 태웠는지,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할거야

아니, 알게 해선 안돼, 이 감정은 오직 나만의 것이야

설령 그가 나를 버린다고 해도, 이 감정과 마음만은 버릴 수 없을거야

 

게다가, 말이다, 여기서 그의 승리의 주춧돌이 되어

목숨을 잃는다면, 루기스는 평생 나를 절대로 잊지 못할거야

그의 인생에 상처를 줄 수 있다면야, 그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선택일거야

 

전장의 열에 들뜬 건지는 몰라도

그 결단은 틀림없이 피에르트 볼고그라드가

자신의 가슴으로 내린 결단이였다

그녀는 이 감정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루기스의 입술에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고마워, 그렇다면 화살촉에 마법을 걸어주고

본진을 향해 지원을 걸어주었으면 좋갰어'

 

그 말을 듣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자신의 몸에서 오는 통증의 원인이 아닌, 

다른 이유로 미간에 주름이 잡히는 듯 했다

 

입술이 저절로 벌어졌다

 

"루...루기스?"

 

자신의 입술에서 새어나온 목소리가 심하게 위태로워 진 것을

피에르트는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자기 안에 태어나 있던 결의라는 녀석이

루기스의 손에 깨끗이 제거된 것에 대한 반감이였고

동시에 그의 나쁜 버릇이 얼굴을 들이 내밀었기 때문이였다

 

지금 루기스는 무엇인가 위험한 일을 하려고 하고 있더

피에르트의 눈 앞에서 루기스의 등이 살짝, 흔들렸다

 

"뭐, 적 본진을 향해 최후의 돌격을 들어갈거야

그럴때 너를 뒤에 태워두는 것은 위험하잖아

그리고......너 이제 한계잖아, 피에르트....."

 

피에르트는 루기스의 말을 듣고, 얼굴을 굳혔다

내 몸이 한계를 겪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건가

 

자신이 따라가는 것이 그의 위험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면

그녀는 더 이상 반론을 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이제 전장마법을 쓸 수 없는 자신이

말 뒤에 타고 있는 것은, 그저 무거운 짐이 될 뿐

그것만은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을 타야하는 건, 루기스 아니야?"

 

내게 말을 빌려 줄 필요가 없지 않은가

분명 뭔가 위험할 일을 한 것이 틀림없기에

그래서 나를 멀리 하려는 것일거야

피에르트는 그런 우려를 목소리에 담아 말했다

 

"적 본진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말을 타고 있으면, 저격당하기 십상이야

그렇다면 도보가 제일 편할거야, 나도 죽고 싶진 않거든"

 

그러면서 루기스는 말에서 내려버렸다

피에르트는 무심코 그를 잡으려고 팔을 뻗어지만

그녀에겐 그를 잡을 만한 힘 같은 건 남아 있지 않았다

 

안돼, 여기서 루기스를 보내버리면 안돼

그가 이런 말을 꺼낼 때면, 으레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

 

멈춰야 한다고, 피에르트의 영혼이 말했다

본능이 손가락을 뻗어선 그 등을 쫓아 버렸다

 

"걱정하지마, 불안하면 거기서 봐

피에르트, 영웅에겐 공을 나중에게 말해줄 인간이 필요하니까"

 

루기스는 피에르트의 뻗은 손을 잡고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그것만으로 가슴이 죄여버린듯 뜨거워졌다

 

피에르트는 루기스의 말에 담겨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소 알아버리고 말았다

지금 내 손에 닿아 있는 그의 손가락이 떨림 하나 없는...

 

안돼, 받아들일 수 없어, 분명 후회하게 될거야

 

분명 카리아라면 바로 거절했을 것이고

마티아라면, 즉시 호통을 쳤을 것이다

 

하지만 피에르트는 검은 눈을 적신 채 말했다

 

"루기스, 도망쳐도 괜찮아요. 영웅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당신만이 모든 것을 짊어질 필요는 없어요, 나도 있잖아요"

 

그녀는 루기스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루기스는 순간 눈을 부릅뜨고, 약간 입술을 무너뜨리며 대답했다

 

"고마워, 최고의 한마디야, 피에르트

금방 돌아올테니, 기다리고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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