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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21화 - 죽음과 두려움을 모르는 자 - 본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完)/제16장 동방 원정 편

바라건대 이 손에 행복을 제521화 - 죽음과 두려움을 모르는 자 -

개성공단 2021. 5. 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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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기스의 원전을 받은 마검이
그 힘을 자랑하듯 보라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것이 이상해보였다

땀을 흘리며 달려간 끝에
루기스는 혼자서 브릴리간트의 눈 앞에 서 있었다
아가토스는 보이지 않았고 말이다

루기스의 체구에는 상처와 피가 엉겨붙어 있었고

반면에 브릴리간트에게도 미세한 상처는 있었지만
그것은 결코 치명적이지 않은 것 같았다
사람이 손끝에 칼자국을 내면 통증은 나지만
그래도 죽지 않는 것과 같은 모양이였다

그 광경은 너무나 절망적인 힘의 차이를 직감케 했다

수많은 전역을 뛰어 내린 카리아조차
가슴이 터질 듯한 긴장과 압박을 느끼는 이 상황

그런데 어째서 이 남자와 검은 아득한 상공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그는 뺨에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일까?




"카리아 엎드려, 피에르트가 해낸 것 같아"




무슨 말이냐고 물을 틈도 없었다

대기 자체를 송두리째 빼앗는 굉음이 닥쳐왔기 때문

카리아가 몸을 굽히는 동시에
브릴리간트가 크게 입을 열어 포효를 허공에 내밀었다
거대한 검은 체구가 아름다움을 왜곡하듯 뒤틀려 나갔다

미친다는 말은 곧 이것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루기스를 옆에 두고 카리아는 부서진 암석 구덩이에 몸을 맡겼다
칼을 휘두르는 일 따위는 할 수 있을 리도 없고
단지 브릴리간트의 거구에 짓밟히지 않게 하는 것뿐이었다

방금 전까지 조금도 전신을 움직이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던
브릴리간트가 지금은 마치 종횡무진하는 것처럼 날뛰고 있었다

카리아는 은발을 쓸어올리며 말했다
그녀는 초조해 하는지 평소보다 더 빨리 말하고 있었다





"이것이 피에르트의 소행이라는 확증이라도 있느냐?
어쩌면 저 녀석의 몸에 피가 더 빨리 퍼진 것일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손댈 수 없을 것이다"


"어이, 어이, 아가토스와 같은 말을 하는구나, 카리아..."




루기스는 바로 옆의 카리아를 쳐다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동료를 믿지 못하는 거야?
상대는 피에르트야, 심장 하나 정도는 떨굴 수 있을 거라고
카리아, 너에게는 동료라는 단어 자체가 없는 거냐?"




그 대사는 너한테만은 듣고 싶지 않아
카리아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지만
지금은 입술을 찡그리는 것으로 끝냈다.

아무튼 루기스는 자신을 믿어줬고
그 자신은 그가 기대한만큼의 작용을 이뤄냈으니 말이다

혹시라도 버림받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했는데
역시 그런 일은 없었다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고 카리아는 다시 생각했다
나는 그의 여행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온 가장 오랜 친구다
신뢰받지 못할 리 없고, 버려질 리도 없었다, 그렇고말고

카리아는 몇 번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듯 두 눈썹을 치켜올렸다
가슴 가득했던 긴장과 압박이 밀려나가고 있었다





"브릴리간트의 심장이 무너졌.. 아니 뺏었구나
저 놈이 그냥 찬탈자라면 이걸로 쓰러질 법만도 한데"





루기스는 고개를 기울이고
소리를 내며 한바탕 난동을 부린 브릴리간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몇 번이나 자기를 죽음까지 몰아붙인 괴물을
진홍색 눈동자가 지글지글 관찰해나갔다

실제로, 브릴리간트에서는
확실히 총량으로서의 마력량이 줄어 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심장이 없어져도 여전히 죽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어쨌거나 놈은 아직 싸울 기미가 남아 있는 듯 했다

그렇다면 내버려둘 수도 없다




"마지막으로 저것을 멈출 기폭제가 필요하겠군
카리아 나를 믿고 같이 싸워주겠어?"


