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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56화 - 낮과 밤의 경계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0장 혼란도시 필로스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256화 - 낮과 밤의 경계 -

개성공단 2020. 5. 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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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기스는 문장교의 영웅이자 자신의 칼이다

그런 엘디스와의 결별을 다짐한 마티아의 가슴 속에는

한 가지의 확신이 서려 있었다

마티아는 엘디스의 얼굴을 직시한 채 숨을 들이마셨다

 

지금은 아직 그 불타는 벽안 인채로, 

엘디스의 머릿속은 분노에 지배되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반듯한 입술은 금방이라도 불을 뿜을 것 같았지만

아무리 감정이 가슴에 깃들어라도, 그녀는 일단 가자리아의 여왕이였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장교와의 동맹을 파기할 수 있겠는가

마티아는 살짝 눈을 떨면서도, 엘디스의 벽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가자리아의 엘프들은 서니오 전투에서 동맹 형태로나마

문장교와 함께 대성교에게 활을 쏘았고

우리와 함께 대성교의 신에게 검을 겨누었다

 

그렇다면 그 대성교 무리들은 결코 원한을 잊지 않을 것이다

가능한 한 무관용하다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이고

이교, 이민족, 이민류를 짓밟고 근절하고 박해하는게

그들의 큰 특성이였다

 

엘프라는 이종족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물론 대성교로부터는 인간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않겠지만

대성교와 검을 주고 받은 이상

그들은 엘프라는 종족을 노예로 만들 때까지

박해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공중정원 가자리아도 대성교의 적이 된 것이다

 

그런 것은 당연히 엘디스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가자리아가 새삼스럽게 문장교에 벗어 날 수 있을만큼

느긋한 위치에 있지 않고

오히려 국가로서의 존망이 위문시되고 있다는 정도

 

마티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겁먹은 듯 어깨를 떠는 기록관에게 말을 건넸다

내용은 루기스는 어느 쪽에 속하는 가에 대한 것

 

물론 가자리아가 문장교의 손을 잡을 수 없다고는 하지만

그들과 불화가 생기는 것은 좋지 않았다

한때의 불만은 삼키면 끝나지만

그것도 쌓이게 된다면, 어느 때인가 파탄이 오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양보하는 일도 필요하게 되리라, 하고 마티아는 생각했다

 

하지만, 루기스라고 하는 존재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마티아는 오뚝한 코를 찌르듯 표정을 지었다

 

물론, 별로 자신의 감정이 감동 받았기 때문에 라는 

바보 같은 이유는 아니였다

루기스는 영웅이라는 점에 있어서

문장교에게 둘도 없는 검이였기 때문이였다

 

영웅은 사람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정신의 타면을 날려버리는, 혈조의 분류를 뒤흔드는 그런 극약이다

지금의 문장교에는 그 약이 있어야 한다

사람은 조각만 있어도, 희망이라는 꿈을 꾸지 못하면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는 그가 원하지 않든, 꿈같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더해, 그의 양 날개처럼 시종드는 

카리아 버드닉과 피에르트 볼고그라드라는

그녀들의 존재도, 병사에겐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루기스를 잃는다는 것은 그들이라는 귀중한 전력을 놓아주는 것과 같게 된다

그 두 사람은 문장교든 가자리아든, 그가 있는 곁을 따라다닐 테니까

 

마티아는 그것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그들이 통치자로서의 책임감 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었으니까

성녀라는 역할을 결코 꺼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그런 일을 떠올리는 일이 마티아에게는 있었다

 

뭐, 게다가 말이다

루기스에게는 어디까지라도, 자신의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그저 감정적으로 타산 없이 움직여 버릴 것이다

내가 관리하지 않으면, 이성적으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 그를 이제 와서 무책임으로 내팽개칠 수 있겠는가

성녀로서 있을 수 없는 짓이다

 

타산과 성뇨의 자애로 마티아는 말과 마음을 정했다

루기스를 가자리아에 넘길 수 있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문장교의 성녀 마티아와 공중정원 가자리아의 여왕 엘디스

그 두 사람의 말이 기록피지에 들어감과 동시에

천막이 거칠게 흔들렸다

본래 마티아나 엘디스, 어느 한쪽이 허가 없이 열리지 않을 천막이

입를 꽉 벌렸다

 

그 틈으로 호위병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그는 목을 바짝 말리면서, 몹시 칼칼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님으로부터, 시급한 전령이 왔습니다

