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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16화 -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턱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6장 동방 원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16화 -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턱 -

개성공단 2021. 5. 4. 13:57




검은 용 브리간트, 빼앗는 자, 수탈의 상징이 거기에 있었다
거대한 체구에 상처가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도 매우 치명적인 존재였다

사람 같은 건 눈길 하나로 사살시켜 버릴 만한 놈이니 말이다

나는 그것 앞으로 접근해, 칼날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목이 울렸고, 손목이 자기도 모르게 떨림을 일으켰다

그러나 가슴만은 크게 맥동하게 있었다



어쨌든 지금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은
어릴 적 누구라도 꿈꾸고 했던 영웅담
검을 양손에, 용과 대치하며 칼날을 맞대는 것이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눈을 크게 뜨자 보석 아가토스의 새된 목소리가 귀에 쟁쟁했다.




"멀리서도 참획할 수 있는데, 왜 일부러 가까이 가겠다는 거야?
너 바보 아냐? 아니 바보인 건 알지만, 승산이 어딨다는 거야?
설마 입 안으로 들어가서 검을 꽂겠다는 건 아니겠지?"




그녀의 말주변이 여전해 보였다
그러나 그 대화 사이에도 보석이 허공을 날며
끊임없이 열선을 용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었다, 참으로 재주가 좋군

그 덕분에 나도 호흡을 가다듬을 정도의 시간을 얻고 있었다




"에이 그건 아니지, 하지만 말이야
내 검이 더 가까운 쪽이 좋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
그렇다면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그리고 승산은 있어"


"아 그래? 그럼 그 승산이란 놈을 내게 좀 보여줄래?
가능하면 눈 앞이 순식간에 밝아져 줬으면 좋겠는데, 지금 당장!"




아가토스의 목소리를 울릴 수 있는 미려한 보석에 시선을 주고는 말했다
나도 모르게 뺨을 치켜올려 이빨을 드러내는 나 자신이 보석 속에 보였다




"첫째, 우리 둘 다 아직은 살아있다는 것
두 번째는 저 용의 심장에 눌러앉아 있는 게 피에르트라는 것
피에르트는 희대의 마법사인데 설마 시키는 대로
심장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렇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리가 없다
내 안의 그녀의 마력이 파도치고 고동을 치고 있다
뜨겁다고까지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그럼 그녀는 아직 살아있었다

내 말에 아가토스가 순간적으로 꿈틀했다
보석 속에서는 분명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어이... 그 아이는 톱니바퀴에게 마성의 심장으로 변해버렸어
신체 기능 자체가 마성으로 변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야
근데 그걸 어떻게 쓰겠다는 거야?"





이젠 내가 한숨을 쉴 차례였다
아가토스는 피에르트와 나름대로 함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그 여자를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군
피에르트 라 볼고그라드라는 것이 어떤 존재인지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거야





"동료를 신뢰하라고, 보석녀
그 녀석은 혁명가야, 이런 상황도 발로 차고 바꿔볼 녀석이라고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죽이는 수 밖에 없겠지"





저절로 입에서 말이 나왔다
아직도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았는데
피에르트라는 여자가 그렇게 연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내 몸이 잘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마검을 어깨에서 내리며 한 걸음을 내딛었다
어느새 눈동자가 가늘어지고 그저 용만을 바라보았다
아가토스가 무슨 소리를 지른 것 같았지만, 들리지 않았다

그것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눈 앞에는 누구나가 꿈꾸던 영웅담이 있었으니까





 ◇◆◇◆





"이... 이 미친놈!"



보석 아가토스의 입가에서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가슴이 터무니없는 어이없음과 분노에
지배당해 한숨조차 쉴 수 없을 것 같았다

어쨌든 루기스는 통제자 드리그만의 권능, 그 일부를 계승하고 있다
그렇다면 얼마든지 원격에서 거리를 죽이고 「베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스스로 다가설 것이라고 그렇게 말했다
그는 직접 베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것도 저 사악한 용을 앞에 두고서 말이다

한순간 눈꺼풀이 일그러졌다
아가토스에게는 루기스의 사고를 무엇 하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저 용은 결코 의지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란 말야





"아가토스 아가토스!"





