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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68화 - 동방 원정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5장 배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468화 - 동방 원정 -

개성공단 2021. 4. 26. 05:38

- 동방 원정

 

 

 

 

갈루아말리아 성벽 내

몇 번인지 알 수 없는 회의장에서의 말다툼에서

누군가는 질리지도 않고 입에 거품을 물고

누군가는 시큰둥한 얼굴로 신음 소리를 냈다

 

그곳에서는 참석자 모두가

스스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려 하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볼버트군 하인드 뷰세는

애써 냉정하게 전체의 의견을 취합하도록 움직이고 있었고

반대로 에일린 레이 라키아도르는

각자의 의견을 촉구하기 위해 첫째로 입을 열었다

 

 

 

그런 모습으로 보아 그들은 이런 자리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마법사라는 개성 덩어리 같은 인간들이

그럭저럭 논쟁할 수 있는 데는 이들의 도움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영웅을 따르는 보검에게는

그 어느 쪽도 안중에도 없었다

자랑스럽게 보검은 그 아름다운 날을 자랑했다

루기스는 말없이 회의장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보검은 조용히 생각했다

주인공과 다른 사람과는 배우가 다르다

회의 참석자들은 의견을 나누는 듯하면서도, 루기스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말은 안 해도 이 자리의 지배자 중 한 사람은 틀림없이 주인일 것이다

그래야 내가 인정한 주인 답지

 

보검은 만족스럽게 루기스의 허리에 매달린 채 허공을 흔들었다

뭐, 이 자리에서 주로 어깨를 나란히 하자면 그것은 고작 한 사람밖에 없겠지

 

거구가 루기스와 마찬가지로 논의를 슬쩍 바라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살기를 띠진 마시오, 루기스 씨

서두르면 아무것도 수중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오

인간이란 참아야 할 때도 많은 법"

 

 

"…그 쪽은 왜 이리 여유만만이야?

장군, 딸아이가 걱정 되지도 않는 모양이지?"

 

 

 

 

옆에서 쉽게 말을 건네는 마스티기오스 라 볼고그라드에 대해

루기스 역시 너스레를 떨듯 말했다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는 그 몸짓에

일국의 장성과 얘기하고 있다는 긴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걱정이고 말고

그러나 귀하처럼 조바심을 낼 정도는 아니오

완전한 성장이란 빠른 것... 이제 그 얘는 내가 아는 피에르트가 아냐

부모의 특별한 도움없이 성장에 도달한 자..."

 

"그건 그렇지

난 피에르트 이상의 마법사 같은 건 몰라

당신을 포함해서 말이야"

 

"허허허허허허, 자식의 성장과 자식과 함께 해주는 반려자

두 가지를 모두 한다면 부모로서 참으로 좋은 자로군"

 

 

 

 

루기스는 의자에 등줄기와 어깨를 기댄 채

수상쩍은 것을 보는 듯한 눈으로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아까부터 말했잖아, 난 피에르트의 반려자가 아냐, 맘대로 지껄이지 마"

 

 

 

 

 

보검은 주인의 허리께에 있으면서, 더욱 그 칼날을 뜨겁게 했다

 

확실히 주 루기스는 영웅이고, 영웅은 색을 좋아하는 법

과거 보검을 손에 쥔 영웅 용자 중에도, 그러한 존재는 다종 존재했다

 

그것이 악이라는 등 보검은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반려자를 구하는 것은 생물로서 당연한 욕구다.

 

하지만 주인은 예외

보검은 칼날을 아름답게 빛냈다

그것의 몸 자체가 예리한 의지 같았다

 

이미 나와 주인은 그 영혼을 용해한 동일한 존재이며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다른 한 쪽도 없어질 거야

 

반려자를 구한다는 행위는 자손을 남긴다는 목적 외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는 성질을 갖고 있었다

모여서 서로 의지할 곳이 됨으로써 인간은 발전을 계속해 왔다

 

그래서 보검은 생각했다

이제 주인 루기스에게 불완전한 부분이 어디 있기에

반려자가 왜 필요하단 말인가

주로 불완전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채워주는 것은 나 하나뿐 일 거야

 

보검의 선명한 진동을 알 길이 없는

마스티기오스는 역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내 맘대로 생각하진 않겠네

나라고 딸이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이런 말을 하진 않겠어"

 

 

 

 

루기스가 그 말에 굳은 표정을 짓자, 부자연스러운 기침이 터져 나왔다

명백히 루기스와 마스티기오스의 대담은 나무랄만 했기 때문이였다

 

각 군 최고 지휘자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에게

그런 막무가내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자리에서 한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실례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활발히 의견들이 나왔으니

두 분께도 한마디 해 주셨으면 합니다"

 

 

 

 

무례를 지적한 듯 에일린이 미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표정 이면에서 잔잔한 분노가 배어 있음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에일린은 결코 인정하지 않지만

그녀에겐 동료 하인드와 무척 닮은 데가 있었다

그것은 양쪽 다 매우 고지식한 성격이며

특히 에일린은 타인이 옆길로 새는 것조차 허용하지 못하는 성격이였다

 

설사 상대가 상관이라고 해도 회의라는 장에서 상관 없이

잡담을 하다니... 그녀는 이것을 결코 용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스티기오스는 에일린의 살갗을 꿰뚫는 듯한 시선에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음... 나머지 이야기는 술이라도 마시면서 하지

루기스 공, 그리고 모두들, 이런 나를 따라와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지난 며칠 사이에 수십 개가 넘는 의견이 들어왔지만

나도 대체로 의견은 다르지 않자, 우리가 아무리 주력군이라고 해도

정면으로 대마, 마인과 맞설 수는 없겠지"

