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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48화 - 거인의 함성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5장 배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48화 - 거인의 함성 -

개성공단 2021. 4. 15. 05:48

이틀이 지났다

 

갈루아말리아 대성문

동쪽에 세워진 그것은 서진을 계속하는 볼버트군을

정면으로 맞아 싸우기 위한 방패막이가 되도록 강화되고 있었다

성벽을 보강하고 울타리를 쳐 진지를 만들고

군인들이 숨을 쉬며 기다렸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을까

적은 4만에 도달하는 대군

그것도 마법을 갖춘 정예뿐이였다

병사 누구에게나 그런 생각이 있었다

 

모두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지면에 몸을 가까이하면, 그것만으로

발자국 소리가 들려 올 것 같았다

 

병사는 예감하고 있었다

몇 시간 전에 척후로부터 보고받은 그것이

곧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몇 분이 지나 성문 앞

그렇게 성문에 배치된 병사 모두가

초조하게 침을 꿀꺽 삼키는 순간이었다

 

떠오르는 햇빛과 함께, 그것이 왔다

그것은 마치 빛으로 가득 찬 대지를 짓밟는 것 같았다

 

 

 

 

"......나타났다! 볼버트의 침공군이다!"

 

 

 

누구 목소리였는지는 모르겠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외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만은 진실이였다

 

마법병이 중후한 체구를 구동하며 앞에서서 포효를 울렸다

마법장갑병은 혁혁한 몸짓으로 전장을 몰았고 정예들이 뒤를 이었다

 

영락없는 국가의 선두병들

용병이나 도시국가간에 다루어지는 위병과 같은 종류가 아니였다

스스로를 지키기 보단, 남을 죽이는데 능숙한 그런 병종이였다

 

볼버트의 마도군

 

 

 

 

"카리아님! 적들이 왔습니다 곧 전투를..."

 

 

 

 

부대장 중 한 명이 지휘관인 카리아에게 보고를 올렸다

어쩔 수 없이 목소리가 초조해 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하든

막상 대군을 눈앞에 두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부터 스스로와 병사들의 생사를 건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적을 죽이고 아군이 죽임을 당하는 싸움 말이다

 

당연한 듯 입은 바짝 말랐고

등줄기와 손가락 끝에 저린 듯한 떨림이 있었다

 

하지만 부대장은 지휘관의 옆얼굴을 보며 마비된 것도 잊고 당황했다

 

카리아 버드닉은 마치 사랑스러운 것을 보듯

볼을 느슨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 뭔가에 홀딱 반했다고 해도 좋을지 모른다

 

 

 

은발을 바람에 나부끼며

성문 위에서 카리아는 적군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입가를 가리면서 미소를 감추기만 할 뿐이였다

 

갈라이스트 왕국에 볼버트 왕조 역시 가상 적국임에 틀림없다

그 병종이나 군사 행동의 성질에 대해서는 카리아도 많이 배웠었다

 

배운 것에 따르면 볼버트군은

그 다양한 병종의 존재에 따라

단정한 행군이나 진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때로는 독단전행을 하는 하사관이 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진군은

과거 기록에 새겨진 어떤 군보다도 아름다웠다

행군 속도는 이상하리만큼 빠르고, 승전보를 계속하면

군사들의 사기도 이완될 텐데 마치 열병식쯤으로 여길 만큼 정연한 모습...

 

뭔가 훌륭하군

군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저런 군사를 인솔해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카리아는 생각했다

 

 

 

볼버트 마도장군 마스티기오스 라 볼고그라드

만나본 적은 없지만 상당히 지도력이 넘치는 장수일 것이라고

카리아는 확신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각한 것이

피에르트가 여기 없어서 다행이다 라는 것

카리아에게도 아버지가 죽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정도의 배려가 있었다

 

 

 

 

"……카리아 님, 적이."

 

 

 

 

 

부대장의 말에 문득 카리아는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은빛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적은 이게 다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쪽도 거듭 경계하도록 전달해라

그리고 좀 떨어져 있거라"

 

 

 

 

뜻을 헤아리지 못한 부대장이

엄숙한 얼굴을 갸웃하며 한 발짝을 물러섰다

그와 동시에 카리아는 칼을 치켜들었다

검붉은 색이 햇빛에 비쳐 요염하게 흔들리고 있었디

혼돈의 도가니로 생각되는 그 검은색이 아름다운 면을 뿜어갔다

 

부대장, 그리고 병사 모두가 숨을 삼켰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모습은 너무나 마의 것 같았다

사람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애초에 카리아가 휘두르는 그 칼 자체가

인간이 휘두룰 만한 존재가 아니였기 때문이였다

 

부대장은 들은 적이 있었다

 

문장교의 상층

특히 영웅을 따르는 세 명의 여자는

누구나 인지를 초월한 권능을 가졌다고

그야말로 신화처럼 말이다

 

