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8성 연합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71화 - 배덕자들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5장 배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71화 - 배덕자들 -

개성공단 2021. 4. 27. 06:21






볼버트 왕조 수도가 내려다보이는 베핌스 산
산의 표면이 은색으로 물들여져 주위를 비예하는 모습은
산맥의 왕과 같은 위엄을 느끼게 했다
해발고도는 구름의 너울을 뚫고 하늘 높이까지 뻗어 있었다
마치 빈 물건에서 실로 낚아올린 것 같았다

과거 금은색의 마석을 많이 산출해
볼버트 일대를 비옥하게 했던 이 산맥은
그 혜택을 잃은 지금도 그 위용에 따라 주위에 영산으로 추앙되고 있었다

일찍이 용족이 근거지로 삼았다는 사실도
이 산의 신화에 많은 능선을 그렸는지 모른다

볼버트 왕조 수도가 이 산기슭에 정해진 것도
정당한 혈통이 없는 시조가 영산의 위용을
왕관으로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위대한 영산의 중심부에 그것이 있었다



검은색으로 빛나는 현란한 비늘
하늘을 온통 뒤덮을 정도의 커다란 날개
그것들은 위력을 발휘하면서
아주 작은 움직임으로 바람을 일으켰다

이미 존재가 산맥의 일부인 것처럼
대마 브리간트는 베핌스 산에 몸을 내리고 있었다
그 눈꺼풀은 굳게 닫혀 있어
몸이 오르내릴 때마다 하늘이 튀어 올랐다

그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그 존재를 파악한 많은 생물은 자리를 떠났다
조류도 짐승도 마성조차 가까이하려 하지 않았다

그 속에서 단 하나
그것을 바라보는 그림자가 있었다
숨소리는 작게 들렸고, 그것의 눈은 쉴 새 없이 흔들렸다
잠시 후, 입술이 떨리고 그림자가 말했다
그것은 인간의 것이 아닌 고대의 언어였다




"정말로... 정말로 브리간트 놈이 돌아올 줄이야..."





딱딱 송곳니가 겹칠 것 같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바위 표면에 숨듯이
그림자는 떨림을 일으켰다

그것은 구릿빛 비늘을 가진 용이였다
브리간트만큼 거대한 모습은 아니지만
지혜 없이 때때로 인간에게 사역되는 비룡 등은 아닌
확실한 마의 정점의 일각이였다

강대한 날개로 하늘을 지배하고
브레스로 대지를 비예하는 그들은
종족의 강인함과는 달리 상당수가 이제 이 대지를 떠나고 있었다

이전의 인간과의 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것도 있는가 하면
브리간트 사후의 대지에서 살아갈 수 없어 쇠퇴한 자도 있었다

하지만 구릿빛 용 샤드랩트는 달랐다
샤드랩트는 죽지도 않고 쇠퇴하지도 않고
신화의 시대로부터의 유일한 생존자였다
옛 위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쉽게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브리간트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야



달그락달그락 비늘이 떨림을 일으키고 내장은 경련을 일으켰다
그 위대하고, 그러나 냉철한 왕이 자기를 용서할 리 없다는 것을
샤드랍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힘으로는 절대로 당해낼 수 없는 것도

브리간트는 과거 제브렐리스가 유일신이었을 무렵
거인의 왕 프리슬라트와 함께 그 자리를 유일신으로부터
어깨를 나란히 했던 위대한 용왕
힘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샤드랩트는 공포에 질려 있었다
브리간트... 아니, 모두에게 말이다

일찍이 브리간트와 거의 모든 용족이 그 포효를 올렸던
인류왕 아르티아와의 대전
하지만 샤드랩트는 무서워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도망가고 말았다
아무도 들키지 않도록 작은 벌레로 모습을 바꾸어 도망쳤었다

브리간트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한 것도 잠시
이번에는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시대가 도달하고 말았다
그들은 대지의 세세한 부분까지 그 발길을 움직이며
지배지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많은 마수가 죽임을 당하고 마족이 구축되면서
마성은 더 이상 대륙의 패자가 아니게 되었고
인간의 생활권 밖에서 사는 것을 강요당하게 되었다

그때도 샤드랍트는 도망쳤다
결코 싸울 만한 짓은 하지 않았다

도망가고, 겁에 질린 샤드랍트는
때로는 모습마저 바꿔가며 계속 도망치기만 했다

지금도, 용이 있다는 등의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이 베핌스 산에서 아무도 모르게 살아 왔던 것이다





"죽을 거야... 죽임을 당하고 말 거야!! 싫어, 죽고 싶지 않아!"





혼자 있을 때가 많아서인지 샤드랩트는 혼잣말이 버릇처럼 돼 있었다
죽을 거야, 죽을 거야 하면서 새로 모습을 바꾸어 허공을 날았고
그리고 도망갈 곳을 찾아 안간힘을 쓰는 것이 그의 일상이였다

일찍이 브리간트는 인간에게 죽음을 당했다
그렇다면 인간으로 위장하여 살아야 하는가
그러나 지금은 인간이 브리간트에 짓밟히고 있다
브리간트의 인간에 대한 원한이 깊은 것이 명백하다
단지 인간으로 의태하면, 머지않아 살해당할 날이 오기 마련일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강대하고 보다 나은 자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면?