"너는 정말로 비겁한 녀석이구나
그런 말을 하면 내가 거절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하는 거겠지
좋다, 네가 뭘 하든 너의 방패로서 무엇이든 보조해주겠다"





루기스가 웃음을 머금고 묻자
카리아는 다시 볼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렇게 검붉은색과 보라색이 바위 그늘 속에서 포개졌다





 ◇◆◇◆





오래간만의 고통이 몸에서 흘러내렸다
대마 브릴리간트는 그 가슴을 냉정하게 유지하면서도
지 본능에 맡기는 대로 거구를 날뛰게 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것대로 기분 좋은 일
그러는 그 사이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완성되어 있었을 심장이, 누군가에게 빼앗겼다
이미 몸 안의 마력이 말라붙어 갈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것은 본래 충분히 경이적인 일이었다
마성에게 마력은 혈액과 같다
그것이 없어지면 죽음과 소멸을 면할 수 없는 것이였다

하지만, 브릴리간트는 지극히 평정인 채였다
사실 그것은 일찍이 한 번 경험한 것이였고
그리고 그것을 초월하여 지금 나는 여기에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나는 죽지 않는 것이군



공허를 상징하는 브릴리간트에게 죽음은 이미 없어진 개념
그에게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었다

실제로 많은 용도, 거인도, 정령도
인류 영웅 아르티우스마저도, 브릴리간트를 죽일 순 없었다

그리고 이 용은 죽지 않는 한
영원히 침략과 찬탈을 거듭했고, 그 모습은 바로 재해급 이였다

수많은 문명이 그 턱 앞에 가라앉아 브레스를 맞고 몰락했다
그것은 현재의 시대에도 일어난 일

전신과, 양 날개에 마력이 미미하나마
퍼져있음을 브릴리간트는 느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이제 빼앗기만 하면 된다
마력을 계속 삼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날뛰던 거구를 한 번 땅에 엎드리게 하고
브릴리간트는 큰 날개를 펼쳤다
그 자체로 암벽이 거칠게 튕겨 나갔다

기분이 좋다
마력이 전신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미로운 일인가
브릴리간트는 땅에 얼굴을 가까이 대는 동시에 그것을 보았다





"...떨어져라, 이 용가리 놈아"




눈앞의 그것은 작은 인간으로 보였다
하지만 브릴리간트는 곧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거인이다"





다음에는 검붉은 색이 미려한 선을 그리며 휘둘리고 있었다
브릴리간트의 거대한 두 눈에 그 검의 섬광이 비쳤다

언뜻 보기에는 막강한 마법처럼 보이지만 달랐다

이것은 불완전하면서도 떨리는 거인왕의 망치
위대한 신화 그 자체였다

일찍이 대지에 군림했던 그 모습을, 브릴리간트는 한순간 눈꺼풀에 그렸다

망치는 곧 파괴의 화신이다
거인왕의 상징인 그것으로 부술 수 없는 것은 없다
대륙도, 세계조차도 말이다

설령 불완전하더라도 그것 자체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순간 용은 날개로 허공을 날랐다
그 거대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민첩성으로 공간을 일그러뜨려 갔다
순식간에 하늘을 난 용은 입을 열어 거인왕의 망치에 맞서 싸웠다

거인왕의 망치와 천성룡의 브레스가 허공에서 충돌했다

너무나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검은색과 검붉은 색이 파열하면서 하늘에 마지막 빛을 입혔다
그러는 와중에 태양은 서쪽으로 그 몸을 완전히 파묻으려 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의 일이었다
용과 거인의 일착이 결말을 뱉고 있었다



몇 초도 되지 않는 사이에 완전히 망치가 브레스에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용의 포효가 베핌스 산에 비가 되어 쏟아졌다

산은 쉽게 그 몸을 비틀어 거대한 구멍을 내도록 했다
인간이 농담 같은 이야기가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던 것이였다

이 용은 인간의 도시 하나
쉽게 삼킬 수 있을 만큼의 위협을 가지고 있었다

죽음을 모르고 두려움을 모르며 끝을 모르는 용이 완전히 그 눈을 떠버렸다

이제 세계는 한 걸음 끝으로 다가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그래서 그는 이것을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이, 브리간트 넌 오늘 여기서 죽는 거야, 알겠어?"







천성룡의 목 언저리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듯 영웅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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