숙이고 있던 고개가 저절로 올려졌다
용의 턱이 마치 허공을 찌푸리려고 하듯이
자신을 향하고 잇었다

순간적으로 아가토스는 뒤로 쓰러져
보석더미에 몸을 맡긴 채 빙그르르 허공으로 회전했다

순간 포효와 브레스가 공간을 먹어뜯었다
그것의 무서움을 아가토스는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파괴도 축복도 저주도 아니다
그저 빼앗아 가는 것뿐... 마력도, 목숨도, 영혼조차도

유린자이자 찬탈자. 그것이 바로 브릴리간트라는 존재의 근원



그래서 브릴리간는 계속 용의 정점에 있었고
그래서 위대한 천성을 쏘아 떨어뜨리기에 이르렀다
거인 프리슬라트, 정령 제브렐리스에 버금가는
예전의 신의 일각이 지금 눈 앞에 있다는 것있다

아가토스는 입술을 출렁이며 두 손을 흔들며 보석을 지휘했다
그리고 이가 으스러질 듯 깨물며 말했다




"레우... 쓸데 없는 짓 하지마"
네 도움은 내게 필요 없어"




그 한마디에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것을 아가토스는 느꼈다
체구를 공유하는 레우가 동요를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가토스... 당신의 마력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 세상엔 나를 뛰어넘는 것은 없어
그런 내가 너 같은 계집애의 도움을 필요로 할 거라 생각해?"




레우의 반론을 물어뜯듯 아가토스는 말을 끊었다
더 이상 문답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마력을 너무 많이 썼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가토스는 지금 물을 담은 그릇을
거꾸로 뒤집는 마력의 낭비를 계속하고있었다
그것은 아가토스가 마인인 것을 감안해도 여전히 무리임에 틀림없다

머지않은 미래에 마력은 바닥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은 아가토스도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거꾸로 된 용기에
필사적으로 물을 넣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이 레우였다
그녀는 자신의 영혼이 지닌 마력을
조금씩이지만 아가토스에게 쏟고 있었다
아가토스는 이를 갈며 말했다




"저기 말야, 네 영혼을 좀 더 소중히 여기라고
그렇게 멋대로 마력을 소진했다간, 너 정말 사라질거야
그러니까 제발 조용히 그대로 있어"




사라진다...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이세계로부터 완전히 소멸 된다는것
영혼의 순환도 없이 마모되어 죽어가는 것은 죽음보다 더 끔찍했다

영생을 사는 마인이기에 아가토스는 그 공포를 잘 알았다

하지만 레우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브릴리간트를 때려잡을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 그것은 저의 소망이기도 합니다"




아, 미친 놈이 하나 더 있었지
아가토스는 입 안에서 이를 깨물었다
뜨거운 입김이 목구멍을 넘어갔고
아가토스는 보석들을 지휘하며 허공을 날았다




"레우, 그대로 자도록 해
그 이상 무슨 짓을 했다간
설사 브릴리간트를 죽인다 하더라도
내가 인간을 죽이고 말테야"




아가토스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레우가 무심결에 입을 다물었지만
아가토스는 자신이 왜 이렇게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감정의 정체는 알고 있었다
레우의 도를 넘은 남을 위한 헌신
남의 구원을 절대적으로 하는 너무나 강고한 자기 희생 정신

어떻게 그렇게까지 자신을 바칠 수가 있지?

그 밖의 사람 때문에 괴로워하고 절망하고 죽을 뻔했는데

레우와 처음 만났던 날의 일을 아가토스는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그녀는 순간 시선을 떨구고 나서 긴 손발을 휘둘렀다




"나는 불변불후의 보석이야
비록 대마 브릴리간트라도 나를 변절시킬 수는 없어
근접전을 하겠다고 했지? 좋아, 루기스 죽일 수 만 있다면, 당장 가자"





아가토스는 보석 앞의 그에게 말하는 동시에
자신에게 타이르는 듯한 말을 했다
그녀의 손가락 끝으로 보석이 뱅 돌기 시작했다

순간 브릴리간트를 감싸듯 펼쳐진 보석 대군이 비오듯 열선을 쏟아 부었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정수라는 듯 아가토스는 주위 자체를 빛으로 삼았다

황혼,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시간
그 속에서 아가토스의 빛만이 공간을 점령했다
마치 현란한 환상을 연상시키는 현란한 몸짓이였다

그 틈새로 땅의 옥에서 기어나오듯 턱을 여는, 검은 용이 보였다

커다란 입이 아가토스의 온몸을 감싸듯 열렸다

아가토스는 실룩거리는 볼로 웃었다
그녀의 뺨에 한 방울의 땀이 흘러내리고 잇었다





"......그래, 방도가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




용의 턱이, 일체의 가차없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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