상상되는 것은 아르티아 한 사람
일찌기 정령, 거인, 용을 부하로 삼던 인류왕
샤드랩트는 킁킁거리며 하늘을 날았다

근처에 아르티아의 잔향이 나는 군
어째서인지, 천천히 이 쪽으로 다가오는 냄새
어쩌면 브리간트를 지금 다시 죽이러 온 건지도 몰라

새에게는 있을 수 없는 속도로 날면서 샤드랩트는 그쪽으로 향했다
그것은 단지 살기 위해서, 도망치기 위해서 였다




 ◇◆◇◆





서진에서 전진하여 문장교와 동맹을 맺고 동방 원정을 개시한 볼버트군
그 진군 목적은 대마 브리간트와 추종하는 마인, 마성등의 토멸

물론 그것은 문장교와 손잡았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방법이 있다면 마성에 위협을 받은
국내와 얼마나 연계될 수 있느냐가 관건
마도장군 마스티기오스 및 군 여러 사람의 인식은 그것이였다

그렇기에 그 전령을 받았을 때의
마스티기오스의 충격은 글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자신도 모르게 손끝이 아찔할 정도였다

양피지에 새겨진 글자를 쫓는 시선이 미끄러졌다





"이...이게 정말인가!? 어찌 이럴 수 있는 건가?"





볼버트 진영 안에 쏟아져 들어온 마스티기오스의 동요에
주위 누구도 반응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 말에 반박하기도, 긍정하기도 망설여졌기 때문이였다

한 박자 뒤 부장 하인드가 나서며 입을 열었다




"모든 것이 확실하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척후들이 불탄 촌락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하인드는 늘상 험상궂은 얼굴에
쓴 벌레를 씹는 듯한 색깔을 머금고 말했다
조용한 보고에는,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져 있었다

양피지 발송인은
아직 볼버트 수도에 머물러 구호를 맡고 있던
원탁마법사 한 명
마스티기오스가 깊이 신뢰하는 마법사였다

거기에 새겨진 내용은
너무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
볼버트 왕조의 참혹한 현장

볼버트 왕조가 마성에 지배당한 뒤
마법사 중 한 파벌이 마성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이들은 마인으로부터 지시를 받음으로써
다른 마법사를 움직여 권력을 급속히 확대
거스르는 마법사가 있으면 마인의 이름으로 처형장을 보내고 있다 한다

처형 방법은 마법기구 박탈 후 참수



마법사가 자신의 몸을 만들어 제조하는 마법기구는 영혼과 녹아 있었다
그것을 박탈한다면 상상을 초월한 오열과 고통을
당사자에게 맛보기는 쉬울 것이다
그 자체로 의식을 잃고 실성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본래 그런 처형이 허용되는 죄는
볼버트 왕조에는 오직 국가에 대한 반역뿐이였다
그것도 백 년에 한 번 꼴로 시행되는 것일 텐데

그것이 이제는 수없이 실행됐다고 전령문서가 말하고 있었다

더욱이 마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을이 불에 타 무고한 백성들은 죽음을 당했다
볼버트 영역의 20% 마을이 초토화됐다

보호받아야 할 군주는 그 지위를 찬탈당하고 처형되었다
아직 어린 왕자가 자리를 계승해도
존재는 없는 것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을 읽었음에도
그런데도 여전히 이해하기가 마스티기오스에게는 어려웠다

아직 내가 나라를 떠난 지 몇 달밖에 안 되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사태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예상할 수 있겠는가

피가 배도록 주먹을 불끈 쥐면서 마스티기오스가 말했다





"……여기... 볼버트 왕조를 배신한, 이 킬이라는 마법사는 누구냐"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었단 말인가?
그렇게 내뱉고 싶은 심정을 억지로 억누르며 마스티기오스는 시선을 들었다

파벌의 주모자라 적힌
킬 바자로프라는 이름을 마스티기오스는 들어보지 못했다
마법사로서 두각을 나타냈던 사람이라면 귀에 좀 들어오겠지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닿지 않았다

부장 에일린이 위태롭게 목소리를 높였다




"군 명단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아마 문관이나 연구자의 것 같습니다"




걸출한 마법사는
반드시 이름만이라도 군에 소속되는 것이 볼버트에서의 예
거기에 이름이 없는 사람이 주모자가 되면
대략 정치인이라던가 그런 것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마스티기오스는 숨을 삼키며 말했다




"그래..."





그 한마디로 삼키기는 너무나 무거운 사실이었다
그러나 삼키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런 다음 이치를 제시하는 것이
마도장군이라는 역할이였다
진내를 둘러보며 마스티기오스는 입을 열었다





"국내와의 제휴를 실시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이 배신자를 처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녀와의 합류 장소로 서두른다!
더 이상 무고한 백성을 죽일 수는 없다!"





원탁 마법사로부터 전령 문서에 적힌 한 촌락을
1차 목적지로 삼아 볼버트군은 진군을 개시하였다


제15장 배덕 편 끝

 

 

배덕 여러모로 많은 인물들이 저지르는 군요

배신과도 비슷한 뜻을 가졌는데
아군을 배신한 킬 바자로프와 살레이니오

자신의 국민을 위해 인류를 잠시 등졌던 마스티기오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