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8성 연합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7화 - 화해와 새로운 느낌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프롤로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7화 - 화해와 새로운 느낌 -

개성공단 2020. 12. 9. 17:52

 

 

 

"......."

 

"......."

 

 

그 날은 아침부터 무거운 침묵이 우리 사이를 지배하고 있었다

 

날씨는 쾌청하고 푸른 하늘이 펼쳐지고 바람도 시원하게 부는 초봄 날씨

 

아마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봄바람을 맞으며

기분 좋게 학교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나와 텐가는 꾀꼬리가 우는 맑은 하늘 아래 말없이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이유를 묻는다해도 뭐라 답을 해줄 순 없다

왜냐하면 나도 왜 이렇게 됬는지 모르기 때문이였다

 

 

굳이 따지자면... 역시 자존심이란 놈 때문일것이다

 

어제 밤, 코토네로부터 연락을 받고

간신히 텐가와의 중개가 성공했다는 보고를 받고

가슴을 쓸어내린 것까지는 좋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우리 셋이 등교함으로써 응어리를 풀고

싸움의 쌍방 과실을 꾀하자는 작전도 제안받자, 흔쾌히 응했다

 

여기까진 뭐 괜찮았다

 

 

문제는 집을 떠난 타이밍

 

코토네에게서 집합 시간은 정해져 있었지만

과연 부탁한 사람으로서 기다리게 하는 것은 나쁠 것이라고 판단해

평소보다 빨리 집을 나서기로 한 것이였다

 

 

이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집을 나섰을 때와 같은 타이밍에

옆집의 현관문도 활짝 열어젖혔던 것이였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익숙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그 방향으로 의식을 날려버렸다

 

그것은 저쪽도 같았던 것 같았고... 우리는 눈이 딱 맞아 버렸다

 

 

"아......"

 

"아......"

 

 

상대는 텐가

불행히도 이 녀석과는 집도 이웃사촌인 소꿉친구였다

 

중얼거린 말도 같았기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지만

곧 동시에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 녀석이 왜 이런 타이밍에 나온건가......

 

 

아마 저쪽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텐가는 원망스러운 듯 나를 노려보았다

 

 

오늘은 코토네의 중재 하에

어떻게든 사과를 해서 화해할 예정이였는데

 

그 예정보다 만나버린 것이였다

 

중재를 위한 코토네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였다

 

 

적어도 좀 더 이르거나, 늦게 나왔더라면

그것을 계기로 대화에 끌어들일 수 있었을텐데...

 

딱히 텐가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너무나도 타이밍이 나빠서, 한숨이 절로 나올 지경이였다

 

 

아침부터 안색이 나쁜 숨을 몰아내쉬는 나를 보고

텐가는 얼굴을 찡그리며 언짢은 듯이 눈꼬리를 치켜 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본 나는 내심 당황했다

 

 

...이런 방금 것은 실수해버렸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제와서 돌이킬 방도는 없다...

 

 

고집이 센 우리들은 화해는 커녕

아침부터 신경질을 벌이는 꼴이 되어버렸다

 

 

이...이거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그런 우리를 멀찍이 바라보던 코토네는

이마에 손을 대며, 상당히 어이없어하는 얼굴을 짓고 있었다

 

 

 

 

"...아침부터 뭐하니? 둘 다....."

 

"유키토가 사람 얼굴 보고 한숨 쉬어서"

 

"아니, 너도 내 얼굴 노려봤잖아"

 

 

어제에 이어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는 코토네가 합류 함으로써

드디어 우리들 사이에 대화가 성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내용은 도저히 온전하다고 보기엔 어려웠지만 말이다

 

 

"뭐야, 그럼 내가 나쁘단 거야?"

 

"그렇게까지 말하진 않았잖아!"

 

"......저기 말이야, 둘 다 내가 여기 왜 있는지 잊었어?"

 

"아......" "앜......"

 

 

한창 달아오르던 우리는 그 한 마디에 서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랬지, 뭐 하는 거야 나

 

 

단숨에 머리가 냉정해졌다

 

골치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누르는 코토네를 보니 왠지 미안해졌다

 

그래, 더 이상하면 민폐야

마음 한번 다잡고...

 

 

"...텐가야 미안! 내가 잘못했어!

네 친구들을 나쁘게 말했던건,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해!

진심을 다해 사과할게!"

 

"에......?"

 

 

나는 온 힘을 담아,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우리를 위해 애써준 코토네의 얼굴에 더 이상 먹칠을 하고 싶진 않았기에 말이다

 

 

물론 그 뿐만 아니라

역시 텐가와 제대로 화해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 표시였다

 

텐가는 예상외의 내 행동에 잠시 곤혹스러운 듯 눈을 희번덕이고 있었지만

고개를 계속 숙여대는 나의 마음을 헤아려준 듯

부끄러운 듯 하면서도 말을 걸어주었다

 

 

"아, 괜찮아. 나도 잘못했고, 그러니 빨리 고개를 들어"

 

"저..정말이야? 용서해 주는 거야?"

 

"말했잖아! 괜찮다고! 어서 고개나 들어!"

