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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17화 - 솔직하지 못한 여자 - 본문
"젠장 이번엔 영화야? 또 붙어있는 거잖아!"
두 사람의 뒤를 따라 도착한 곳은 쇼핑몰 내의 영화관이였다
나도 몇 번인가 왔던 적이 있는 곳
이 거리에 사는 젊은이라면 알려진 데이트 장소였다
뭐... 난 남자친구가 있어본 적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유키토랑 올 때가 많았지만...
모처럼 인파를 틈타
나도 상영작을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황금연휴가 끝난 만큼, 영화는 보통 정도 있었고
나름대로 학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유명한 작품도
아직 상영되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이거 꽤 재밌다던데
그 중에서도 내 눈에 띈 것은 한 연애영화였다
상을 받기도 한 유명 작가의 소설이
원작답게 막판 전개가 감동적이여서 울 만한다는 평판인 것 같았다
SNS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어
황금연휴에 보는 데이트 영화의 추천편이기도 했다
반에도 남자친구와 보러가서 펑펑 울었다는 얘도 있었고
나도 흥미가 있어서 가능하면 이것을 보고 싶었지만...
솔직히 유키토가 이것을 보고 싶어할 것 같진 않았다
그 녀석... 옛날부터 연애 영화를 싫어했지......
내가 꼬셔서 보러가는 영화는 대개 연애가 주제인 영화였고
나머지는 가끔 판타지 요소가 있는 영화였지만
유키토가 좋아하는 영화는 압도적으로 후자였다
나로서는 내용을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 녀석은 그 영화를 보고 왠지 오글거렸다는 평이였다
저런 꽃미남의 행동... 나는 절대 무리, 공감할 수 없다는 그런 불만...
멍청이! 두 사람은 서로 상황했지만
서로 이루지 못한 채, 슬픈 결말을 맞이하는게 안타깝다는 건데
서로 마음을 통하는데 마지막엔 키스도 못하는 그런 결말이
그 녀석은 하품을 섞어가며 지루하다는 듯이 말하다니...!
그런데도 서양 판타지 영화 같은 경우
확실히 내용을 세세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다만, CG가 진화하고 있다든가
배경이나 소품에 돈을 들인 것 같다던가
칭찬하는 것이 아무래도 오타쿠 냄새가 나는 것 뿐이지만 말이다
유키토는 정말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
그래서 고르는 것도 어차피 자기 취향의 영화일 것이다
이 안에서는 역시 무난하게 유명 판타지 영화의 속편을 고를 것 같은데...
설마 유키토라도 이걸 고르진 않겠지?
내가 흘끗 본 것은 유키토가 좋아할 만한 심야 애니메이션 극장판 포스터였다
한때 거기에 빠졌다며, 대량으로 책을 사들이던 기억이 났는데...
설마 데이트에서 이걸...? 아니겠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멀리서 봐도 유키토가 이 애니메이션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지금도 포스터가 뚫어질 만큼 노려보고 있기도 했고
그것을 보고 있는 코토네는 싫은 얼굴 하나 하고 있지 않았지만
아마 그것을 골랐다간, 나라면 무조건 화낼 자신이 있었다
잠시 후, 유키토가 가리킨 작품을 보자
나는 나도 모르게 안도했다
그가 고른 것은 내가 이거일 것이라고 추정한
서양 판타지 영화의 것이였고
데이트로서는 최선의 초이스였기 때문이였다
코토네도 분명 그런 장르를 좋아했고
유키토 치고는 꽤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여자애에게 티켓을 사러 가게하는 시점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내리지만 말이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적어도 그 사이에 마실 것을 사 둔다든가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구한다던가, 여러가지가 있잖아 멍청아
뭔가 보고만 있자니, 머리가 아파왔다
좀 더 요령있게 굴라고, 이 멍청아
소꿉친구의 행동에 소름이 끼치는 등
나도 모르게 진절머리가 났다
그 녀석이 에스코트 한다는 것은 절대 무리일거야 라고, 생각하니
코토네가 티켓을 다 사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나서, 나는 발매기로 향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지금 혼자서 영화관으로 향하던 길이였다
이미 두 사람의 모습은 사라졌고
이곳저곳을 찾아다녔지만,
이 넓은 몰 안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다
덕분에 헛되이 시간만 썼을 뿐, 수확은 제로
그래도 좋았던 것은 2시간 정도 잠을 잔 사실에
다소 머리가 개운한 정도였다
정말이지.... 젠장할!.... 젠장할!
"설마 애니메이션을 보러 갈 줄이야!
코토네는 대체 뭘 한거야!"
나도 솔직히 그렇게 전개될 줄은 몰랐다
표를 구입해 극장 안으로 들어간 내가 본 것은
판타지가 아닌 애니메이션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 이였던 것이다
망연자실해도 이제 와서 티켓을 교환할 수는 없었고
나는 마지못해, 판타지 상영관의 문을 열고, 자리에 앉아
그래도 머리를 감싸쥐었다
왜 이렇게...
엄청난 오판을 하고 말았다...
상영시간도 엇갈릴 테고... 이대로 가다간 둘을 놓치고 말거야
한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나온 해답이란...
그래, 적당히 보다가, 빠져나와서 기다리면 되잖아!
따지고보면 맞는 말이긴 했다
시간이 어긋나면 강제로 맞추면 될 뿐
끝까지 못보는 건 돈이 좀 아깝겠지만
원래 보고 싶은 영화도 아니였기에, 도중에 나오면 되는 것이였다
후우, 정말 다행이야~
그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나는
갑자기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견디지 못한 채, 눈을 감아버렸다
서서히 어두워져 가는 영화간을 어렴풋이 느끼면서
나는 오늘 최대의 미스를 범하게 된 것이다...
"그대로 자버리다니, 정말 최악...... 뭐하는거야 나..."
내용도 확실히 기억나지 않았고
2시간 분의 요금은 수면 시간으로 둔갑해버렸다
젠장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오늘은 실수투성이 뿐이다
시간은 돌아오지 않기에, 이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신은 아직 나를 버리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
나와 마찬가지로 출구로 향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던 것이였다
야...야호! 아직 늦지 않았어!
무심코 달려와 버린 나는
그대로 두 사람에게 말을 걸게 되었는데...
"그런데 넌 무슨 일이야?"
내게 보여진 것은
전혀 환영스러워 보이지 않는 유키토의 싸늘한 시선이였다
왜 너는 나를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코토네와는 그렇게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으면서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그렇게 말을 못하겠어
"코토네와 함께 걷고 잇는 걸 보고
네가 이상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말을 걸었다 왜!
소꿉친구가 너 같은 한심한 남자에게 걸리면 불쌍하잖아"
"야 임마! 나도 소꿉친구잖아!"
고집이 센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증오적인 발언이였다
이에 화가 난 유키토가 반박을 해, 결국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사실은 이런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였는데...
결국 나는 어디까지나 솔직해질 수 없는 여자애였다
언젠가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느님, 제발 부탁입니다
언젠간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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