 

 

 

 

마스티기오스의 낮은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귀를 기울이게 했다

조금 전까지 말다툼을 하던 사람들도

딱 말을 멈추고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마스티기오스가 말하는 것은 곧 참이며

이 자리의 누구나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였기 때문

 

아무튼 군이든 개인이든

보통 사람이 대마들에게 대항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대마 브리간트가 대익을 휘둘러 하늘을 가렸다면

이제 군은 그 시점에서 궤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쨉도 되지 않을테지

 

어떤 수단을 쓰든, 그런 꼴만은 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계속 도망다니며 목숨을 건지는 것이 좋겠지

살아만 있으면 반역의 씨앗은 자라나는 법이니까

 

그러면서 부하 직원과 의견을 나누는 마스티기오스

솔직히 보검은 그와 그의 부하의 모습에 가벼운 경탄 같은 것을 띠고 있었다

 

 

 

그들은 대마, 그리고 마인이라는 존재를 알 것이다

개중에는 가까이에서 그 위협을 인식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통상적인 감성이라면

인간이 그것들을 한번 보면 먼저 싸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창백한 겁쟁이가 아니라

더 강한 씨앗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은 생물 본능이였다

 

사자와 대치하려는 쥐는 없으니까

 

 

 

 

하지만 볼버트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이면서

그 마성들에게 이빨을 까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은 그들이 남달리 용감한 것인가

아니면 이들을 이끄는 마스티기오스가 우수한건가

보검으로서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보검은 경탄만 할 망정

볼버트 인간들에게 모멸적인 감정을 품진 않았다

그것이 어떤 발단이든 보검은 그들의 용감함을 긍정했다

 

보검은 존재 자체로 용기와 영단의 상징이자 공포의 반대말

경외와 체념을 비틀어 엎어놓은 자를 사랑했다

 

그러므로 두려움을 알고

또한 용기를 택하는 자를 축복하리라

설령 그 종국이 결코 반가운 것은 아니었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보검에는 한 가지 우려가 있었다

그것은 일체의 마인... 톱니바퀴, 기계장치의 마인 라브르

 

 

 

주인 루기스가 그 마인에게 패배할 것이라고는 조각도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면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그녀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 사고도 원전도 그 마인에 이르러서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태고, 신화의 시대 이전

최초로 대지에 내려선 기계 장치의 신들

그들이 만들어낸 그 종족은 어디를 가나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었다

완전한 독립 종족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

 

본질에 있어서는 사람도 마도 아닌 자들

이 세계의 다른 생명이면서 그들은 이 세계의 족쇄들인 것이였다

 

분명 그런 정체불명의 종족이었기 때문에

일찌기 아르티아는 기계장치의 그녀들을 없애버렸을 것이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은 마인이 된 라브르 뿐

 

 

 

보검이 무엇보다 염려하는 것은

그 라부르가 주인의 체구에 무엇을 하였는가 하는 점         

 

마법적 간섭이 아니고 물리적인 파괴도 아니다

독과 비슷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일체의 이상이 주로 없는 데도 위화감만 남아 있었다

 

이러기에 보검은 더욱 조심스럽게 날을 곤두세웠다

 

 

 

 

"역시 가능한 한 볼버트 국내에서 협력자를 구하지 않을 수 없겠군

국내의 정보를 얻고, 그것으로 마인과 대마를 타 마족으로부터 고립시켜

각개격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거야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마스티기오스는 손짓을 하며 지도 위의 대지로 손가락을 놀렸다

 

 

 

 

"한 번 물러서 다른 나라와 공조 끝에 볼버트 본토를 탈환하겠다

아니면 강행 돌파라는 수단이 남겠군

억지로 돌격해, 대마와 마인을 토벌하는 거야

어느 길을 선택해도, 대의는 우리 등에 붙겠군"

 

 

 

 

어떻게 보시오, 루기스 공

마스티기오스는 늠름하면서도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말했다

그 모습에 역시 어깨를 움츠린 채 루기스는 대답했다

 

보검은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 마도장군이라는 것은 주인에게 쉽지 않은 자이군

그것에 응해 버리는 주인도 주인답지만...

 

 

 

 

"장군은 대의를 좋아하는 군

빠른 방책을 취하는게 좋겠어

시간은 언제나 우리의 적인 법이니까"

 

"대의가 있기에 사람은 싸우는 것이다

대의 없이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본성이 선이든 악이든 말이야"

 

 

 

 

마스티기오스는 루기스의 말을 듣고 지도 위에 올려진 말을 잡았다

그리곤 천천히 동쪽으로 손으로 짚어가니, 목표 지점은 볼버트 왕조

마스티기오스 자신이 루기스의 말을 듣기 전부터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 같기도 했다

 

그 눈동자에는 조용히 뜨거운 감정이 어른거렸다

그것은 분명한 적의요, 전의의 증거

부상당했지만 마스티기오스 자신의 의지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마인을 따르던 때보다 더 강인해졌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마스티기오스에게도 명확하지 않다

딸의 존재인가, 영웅의 충만한 존재인가

 

그러나 어쨌거나 이제 걸음을 멈추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이제 전군이 준비를 갖춘 며칠 뒤

문장교 및 볼버트군은 사상 첫 연합 동방 원정을 시작했다

누구나 더 이상 살아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그렇게 각오하고 있었다


성녀 - 반려자

엘프 - 언젠가 같은 종족

검사 - 방패

마법사 - 동반자

행정관 - 장난감

보검 - 반려자

감옥장 - 사령관

용병 - 반려자

음유시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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