 

 

우물쭈물하고 고개를 든 나를

텐가는 얼굴을 붉히고 눈을 치켜뜬 채, 노려보았다

 

조금 전까지의 눈빛은 같았지만

서먹서먹함은 내 사과와 동시에 어디론가 날아간 듯

우리 사이에는 이미 험악한 분위기가 사라져 있었다

 

 

오히려 노려보는 눈을 한 텐가가 귀엽다고 생각 될 정도까지였다

 

 

 

어...?

 

 

왠지 모르게 조금 전까지와 달리

그녀에게서 뭔가 달라보이는 어떤 것을 깨달았다

 

오늘의 텐가... 왠지 평소와 다른 것 같은...

 

 

그때 펑 소리가 울려 퍼졌고

내 의식은 반사적으로 텐가에서 소리가 난 쪽으로 향했다

 

그 곳에 있었던 것은, 두 손을 모으며 웃는 얼굴을 띄우고 있던 코토네였다

 

아까의 소리는 그녀가 손뼉을 친 소리였던 것 같았다

 

 

"자, 이제 화해한거네? 축하해!

나도 주선한 보람이 있는 걸

이제 다시 아주 친한 소꿉친구 상태로 돌아왔구나"

 

"으...으응"

 

 

그녀는 억지로 마무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하지

아무리 소꿉친구 사이일지라도

아침부터 그런 추태를 보이고 있으면

빨리 이야기를 진행하고 싶었을 지도 모르는 것이였다

 

나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일단 어떻게든 안심했다

 

그렇게 안도하고 있던 나는

그럼 빨리 걷자고 재촉하는 코토네에 이끌려, 황급히 걷기 시작했다

 

나는 내 앞의 그녀들에게 따라붙으며

몰래 코토네에게 감사의 말을 속삭였다

 

 

"코토네, 오늘 고마웠어, 정말 도움이 됐네"

 

"천만해, 감사는 나중에 제대로 받을거니까, 각오해

그리고 나 말고도 말해 줄 게 있지 않을까?"

 

"에......"

 

"텐가가 이쪽을 보며 기다리고 있잖아"

 

 

그 말을 듣고 흘끗 텐가를 보니

그녀는 연신 이쪽을 살피고 있었다

 

텐가도 코토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아무래도 텐가의 시선은 내게 쏠려 있는 것 같기에 말이다

 

 

코토네와 텐가의 시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무식한 머리로 필사적으로 생각한 결과, 한 대답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건...

 

이... 이 녀석 설마...

 

이 생각이 정말 맞다면...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긴장 상태였다

그것도 아까의 노려보기만 하는 상황보다 말이다...

 

 

뭔가 말하고 싶은 듯 이쪽을 보는 텐가와

그저 웃기만 하는 코토네의 시선을 등에 받으며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텐가... 너 오늘 머리 바꿨어?"

 

"엣...!?"

 

 

그녀는 내 말에 놀란 듯이 눈을 뜨면서도

그 눈동자에서는 기쁨의 빛이 떠 있는 것 같았다

 

직감적인 것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그녀를 봐왔다

 

이 정도는 껌이지

아무래도 나는 정답을 맞춘 것 같군

 

 

"평소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그게 잘 어울리는거 같아"

 

"아, 고마워"

 

 

점점 얼굴을 붉히는 텐가가 수줍은 듯이 앞머리 끝을 자꾸 만지작거렸다

쑥쓰러워 할 때 텐가가 자주 보여주는 버릇이였다

 

지금의 텐가는 머리 위로 머리카락을 여러가닥 모아 늘어뜨니는

이른바 양옆머리 머리모양이였다

 

평소 스트레이트로 틀어놓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런 헤어스타일의 텐가는 매우 신선해 보였다

 

그에 맞춰 메이크업 또한 약간은 다르게 했는지

좀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여자아이란 이상한게

뭔가 조금만 바꾸는 것으로 인상 자체가 전혀 달라보이는 것이였다

 

지금은 텐가는 어딘지 모르게

앳된 장난기 어린 소악마틱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텐가라면 분명 아이돌로도 데뷔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어떤 아이돌로도 분명 텐가를 당해낼 수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천부적인 매력이 그녀에게 있었다

 

 

...멀구나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였다

어릴 적부터 함께였을텐데, 지금의 나와 텐가는 아주 먼 존재다

사는 세계가 다르다는 말의 의미를 똑똑히 깨달을 수 있었다

 

 

"...유키토, 무슨 일 있어?"

 

"아...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텐가는 내 굳은 얼굴을 보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역시 텐가는 귀엽다

 

얼굴만 보면 싸울 뿐인데도, 이렇게 그녀에게 끌릴 줄이야...

 

 

나는 의아해하는 텐가를 외면하고, 몰래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

 

 

 

그래도, 난 역시 텐가를...

 

 

 

나는 숨겨두었던 마음을 다시 가슴속에 넣은 채

그저 어릴 적 친구들과 오랜만의 대화를 즐기기로 했다

 

 

 

지금은 아직 이거면 돼

 

 

 

지금은 아직...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