루기스님과 관련된 일 입니다"

 

성녀의 여왕 둘이 눈을 깜박거렸다

 

 

 

 

*

 

 

 

 

 

하늘 높이 떠 있던 태양이, 그 모습을 천천히 산에 가려갔다

자치도시 필로스의 성벽엔 보라빛 하늘이 들어섰다

이제 곧 밤이 떨어질 것이다

 

성벽 위에서 창을 든 파수꾼은 낮과 밤이 바뀌는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깜박였다

그 아름다운 광경에 심장이 터질까 싶을 정도의

긴장이 조금 풀린 느낌이였다

 

그러나 그 이완도 잠시, 곧 두려움과 긴박한 심정이

위 안쪽에서 손을 뻗어 오고 있었다

원인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문장교 무리였다

 

언젠가 이 도시 필로스로 쳐들어 오겟지

 

그것을 생각하면, 여느 때 이상으로 파수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평소에는 거의 볼 것이 없으니까

제대로, 감시를 할만한 것은 없었다

 

"야, 어때, 이단아들은 왔나?"

 

무척 피곤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숨간 움찔했지만, 동료라는 것을 알고는

이내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특별히 파수꾼이 둘이 된다고, 뭐 있는 것도 아니지만

혼자 있는 것보다 훨씬 든든했다

 

"젠장할, 어쩌다 이렇게 된거야, 계속 평화로웠는데"

 

동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

자기 부모의 부모 세대로부터 필로스라는 도시는

계속 평화로웠다고 들었다

전쟁터 같은 것은 없었고, 항상 두려움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고

 

그게 이제는 어떠한가

이렇게 매일 몸을 벌벌 떨면서

이단배로부터 공포의 마음을 받아대고 있었다

거리에서는 아기가 울음을 그치지 않을 정도

 

"그건 모두 배덕자 필로스, 그 매국노 때문이야!"

 

그는 동료에게 그렇게 소리쳤다

 

그래, 모든 것은 그 배덕자 때문이다

그 여자가 어리석게도 전쟁터에 가담하고, 심지어 패배까지 당했다

그것만으로도 죄는 넘치는 데

녀석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문장교의 악마와 손을 잡기까지 한 것이다

 

"더러운 매국노 같으니라고

분명 모든 녀석의 지위도, 재화도, 신체를 팔아서 얻은 거겠지"

 

파수병은 그런 불만과 분노를 드러내면서 말했다

그런데도 모든 불평의 원인은

필로스 트레이트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동료들도 동의하는지, 발칙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때, 그렇다면 오늘도 밤도 선행을 쌓으러 가는게"

 

그것은 마치 조롱하는 듯한 미소였다

 

"한번 더 그놈의 울부짖는 모습을 보러가는 거야

이것도 하나님에 대한 선행이니까"

 

선행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은

필로스 트레이트를 괴롭히러 간다는 말이였다

상대는 배덕자, 아무리 몽둥이로 치더라도

그건 모두 선행이라는 행동임에 틀림없었다

 

게다가 필로스 트레이트는 영락없는 미인이다

배덕자라 혼을 빼앗기는 음행이 아닐지언정

그래도 그 하얀 피부에 상처를 남기는 것은

일종의 쾌락을 느끼게 하는 정도였다

 

다부진 그녀는 욕설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그 살갖이 찢겨질 때마다, 아픔에 신음했고

나중에는 울음소리까지 들리게 했다

 

그 필로스 트레이트의 모습이야말로

지금의 필로스 도시병들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좋은 오락이였다

이전에는 손을 만지기는 커녕, 아무 말도 걸지 못했던 인간을

마음대로 심취하고, 마치 짐승처럼 취급해도

아무런 벌도 받지 않는다. 아무튼 그것은 선행임에 틀림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망상하며, 동료와 태양이 져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옆의 동료의 목이 터졌다

동시에 목 언저리에 차가운 감촉을 느꼇다

 

반사적으로 눈이 떠졌고, 창을 쥐고 있던 손을 굳게 쥐었다

그리고 몸이 굳어지면서, 눈 앞의 광경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자신 또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를 지경있다

나의 동요는 도를 넘어, 머릿속에 완전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던 참에, 귀를 깎아내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야, 소리 좀 내지마

정들었던 목과 헤어지기 싫으면 말야"

 

그것은 어딘가에서 들은 목소리

그것도 오늘, 성문 앞에서 들은 듯한

그런 무서운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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