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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10화 - 츤데레 소녀와 겁쟁이 녀석 - 본문
* 텐가의 시점입니다
"이 녀석, 정말로 최악.... 이 녀석, 정말로 최악이야!"
나는 지금 화가 나 있었다
...라고 할까, 화내지 않는 편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유키토와 화해를 한 것까진 좋았다, 이건 나도 바랬던 일이였기에
그 녀석이 스스로 머리 숙여 사과를 하다니 신선했고
덕분에 나도 솔직하게 사과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여기까진 좋았다, 적어도 목표는 이루었기에 말이다
머리 모양을 좀 용기내서 바꿔본 걸 알아준 것도... 그래, 좋다고 치자
둔감한 유키토 치고 열심히 관찰해주었고, 칭찬해주었을 땐 일딴 뿌듯했기도 하고
그러니까 여기까진 좋았다... 아니, 여기까진 만점에 가까운 수준이였다
그리고 스마트폰 번호도 교환하고
라인 아이디도 교환할 수 있었으면 최고였을 것이다
그러면 교실에서 직접 이야기하지 못해도
언제든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고, 거리도 훨씬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나도 알 수 없었던 가슴의 응어리도 다소 풀릴 수 있겠지
은근히 그런거 기대하고 있었는데...!
저 멍청한 유키토 같으니, 지긋지긋하게도 구는 군
오랜만에 코토네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나도 잠시에 수다에 빠져버렸었지만
솔직히 유키토가 내게 말을 걸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녀석도 나와 연락처를 주고받고 싶다고 생각하겠지
코토네와는 교환했던 것 같기에
또 다른 소꿉친구의 번호도 알고 싶겠지
그렇지 않아도, 그 녀석은 아는 사람도 적고 친구도 없으니 말이야
......중학교 때의 일은 내게도 책임이 있지만 말이다
유키토가 고개를 숙였으니, 나도 야박하게 굴려고는 하지 않았다
소꿉친구의 의무도 있고 하니, 어쩔 수 없으니 응해주려고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 녀석 전용 채팅방도 이미 만들어놨고
전화번호부에도 유키토의 항목은 이미 만들어놨었다
준비는 이미 만단이였던 것이였다
한창 수다에 집중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유키토는 뒤에서 터벅터벅 걸으며, 먼가 겁쟁이처럼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뭐야, 저 녀석?
내가 이렇게 받아줄 준비를 하고 있는데
버려진 강아지마냥 무슨 행동을 보이고 있는 거야?
역시 이 녀석... 남자다움의 그런게 없어...
다른 남자라면 신경쓰지 않고, 우리 화제에 들어와
다른 재미있는 주제거리를 제공해 줄 텐데
유키토는 이러다간 평생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을 거야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위로해 줄 수 밖에
과연 소꿉친구가 혼자라는 것은 가엾기도 할 테니까 말야
후후, 정말이지 나는 자비로운 여자라니깐
뭐...사실 유키토에게 토크 능력 같은 것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가 입을 열면 신작 게임이 어땠냐느니, 만화가 재미있었다느니 하는 것 뿐
초등학생 부터 전혀 성장하지 않았기에 말이다
유키토의 정신 상태는 그저 어린 아이였던 것이다
좀 더 우리들의 화제에 따라올 수 있다면 좋겠는데...
그것 때문에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유키토의 성격을 조금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 해보았지만, 결국 효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유행하는 패션이나 멋에도 전혀 흥미를 나타내지 않았다
마지막엔 어쩔 수 없이 포기했지만
왠지 나만 고교 데뷔에 성공해버린, 본의 아닌 결과가 되어버린 것은
운명의 장난이란 걸까
유키토를 위해 남자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라든가
칭찬 같은 것을 여러 가지 공부한 것이 패착이 되고 말았다
다가온 남자에게 적당히 붙임성 웃음을 뿌리며
적당히 칭찬하다보니, 점점 사태가 악화 되는 것...
이래서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 아닌가
이대로라면 유키토가 내게 접근하기란 어려워질 것이다
그리고 이 녀석... 커뮤니케이션 장애도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우리 반에서 괜찮은 남자란 니시노 군 정도였다
그는 나 대신 스스럼없이 많은 아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폭주하게 되는 남자를 억누르는 일도 해주니
많은 사람들이 의지하고 있는 남자얘였다
그 덕분에 우리 반은 이지메가 일어날 기미도 없었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비교적 사이가 좋은 반에서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는
유키토에게 걱정이 많은지, 가끔 체육시간에 함께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속셈이 있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지 않는 것도 플러스 포인트
순수하게 나를 걱정해주는 것 같았다
유키토도 그만큼 눈치가 빠른 성격이였음 좋겠는데...