카리아가 검을 휘두름과

동시에 볼버트군에서 한 줄기 빛이 떨어졌다

하늘에서 쏟아진 그것은 번갯불처럼 우렁차게 신음소리를 내며

그야말로 하늘의 패자라 짖는 것 같았다

 

 

 

도시들이 어이없이 함락되게 된 가장 큰 요인

마스티기오스의 번개 마법이였다

그것은 갈루아말리아도 삼키려고 턱을 벌리고 있었다

 

병사들이 보면 그것은 영락없는 전설의 용과 같았다

신밖에 다룰 수 없는 천둥 소리를 신음하게 하고

천둥이 되어 덮쳐 오는 마치 동화 같은 것

 

많은 사람이 번개를 앞에 두고 죽음을 예감했다

사람이 항거하기에는 그 광경은 너무나 참혹했다

 

마의 번개가 굉음을 휘감고 갈루아말리아 성문으로 다가갔다

대마법이 천둥의 용이 되어 군사를 잡아먹고

성문을 그대로 관통하여 포효를 울릴 것이다

 

하지만 거인의 입장에서 보면 용은 그저 큰 동물

 

 

 

 

"미안하지만 뒤에는 녀석이 있다, 어떤 것도 지나가게 두지 않을 것이다"

 

 

 

 

카리아는 한숨을 내쉬고 이제는 마성 자체의 미소를 지으며 이를 갈았다

안쪽에 잠들어 있는 원전들이 맥동하여 그 목소리에 호응했다

 

원전이란 그녀가 가진 지고의 욕구이자 무한한 소망이였다

본래는 이성적인 사슬로 묶여 있는 본능에 가깝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강해지고 싶다, 백성을 지키고 싶다

그것을 내것으로 하고 싶다...

그런 근원적 소망이 쇠사슬과 자물쇠를 비틀어

세상의 이치마저 왜곡할 때 비로소 원전이 탄생하는 것이였다

 

카리아는 검을 치켜올리며 눈으로 뇌룡을 바라보았다

대검은 주변 공간을 삐걱거리며 한순간 신음소리를 냈다

 

 

 

 

"우리 시조여, 거인의 왕이여

그 위업으로 용을 대지에 때려 눕혀라!

원전해제 '거인신화' 프리슬란트"

 

 

 

 

얼마 지나지 않아 검에서 나온 빛이 하늘로 솟았다

고대 신화 자체가 섬광이 되어 번개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야흐로

아직도 대지에 거인과 용이 존재했던 신화시대의 재현

거인이 쏘아대는 파멸의 일격을 뇌쇄화된 용이 비틀거리며 턱을 열었다

 

 

하늘에서 엄청난 충격이 있었고

그것은 눈을 내리는 구름을 파쇄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한 쪽은 진정한 신화

다른 한 쪽은 인간이 만들어낸 모방일 뿐이였다

예전부터 계속되는 순수한 역사가 있었으니

 

인간은 신을 이길 수 없다

신을 타파하는 자는 언제나 신 자신인 법이다

 

그러므로 붕괴는 당연히 찾아 올 것이다

검붉은 색 섬광이 격류를 이루며 번개를 맞으면서도, 하늘을 휘저었다

 

 

거인은 오만의 극치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허용받을 만한 만력을 가지고 있었다

검붉은 빛 섬광이 사납게 포효를 지르며

볼버트군의 한 구석을 먹어 치웠다

 

볼버트도, 그리고 갈루아말리아도

그 순간의 광경에 넋을 잃고 있었다

평생 겪을 리도 없었을 것이다

그 충격에 모두의 심장이 두근거렸고, 모두가 사고를 정지했다

 

이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도 알 수 없는 그 순간

단 한명, 은발의 기사가 소리를 질렀다

 

 

 

 

"진격하라, 놈들에게 누가 사냥당하는 쪽이고

누가 잡아먹히는 편인지 가르쳐라!"

 

 

 

거인이 검을 체구의 일부분처럼 다루며 목소리를 울렸다

공백이 된 병사의 가슴속에 오직 그 명령만이 들어왔다

 

진형의 일부를 빼앗기고

처연하게 흐트러진 볼버트 군이 눈앞에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호기를 놓칠 수는 없었다

갈루아말리아 병사들이 다리를 움직이며, 씩씩하게 돌격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조금은, 볼버트군을 잡아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카리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굵은 땀방울이 이마를 뒤덮고 있었고

신체의 마디마디가 삐걱거렸다

온몸의 혈류가 저린 듯 했다

그리고 목이 너무 뜨거웠다

 

그러면서도 카리아는 단지 사고 속에서

한 남자의 일을 염려했다

피가 그의 행동을 전해 주고 있었기에 말이다

 

입술이 묘하게 허전하내

카리아는 요염한 한숨을 내쉬며

한 남자의 이름만을 부르고 있었다

 

 

 

 

 

마호전쟁

그 중에서도 격전을 장식하는

갈루아마리아 방어전이 이 시점에서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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