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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28화 - 달콤한 꿈 - 본문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제1장 겉도는 마음

츤데레 소꿉친구의 거짓말 28화 - 달콤한 꿈 -

개성공단 2020. 12. 13. 12:31

 

 

 

 

 

"...안녕, 텐가"

 

 

그렇게 말하고 나는 텐가의 옆을 빠져나와 학교를 걷기 시작했다

 

당연히 텐가의 손을 잡아주진 않았다

그런 자격따위, 남자친구도 아닌 내겐 없었으니까

 

하지만 텐가는 무엇이 불만인지, 시무룩하게 볼을 불룩하게 만들더니

급히 달려서, 내 앞을 가로막았다

 

 

"잠깐, 그 태도는 뭐야?"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오히려 불평하고 싶은 사람은 내 쪽이였다

 

텐가와의 약속 따위가 없었다면, 나는 학교를 당당히 쉴 수 있었으니까

 

 

아니, 그건 좀 아닌가... 분명 학교엔 갔었겠지

 

 

집에 틀어박혀 있었으면, 분명 더욱 마음이 우울해졌을 것이다

 

혼자 있으면 쓸데없는 생각도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차라리 학교 소란에 뒤섞여 있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적어도 그 동안은 쓸데없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유키토... 일단 걸음 좀 멈춰봐"

 

"뭐? 왜 갑자기"

 

"하라는 대로 해!"

 

 

텐가는 내 교복자락을 잡아서, 강제로 걸음을 멈추게 했다

 

뭐하는 거야, 나는 어서 학교에 가고 싶은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텐가는 조금 발돋움해서 내 머리에 손을 뻗었다

 

 

"머리가 이게 뭐야, 제대로 손질하지 않으면 안 돼"

 

"어......아....."

 

 

텐가의 손이 부드럽게 내 머리를 빗어갔다

 

부드럽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내 앞에 선 텐가에게 시선이 빨려 들어갔다

 

평소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었던 그 얼굴은 역시 예쁘고

무방비 상태의 텐가에 마음이 놓이는 것은

역시 아직도 텐가를 좋아하기 때문일까

 

 

"이...이러지마, 텐가"

 

"아, 좀! 가만있어"

 

 

나는 텐가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이 녀석은 내 기분 따위는 개의치 않고, 거리를 좁혀 왔다

 

뭐하는 거야, 날 찼으면서, 갑자기 이렇게 상냥하게 대할 수가...

 

 

사실 엊그제 일은 다 꿈이였던 것이고

현실에선 텐가랑 사귀고 있다는 망상을 해버릴 뻔 했다

 

 

바보냐, 나는...

 

 

그런 망상이 존재할리가 없었다

 

애초부터 알고 있었어, 난 분수도 모르는 사람이였단 것을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분수도 모르는 사람은 결국 비참한 결말을 맞고 말았다

 

 

"이제 됐어, 텐가?"

 

 

나는 억지로 의식을 현실로 되돌렸다

 

달콤한 꿈을 꾸기만 할 순 없어

 

아무리 꿈을 각색하더라도, 현실에선 그대로잖아

 

실제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거야

 

 

그러니 지금 그대로

텐가에게 받아 들여지지 않은 내가

그런 꿈을 꾸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일 것이다

 

 

나는 변해야 해

 

적어도 지금 이대로는 안 돼

 

 

딱히 텐가의 옆에 서고 싶다던가 하는게 아니다

그 기분은 그 때 산산조각 났었다

 

단지 이 가슴을 조이는 듯한 기분을

앞으로도 계속 질질 끌며 살아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미련스러운 나와는 헤어지고 싶다

단순히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였다

 

 

그래서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진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도 꿈에서 깨어난 지금

내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이 기분에 매달리고 싶다

 

 

텐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뭐... 그전에 텐가와의 약속을 어떻게든 해야겠지만

 

 

텐가의 사랑이 잘 이어지도록 협력하겠다고 약속해 버렸기에

역시 앞으로도 텐가와는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꽤 힘들었다

정신적으로는 이미 너덜너덜한 와중에

좋아하는 상대의 연애를 돕는 다는 그런 짓을 해야한다니...

 

 

그래도 역시 텐가를 울리고 싶진 않다

 

나처럼 실연을 당해서, 눈물을 흘리게 하고 싶진 않았던 것이다

 

 

적어도 그 괴로움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자....잠깐, 아직 멀었어"

 

"부끄럽잖아, 사람도 오가는 길인데"

 

 

지금은 아직 학교까지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교복 입은 학생들의 모습이 이른거렸다

 

그런 와중에 우리들의 모습을 보게 되어

오해받는 일이 생긴다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터질지도 모른다

 

니시노의 귀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걸 텐가가 모를 리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나는 텐가를 억지로 떼어내려고 하는 순간...

 

 

"어라? 유키 군, 텐가랑 같이 등교했었구나?"

 

 

나는 어느새 다가오고 있던 또 다른 소꿉친구를 눈치채지 못했다

 

 

"어, 코토네"

 

"............"

 

 

큰일났다, 실수했다

그러고보니 코토네는 언제나 우리보다 조금 뒤에 집을 나왔잖아

 

완전히 잊고 있었지만

아까의 머리 손질로 나름대로 시간을 먹었던 것이였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지만서도

솔직히 지금 나에게는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였다

 

 

"응. 안녕, 둘 다 오늘 아침도 날씨가 좋은 걸?"

 

 

하지만 코토네는 나의 속사정을 알리가 없겠지

 

 

코토네는 언제나와 같이 밝은 해바라기처럼 웃는 얼굴을

우리들을 향해 돌리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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