아니, 그랬다간 유키토의 장점을 깨닫는 여자가 늘어날지도 몰라
그건 좋지 않아, 역시 그 녀석은 그대로가 좋아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는 사람은 있었다
행운의 부적이라든지 말이다
유키토는 내게 그런 존재였다
...아니... 아니야!.... 그렇지 않아!
일단 유키토가 기운이 없어 보이니, 뭔가 말을 걸어 줘야지
별로 이런 일에는 익숙하진 않지만, 다소 걱정이긴 하니까 말이다
그것도 오랜만에 이야기하는 거니까, 언제까지나 그런 얼굴은 불편했다
뭐... 소꿉친구여서 해주는 거니까!
돌아서서 뭔가 말을 걸려고 하니
유키토가 먼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남자와 여자의 격렬한 차이를 느끼는 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는!"
반사적으로 튀어 나왔다
내가 말하려고 하니, 갑자기 말하다니, 뭐야 이 녀석은
"아니... 둘 다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하고..."
"뭐... 너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겠지만..."
그래, 유키토는 나이가 들어도 어린애 그대로야
동급생의 남자와 비교해도 매우 실망스러울 지경이고
뭔가 기색이 나쁜 일이 있으면, 금방 토라지는 것도 그래
하지만 고집만은 센 녀석이니까, 곧 반론이 날아오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뭐 그럴지도 모르겠네"
유키토는 그렇게 말하고, 눈을 돌렸다
"유키토, 너 왜 그래?"
"텐가잖아! 좋은 아침~!"
"응? 꺄악!"
유키토 답지 않은 태도에 뭘 잘못 먹었나 싶었다
그대로 말을 이어나가려고 할 때
누군가 뒤에서 날 힘껏 안기는 탓이, 무심코 이상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유...유키토 앞에서! 부.. 부끄러워!
범인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이런 일으 해 오는 것은 딱 한 사람이였기에 말이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생긴 내 친구, 스나하마 였다
억지로 그녀를 떼어내었고
스나하마는 뭔가 유감인 듯한 얼굴을 지어 보였다
뭔가 성희롱 같잖아...!
개념이 없거나 심성이 나쁜 그런 얘는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유키토도 보고 있기에
이런 곳에서 스킨십을 하는 건 그만뒀으면 좋겠기에
그녀에게 주의를 주기로 했다
정작 그녀가 듣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에이~ 아쉬운 걸, 좀 더 즐기고 싶었는데"
"이... 이런데서 뭐하는 거야! 유키... 남자의 눈도 있는데!"
"그게, 텐가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만... 미안해"
스나하마는 전혀 미안해하는 기색 없이, 그저 깔깔 웃고 있었다
얘는 늘 이런 식이였다
생각보다 행동을 먼저 옮기는 타입으로
덕분에 뒷수습을 당하는 일도 많았기에, 함께 있으면 비교적 피곤한 것이였다
그렇지만 의외로 타인의 기분에는 민감하고
정말로 싫어하는 것 같으면 시원시원히 물러나고
무엇보다 이런 성격이였기에,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아이였다
고등학교에서 만난, 그 중에서도 몇 안 되는...
진심으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상대이기도 했다
내가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기에
나의 붙임성 웃음과는 다른, 그녀의 진심인 듯한 미소를 보면
나도 모르게 무심코 용서해버리는 것이였다
나에게는 없는 그 솔직함... 그것이 너무 부러웠...... 앗!
내가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에
스나하마는 유키토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게다가 거리도 가까웠다
확실히 스나하마는 다른 남자에게도 저렇게 행동했지만
나의 유키토에겐 저건 아니잖아...!
유키토는 동정이였다
그렇기에 스스로 여자에게 말을 걸 용기따윈
유키토에겐 없었다
우리들 소꿉친구 이외의 여자애에게 제대로 내성이 없는 녀석이
머리가 비어 보이는 여자애에게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였다
그건 안 돼... 절대 안 돼!! 아무리 이 녀석이라고 해도 용서할 수 없어
머리가 한순간에 끓어오른 나는 유키토와 스나하마의 대화에
끼어들려고 했는데... 여기서 뜻밖의 방해가 터졌다
그것도 한 둘이 아니라, 대량으로...
말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향해 몰려든 것이였다
나는 눈깜짝할 사이에 사람 무리에 둘러싸여 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자력으로의 탈출은 불가능해졌다
남녀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솔직히 일단 이것들은 아무래도 좋다
지금은 유키토가 최우선사항... 아, 정말이지 방해되!
속마음은 그렇게 생각할 지언정
나는 또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정을 주고 있었다
사실은 너네들 다 방해야, 라고 외치고 싶으면서
어서 유키토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할 수 없었다
그런 짓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였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 호의적인 시선도 뭔가 꼬투리만 잡히면
곧바로 악의를 품은 시선으로 반전된다는 것을...
그들은 나를 보고 있지 않았고
그저 인기인 쿠루스 텐가를 보고 있었다
나를 걷어차버리고 싶은 사람도 이 자리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틈을 보일 순 없었다
그랬다간 나라는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고립될 테니까
원래, 나는 내 성격이 나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적어도 이것을 숨기기라도 하기 위해 애썼다
그 결과, 점점 나는 진짜 자신을 숨기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을 맞이 하고 말았다
나는 벌써부터 지치기 시작했다
나의 실제 모습과 이상적 모습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이대로 갔다간 내 진짜 모습을 잊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진짜 쿠루스 텐가를 보여줄 수 있는
두 사람과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오늘 아침은 정말 즐거웠는데...!
그런데도!
파지직
가면에서 금이 가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큰일이다... 감정을 너무 많이 드러냈어
이대로라면...
"텐가? 괜찮아?"
"어?"
그 때,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칭찬하는 것이 아닌, 순전히 걱정해주는 소리였다
그리고 사람을 헤치고, 모습을 보인 것은......가짜 였다
"도우러 왔어!
인기인은 정말 큰일이라니깐
자, 진정하고 심호습, 하히후헤호"
"...어휴"
스나하마의 말에 나는 어깨의 힘이 빠졌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정도로 침착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조금 전까지의 절박함이 사라지면서, 여유도 생겼다
곧 나는 새 가면을 쓰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 괜찮아, 나는 나야
...고마워, 스나하마
나는 마음속으로 친구에게 고마워했다
그 마음이 전해졌는지, 스나하마도 피식 웃고 있었다
역시 착한 아이구나, 이 아이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탓인지, 조금은 주위를 관찰할 수 있었다
스나하마가 와주었기에, 혹시 함께 있던 유키도도 있을지 몰라서
기대를 담아 주위를 바라보았지만, 그 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벌어진 틈으로
사람 무리 근처의 유키토와 코토네의 모습이 보였다
왠지 두 사람은 학교 쪽으로 걸어가는 것 같았다
뭐하는 거야...
나를 두고 가다니, 유키토 녀석... 간이 크잖아?
나는 순간 울컥할 뻔 했기만, 겨우겨우 참았다
"아... 잠깐, 유키..."
일단 먼저 가지 말라고 소리쳤지만서도
이내 틈이 사람들로 다시 채워져,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쉬워하는 중에, 교복 주머니에 넣고 있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혹시 유키토가......
잠깐 기대했지만, 발신인은 코토네였다
심지어 둘이서 먼저 가겠다고까지 쓰여있었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였다
그 후, 교실에 도착할 때까지
유키토로부터 연락이 없을까 하고, 몰래 기다렸지만
결국 그런 것은 없었다
내가 본 것은 쓸데없이 기운 넘치는 모습을 한 유키토의 모습
나는 나도 모르게
그런 얼굴을 한 유키토를 원망스러운 듯이 노려보았다
내 시선을 눈치챈 유키토는 자못 미안하다는 눈빛을 했지만
그런 것 가지고는 내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틈을 보아 유키토에게 혀를 메롱하고 내밀어주니
뭔가 기분이 매우 후련해졌다
그걸 본 유키토는 화가 난 듯, 날 노려보았지만
나는 그것을 깔끔히 무시했다
유치한 복수였지만, 유키토에겐 이 정도가 어울리겠지
저 녀석은 정말 최악이야
나를 무시하고 코토네와 함께 그저 가버리다니
저능아 녀석, 헤이한 녀석, 한심한 녀석
하지만 겨우 컨디션을 되찾은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그 녀석은 외모가 좋은 편은 아니기에
다소 밉살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딱 좋아
지금도 화가 나 있을 유키토의 얼굴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뺨이 느슨해졌다
"유키토는 바보"
나의 작은 중얼거림은
울려 퍼지는 아침 종소리가 지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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